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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만 하는 회장 되고 싶지 않다”

  • 교계
  • 입력 2013.10.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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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취임 1년 간담회서 소회 밝혀
“신도 조직화․교육 도와 달라”
34대 종단 집행부에 바람 전해

 

 

▲지난 1년간 활동 소회를 밝히는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일하는 회장이 되고 싶다. 행사 때마다 축사만 하는 회장은 되고 싶지 않다.”

 

취임 1년을 맞은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신도 조직화 등에 애써온 지난날의 행보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에게 전하는 진한 아쉬움이기도 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10월28일 서울 종로 중앙신도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취임 1년간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조계종 교구본사와 각종 신행 단체를 모두 만나러 다녔다”며 “발로 뛰며 신도들 및 불자간 네트워크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벽에 부딪힌 느낌”이라고 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토로는 2012년부터 이어져온 신도 조직화, 불교인재 양성, 신도 교육 사업에서 빚어진 적지 않은 충돌 때문이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미디어, 봉사, 복지, 전통문화, 노동, 인권, 환경, 남북, 여성, 청소년 등 15개 분야서 400여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이 임원진으로 참여하는 상설위원회를 설치했다. 신도 조직화를 통해 불자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불교의 대사회적인 영역을 넓히고자 했던 일이었다. 불교계 보다는 외부 기업들을 찾아 사회공익사업인 불교계 기부문화축제 ‘행복바라미 문화대축전’을 열기도 했다. 후원이 이어졌고, 서울 종로의 봄을 불교로 물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 조직도 강화했다. 교구신도회와 직능별 신도단체, 포교단체, NGO단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전국 24개 교구본사, 교구신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한불교청년회, 포교사단,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산하 시설장, 교수불자연합회, 공무원불자연합회, 불자국회의원 등을 직접 만나며 교류했다. 반면 기존 교계 단체를 중앙신도회에 편입시키려는 것이라는 의도치 않은 비난을 듣기도 했다.

 

여기에 각 교구신도회를 활성화시켜 중앙신도회로 묶는 작업도 병행했다. 각 시군구별 혹은 광역시 나아가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등 도 차원의 신도회장을 선출해 중앙신도회에서 함께 일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신도단체는 만들 수 없다는 ‘신도법’에 막혔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임기 동안 직능, 지역, 계층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 신도회를 조직하고 싶다”면서도 “조계종 종헌종법에서 신도 대표기구로 명시된 중앙신도회를 시스템이 뒷받침 하고 있지 않다. 간섭과 제약도 많다”며 중앙신도회의 자유로운 활동을 바랐다.

 

1년에 등 한 번 다는 일로 끝나는 신도들의 신행은 소양교육으로서 신심을 다잡고자 했었다. 동국대 행정대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신도회 임원 교육에 대한 위탁교육으로 최고위 특별단기과정 ‘조계종 신도 지도자 리더십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이 회장은 “행사 때 동원되고 사라지면 먹고 버려진 쓰레기만 남고 신도는 사라진다”며 “각 개별단위 사찰부터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신도회장 1명이라도 있다면 신도회를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화로 인해 신도들의 역량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일부 스님들의 시선에 대해 이 회장은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에 매진할 수 있도록 사찰운영 등 각 분야에서 재가자들이 외호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신도들이 바뀌고 중앙신도회가 바뀌면 조계종이 바뀐다. 그러면 한국불교가 바뀌고 대한민국이 정토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중앙신도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가는 구조로 계속 간다면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할 일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조계종 제34대 집행부 인선이 마무리 되는 대로 중앙신도회의 신도 조직화 계획을 다시 한 번 종단과 협의하기로 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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