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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 개혁 잘했지만 수행종풍 퇴보”불교학자 10인이 꼽은 조계종 33대 집행부 성과와 문제
김현태 기자  |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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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8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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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노후복지 토대 마련 호평
행정에 전문성 강화로 안정화
정부지원에 의존 자주권 실추
신도시 포교공동화 대책 과제



조계종 제33대 총무원 집행부의 임기가 10월30일부로 종료된다. 이에 법보신문은 자승 스님이 33대 총무원장 선거 당시 약속한 12대 공약을 중심으로 교계 흐름에 밝은 불교학자 10명의 도움을 얻어 성과와 문제를 점검했다. 자승 스님의 12대 공약 가운데 잘했다고 평가되는 부분과 잘못했다고 평가되는 부분 각 3개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자승 스님의 12대 공약은 수행종풍 선양, 교구본사 활성화, 효율적 종무행정, 불교관련 법·제도 정비, 승려노후복지제도 시행, 종단재원 확보, 교육제도 개편, 전법·포교 확충, 불교문화 지원, 대사회 역할 강화, 한국불교 세계화, 불교 자주권 확립이다.


◆긍정적인 면


①교육제도 개편=조계종 33대 집행부의 성과와 관련해 6명의 불교학자가 승가교육제도 개편을 꼽았다. 조은수 서울대 교수는 “학인스님의 교육 커리큘럼에 현대식 교육의 방법론과 교과목을 도입한 것은 승단이 시대적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특히 스님들의 지속적인 재교육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개설한 연수교육 역시 높이 평가된다”고 밝혔다. 박경준 동국대 교수도 “경직된 전통에서 탈피해 한글화와 현대화 추세에 맞춰 승가대학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심화·전문과정인 승가대학원 과정을 체계화한 점은 긍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②승려노후복지제도=조계종은 65세 이상 무소임 스님에 대해 의료요양비와 연금, 노후복지시설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해주는 승려복지법을 2011년 제정해 단계별 시행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임승택 경북대 교수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스님들의 복리증진과 노후생활의 안정을 위해 노력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허우성 경희대 교수도 “노후의 생활 안정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③효율적 종무행정=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중앙종무기관의 종무행정체계를 확립하고 종무행정학교를 개설해 경력에 따른 다양한 교육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종무행정체계를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했다. 김용표 동국대 교수도 “33대 총무원 집행부가 종단 안팎의 각종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제반 종무행정 체계가 확고히 자리를 잡고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④불교문화 지원=허우성 교수는 “화재나 도난 방지를 위해 25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찰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을 시행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승석 동국대 교수는 “연등회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비롯해 교구본사 단위로 문화재 보호·관리가 활성화되도록 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불교 세계화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경준 교수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간화선 등 한국의 불교문화와 수행법을 세계에 인식시키고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면


①수행종풍 선양=이번 평가에서 가장 많은 8명이 수행종풍 선양을 지적했다. 조은수 교수는 “33대 집행부가 들어선 후 종단 지도층의 불미스러운 일들과 연이은 폭로로 인해 교계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며 “또 제기된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이 매우 미흡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자성과 쇄신 노력도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임승택 교수는 “종교인에게 청렴과 신뢰는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돼야 할 덕목”이라며 “그러나 이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한 지난 4년의 행적은 수행종풍 선양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②불교 자주권 확립=조성택 교수는 “33대 집행부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었으나 정부 및 정치권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기점으로 민족문화 수호활동, 5대 결사 등 자주권을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리더십 부족으로 계속해 이어가질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승석 교수도 “문화재와 교세를 통해 정부지원 등 수혜에만 관심을 가질 뿐 불교 자주권 확립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비판했다.


③전법·포교 확충=전법과 포교는 불교의 미래를 위한 불사인 만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김응철 교수는 “신도시 지역 포교공동화 현상에 대한 전략이 여전히 부재하다. 종단 차원의 신도시 포교전략이 수립되지 않으면 종단의 위상은 물론 교세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은수 교수도 “현대의 포교는 대상을 세분화해 정교하고 참신한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야 하지만 지난 4년 이 같은 노력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④교구본사 활성화=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교구본사 활성화는 33대 집행부 출범 당시 주요 공약이었지만 거의 변화된 내용이 없다”며 “34대 총무원장 선거 당시 자승 스님이 교구자치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활성화된 교구본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는 “교구를 관할하는 본사로서의 역할 만큼 각 교구의 특색과 전통을 유지·발전시키는 노력이 함께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불교의 대사회 역할 강화는 33대 집행부의 ‘성과’라는 평가와 ‘문제’라는 평가로 양분됐다. 김용표·박경준·조은수·허우성 교수는 노동위, 화쟁위 등을 통해 대사회적 역할 수행을 높이 평가한 반면, 신규탁·임승택·정승석 교수는 승풍실추 사건 등으로 인해 추락한 불교의 이미지를 반전시킬만한 역할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허우성 교수는 “대사회 활동에 있어 정치적 참여는 피할 수 없지만 보다 뿌리깊은 사회적 문제를 골라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사회 널리 퍼져 있는 분노와 폭력과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을 불교적 시각에서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대사회 활동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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