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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명상 수행 이지원 씨

기자명 법보신문

늘 나만 중심으로 두다가
우연히 접한 자비 명상에
자만 버리고 이타심 배워
매일 변하는 삶보면 행복


▲지원·50
2006년 여름 허리디스크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법우가 잡지 하나를 들고 와 볼 것을 권했다. 병실에 갇혀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차에 그 잡지를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그런데 잡지의 한 쪽 귀퉁이에 마가 스님이 지도하는 자비명상에 대한 소개와 함께 지도자교육과정을 모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래전부터 자비명상에 대한 관심이 컸던 차에 꼭 수업을 듣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서둘러 퇴원을 하고 첫 강의부터 동참하였다.


첫날부터 자비명상 수업은 나에게 큰 감동을 줬다. 상담이론 수업을 들을 때는 마치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것 같았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강조하는 현실요법은 ‘지금여기에’를 강조하는 부처님 말씀이며, 전체성과 통합성을 강조하는 게슈탈트심리치료 또한 분별심을 경계하라는 부처님의 법을 그대로 전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불교를 나의 종교로 굳게 믿고 다녔지만 불교를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또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도 적었다.


자비명상 수업이 계속되면서 부처님 말씀이 몸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돼 환희심이 일었다.


하루는 수업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었다. 대게 단체사진하면 열을 맞춰 나란히 서서 찍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비명상 수업에서는 달랐다. 한사람이 서고 다음 사람은 앞에 있는 사람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포즈를 취하고, 세 번째 사람은 두 사람의 모습을 더 멋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신의 독특함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과 자세가 전체의 멋진 그림을 만들었다. 자비명상 수업은 나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데 중심을 뒀다. 매 수업마다 부처님 법이 자비명상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에게는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사실 나는 1998년 아이 셋을 낳고 남편의 권유로 서른다섯 나이에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과제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즐겁기만 했다. 2004년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공부를 하였으며, 불교대학에도 입학했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은 성격 탓에 주변의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면 상처받지 않으려고 말도 없이 사람들을 외면할 때도 있었다. 자만심이 문제였다. 솔직히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나만 있었을 뿐,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는 곧 나의 외로움으로 돌아왔다. 이런 상처를 치유하게 된 것은 자비명상 수업의 덕분이었다.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슬픔과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인생을 배우고 있다.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인생에 기쁨을 찾고 있다.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행복하고 평온하기를 기원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알게 됐다. 그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지금도 이 문구를 읽으며 나와 인연 닿은 모든 사람들의 진정한 행복과 평온을 찾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지금 조그만 상담센터를 갖고 매주 사람들과 자비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숲 치유를 하면서 자비명상을 이웃종교를 갖은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있다. 자비명상을 만난 나의 삶은 지금 행복하고 즐겁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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