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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선밀가지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가피를 구하는 의식
영가의 극락왕생 발원 목적
부처님 깨침이 펼쳐지는 장

 

고혼 영가에 차를 한 잔 올리고 윤회를 벗어나기를 발원한 후 선밀가지(宣密加持)라는 의식을 행한다. 먼저 ‘이제 비밀스러운 가지를 펴니 몸은 윤택해지고 불같은 업은 맑고 시원하게 사라지는 해탈을 각자 구하소서’라는 게송을 읊고 변식진언 등 네 개의 다라니를 염송하여 공양물의 양적 질적 변화를 기원한다. 다섯 여래의 성스러운 이름을 염송하여 ‘칭양성호’ 영가들로 하여금 심적 질적 변화가 일어나게 한다. 이처럼 대승불교에서는 신심과 불보살님의 위력이 유난히 강조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실천하는 자력적인 모습에서 나아가 절대적인 부처님의 위력을 입어 해탈을 이룬다고 신앙구조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의 힘은 당해 부처님의 서원에서 나온다. 가령 아미타불은 부처를 이루기 전에 48대원을 세워 수행해 부처를 이루고 그 공덕으로 중생을 제도한다. 임종을 맞이하려는 이가 일심으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열 번 염하면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만일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처를 이루지 않겠다고 서원했다. 그래서 그 원력의 힘으로 말미암아 선근이 부족한 중생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듯이 가피를 구하여 부처님의 위력과 하나가 되는 것을 가지(加持)라고 한다. 이 가지를 베푸는 의식이 선밀가지이다. 이를 통해 초청된 영가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음식을 받을 수 있고, 법문을 들어 깨달음에 이르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된다.


이처럼 의례와 의식에서는 불보살님의 가피(加被)나 삼밀가지(加持)와 같은 용어들이 많이 쓰이는데, 가피란 제불여래가 자비심으로써 중생을 가호하는 것을 말하고, 가지란 부처와 중생이 상호에게 들어가고(互相加入) 피차가 거두어 지닌다는 것으로(彼此攝持) 진언의 염송을 통해 부처와 중생이 상응하여 합일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즉시 성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음식을 베풀기 위해 행하는 의식은 이와 같은 가지 가피가 선행된다. 초청하기 전에 ‘나무상주시방불 나무상주시방법 나무상주시방승 나무석가모니불 ~ 나무아난존자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등을 염송하여 가피를 구하거나, 초청한 영가들에게 음식을 베풀기 위해 가지를 베푼다. 현재 ‘관음시식’에는 변식진언 등 4다라니를 선행하고 칭양성호를 염송하지만 ‘결수문 수륙재’에서는 칭양성호를 먼저 염송한다. 이 차이는 공양물을 먼저 변식해 놓고 칭양성호를 하여 아귀의 고혼을 정화하는 의식을 행하는 정도다. ‘시식의문’마다 순서가 다르지만 시식의식이 삼단(三檀)보시바라밀을 실천하는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무외시, 재시, 법시의 구조로 정리된 결수문 수륙재의 ‘선밀가지’ 의식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성운 박사

초청된 영적 존재 내지 일체 중생들에게 물리적 심리적 정화를 먼저 하는가, 아니면 음식물을 질적 양적으로 변하게 한 다음 무외시를 하고 시식을 하느냐의 여부이다. 그런데 이 모두는 가지에 의해 성취되므로 가지를 베푸는 선밀가지를 하는 것이다. 삶을 떠난 의례, 중생을 떠난 의례는 따로 없다. 형태가 있거나 없거나 일체의 존재들이 둘이 아니라는 인식 속에서 그들의 고통[배고픔 등]을 해소해 해탈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시설된 불교의 시식의식은 수행과 그 결과[위력]에 의해 성립된다. 수행의 결과 그 위력의 가지로 행해지는 시식의식은 부처님의 깨침이 펼쳐지는, 깨침과 구원의 구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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