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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경 명상리더십센터장

기자명 법보신문

꾸밈없는 내 마음과 마주할 때 비로소 용서와 사랑 싹터

내몸의 고요한 혁명이 곧 명상
진정으로 대면할때 명상시작
내 삶이 답답하고 힘들때면
나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는가
나를 바라보면서 질문해보라 

 

 

 


명상은 왜 하는 걸까요.


최근 명상과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기업들이 명상을 도입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을 비롯해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명상을 합니다. 이제 대학생 이력에도 명상이 들어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명상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힐링은 자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입니다. 머리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의 문을 두드려 조심스럽게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는 머리와 펜이 아니라 마음을 사용하겠습니다. KBS에서 방영했던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 제목처럼 내 몸의 고요한 혁명, 그것이 명상입니다.


명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명상에서 동요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리듬과 파장이 즐겁고 밝고 맑습니다. 그래서 동요를 듣거나 함께 부르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유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 안에 너무나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있는데, 바로 나라는 사람입니다. 동요를 사용하는 음악명상은 그 분을 아이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을 쉽게 여는 계기가 됩니다.


이 강의를 듣는 동안 주위에 도반이나 친구, 가족이 있다면 손을 잡고 서 보십시오. 저는 이것을 ‘힐링터치’라고 부릅니다. 어렸을 땐 부모님이 안아주는 등 건강한 터치를 건넵니다. 시나브로 이런 터치를 잃어가는 우리는 나이 들어 죽을 때가 되면 ‘힐링터치’를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는 아주 건강하게 다른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터치입니다. 이는 사람과 사람이 에너지를 주고받는 겁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내가 잘났다는 게 많아서 이런 터치가 없어지는데, 그래서 에너지가 고픕니다. 충전이 필요하죠. 주위 도반이나 친구, 가족과 손을 맞잡고 잠시 눈을 감고 느껴보세요.


손을 마주 잡은 사람이 지금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요. 피곤할 수도 있고 걱정거리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멀리서 온 이도 있을 겁니다. 손을 맞잡은 지금 여기 이 순간, 우리는 손을 통해 마음과 마음의 따뜻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진정으로 대면하는 순간이 명상과 힐링의 시작입니다.


정작 자기 자신과 진실하게 만나는 게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마음이 닫히면 나와 그리고 타인과도 진실한 대면이 어렵습니다. 우리가 명상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자기 마음과 꾸밈없이 만나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누구든지 심장이 뛰고 있습니다. 거기에 자기 마음이 있습니다. 그 마음에 하얗고 커다란 스크린이 있습니다. 심장이 뛰는 그곳, 하얀 스크린은 내 잠재의식이 깊이 들어간 자리입니다. 머리에 무슨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그냥 흘려보내고 그 생각을 막진 마십시오. 하얀 스크린, 내 마음이 말을 건네는 곳으로 집중해보십시오.


하얀 스크린에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 석 자를 떠올려 보세요. 내가 누구인지 마음에 물어봅니다. 현재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100% 수용하는 것을 5점 만점이라 했을 때, 과연 나는 현재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나요. 아니면 뭔가 불만이나 불평으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는지요. 몇 점인지 하얀 스크린에 물어보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나는 왜 점수가 낮은지 이런 생각은 하지 말고 그냥 마음에 점수를 묻는 대화를 시도해 봅니다.


그러고 나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보는 내 얼굴, 내 이름 석 자를 떠올리면서 하얀 스크린에 어떤 느낌이 생기는 지 바라봅니다. 느낌이란 기쁨, 슬픔, 즐거움, 행복, 감사 혹은 슬픔, 외로움, 아픔, 불안 등 이런 것들입니다. 무엇이 떠올라도 상관없습니다. 지금 떠오르는 데로 TV 보듯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 감정들이 생길 겁니다. 명상의 출발은 지금 현재 자기 마음을 그대로 보는 겁니다. 꾸미려고 하지 말고 깊이 들어가서 지금 떠오르는 감정 가운데 제일 강력하고 자꾸 나오는 감정으로 하나하나 들어갑니다. 가만히 두 눈을 감고 명상하면서 내 자신에 대한 느낌을 바라봅니다.


자기 자신의 점수가 어떤가요. 반드시 고득점을 받았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닙니다. 자기에 대한 감정은 어떤가요. 힐링에는 꼭 필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마음에 떠오르는 좋거나 나쁜 감정, 상처나 기쁨을 진실하게 나누는 겁니다. 절대, 고백은 아닙니다. 힘든 일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치유에 대한 오해는 다 말을 해야만 뭔가 치유 될 거라는 헛된 기대입니다. 그게 아닙니다. 자기를 잘 돌보면서 자신이 말 할 수 있는 것만 꺼내도 충분합니다.


힐링은 어쩌면 남이 보는 나의 자격, 능력 말고 깊은 곳에 있는 내 마음을 만나고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명상의 목적도 있는 그대로, 사람으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겁니다. 보이기 위한 내가 아닙니다. 그래서 말을 잘할 필요도 없고 떠올렸던 현재를 편안하게 말하면 됩니다. 다만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머리로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만나야 합니다. 누가됐든 자신이든 손을 맞잡은 상대방이든 먼저 점수와 감정을 말해봅니다. 그리고 밝고 선한 부처님 마음이 되시길 바라는 에너지도 함께 보내야 합니다.


점수가 박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뭔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서입니다. 명상의 출발은 지금처럼 아무 가감 없이 남이 아닌 자기 것을 보는 겁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다 갖춰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게 안 되면 아무리 밖에서 잘나가도 내면은 항상 공허합니다. 부족합니다. 항상 점수가 박합니다.


만약 삶이 답답하고 힘들면 한 번 물어보십시오. 당신은 당신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을 때 명상도 힐링도 없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할까요. 비교하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매사에 비교하고 차별합니다. 서로 축원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백지 한 장을 두고 앉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 5가지를 적어 봅니다. 마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선행돼야 합니다. 하얀 스크린에 태어났던 고향집을 떠올립니다. 꼬마 때 자기 모습, 어렸을 때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제와 자매들과 지내던 시절, 초등학교 입학할 때 마음 그리고 그 때 우리 집이나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요. 마음으로 영화를 보듯 평안히 보세요. 마음에 물어보고 답을 들으세요. 중학교 땐 공부로 비교도 하고, 고등학교 땐 대학입학을 앞두고 성적으로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나요. 그 땐 어떤 마음이었나요. 이렇게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를 돌아봅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명상이든 힐링이든 둘 중 뭘 하든지 잊어버리고 억압했던 것들을 나 자신만큼은 진솔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게 이런 아픔이, 그런 기쁨이 있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십시오. 그리고 백지에 좋은 일이든 나쁜 기억이든 적어 보는 겁니다. 그렇게 자기 마음과 만나 보십시오.


명상의 목적은 자기 내면의 마음과 진실하게 만나는 겁니다. 꾸미거나 외면하고 억압할 때 진실은 사라집니다.

 

보이기 위한 잘난 마음이 아니라 마음이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가 때론 필요합니다.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간, 형제와 자매간에 먼저 용기를 내서 자신의 기쁨, 슬픔 등 마음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그러면 상대방도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나누고 싶을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그리고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누군가가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마음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목표는 자비롭고 선한 마음을 발견하고 나누는 겁니다. 이 는 기도하고 존경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남을 축복하는 마음입니다. 혹 누군가가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일이 없었는지 늘 참회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힐링은 자기뿐만 아니라 더불어 함께입니다. 내가 사랑받고 싶다면 나 역시 다른 이에게 그런 마음을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상처 준 이들에게 말은 못해도 마음 깊이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이런 마음을 시시때때로 보내십시오. 그렇게 명상과 힐링으로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이 강연은 교육관 개관 1주년을 맞아 10월10일 불교여성개발원 산하 명상리더십센터에서 마련한 ‘일상의 쉼, 몸·마음 통합 힐링명상’ 첫 수업에 강사로 나섰던 황수경 명상리더십센터장의 ‘명상과 힐링’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황수경 교수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원 석사, 동국대 선학과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동국대 불교대학원 명상심리상담학과 교수이자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이사, 명상리더십센터 센터장이다. 미국 AAPC 전문심리치료사이면서 군 상담위원, 법원상담위원이기도 하다. BBS 불교방송 TV 상담프로그램 ‘마음, 인생을 바꾸다’, ‘불교심리상담과 마음공부’를 진행했다. 동국대 명강사상과 조계종 포교대상 원력상을 수상했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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