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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탐진치를 덜어내야 삶에 행복이 온다

수행의 이유·목적 분명해
삼독 집착하면 마음 흐려져
악업을 행하여 과보 받기도


팔정도 실천이 해결 방편
번뇌 떨치면 행복 다가와

 

 

▲도문 스님

 

 

오늘 배울 부처님의 법문은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은 ‘잡아함경-전타경’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부처님이 코삼비우 코시타 동산에 계시던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하루는 부처님을 시봉하는 아난다에게 한 외도가 찾아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아난다는 한번 들은 설법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아 다문제일이라고도 불리지요.


이 외도가 다문제일 아난다에게 묻기를,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부모와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와 머리를 깎고 이렇게 생활합니까”하였습니다. 불교 수행의 이유와 목적을 묻는 질문이지요. 아난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기 위함입니다.”


불교 수행의 이유와 목적이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끊어내기 위함에 있다는 명쾌한 답입니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통칭하여 삼독(三毒)이라 합니다. 탐(貪), 진(嗔), 치(痴). 다들 들어보셨지요?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가장 근본적인 세 가지 번뇌로, 세 가지 독과 같다고 하여 삼독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이에 외도가 또다시 묻습니다.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에 무슨 허물이 있길래 이를 끊어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지요.”


아난다가 다시 대답합니다.


“탐욕에 집착하면 마음이 캄캄해져서 자기와 남을 해치게 됩니다. 마음이 캄캄해져서 자기와 남을 해치게 되면, 현세에 살면서 죄를 받을 뿐 아니라 죽어서 또한 죄를 받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분노와 어리석음에 집착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삼독에 집착하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은 캄캄하게 어두워집니다. 마음이 캄캄하게 어두워진 사람들은 마치 눈뜬 장님과 같습니다.”


아난다는 외도에게 설명하지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집착하게 되면 지혜가 없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이것은 옳은 것이 아니지요. 또한 밝은 것도 아닙니다. 하물며 열반에 이르는 길을 오직 방해할 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삼독심을 끊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머리를 깎고 집을 나와서 부처님 밑에서 수행하는 이유는 바로 탐, 진, 치 삼독을 끊기 위함이요, 삼독을 끊어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지혜를 막고 판단력을 흐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눈뜬 장님과 같이 캄캄한 마음으로 살지 않기 위해서는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최근 끔찍한 뉴스를 접했습니다. 한 자식이 어머니를 죽여 강릉의 야산에 묻었다는 소식입니다. 자식이 본인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를 죽이다니 있어선 안 될 사건이 발생한 것이지요. 수사 결과 범인은 차남으로 밝혀졌고, 그는 자신의 아내와 공모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아내는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자살을 선택해 버렸지요. 워낙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뉴스여서 여러분도 다들 알고 계실 듯합니다. 저는 이 뉴스를 접하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통계적으로 2005년부터 매월 한건씩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돈 때문일 수도 있고, 감정적인 요인일수도 있고, 환경이나 상황에서 비롯된 다툼과 분쟁, 폭력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발적인 사고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으로 살펴본다면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때문 아닐까요. 부모의 돈을 탐내는 욕망, 그리고 어리석음에 마음이 캄캄해지는 순간 올바른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눈 뜬 장님과 같이 말이지요. 마음이 캄캄해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해 지은 죄는 죽은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다음 생에까지 과보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집을 나와 머리를 깎고 수행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내고 내 마음이 캄캄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삼독으로 인해 마음이 캄캄해져서 나와 남을 해치지 않도록, 그리하여 허물을 막고 악업의 원인을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탐, 진, 치 삼독을 끊어야 합니다. 삼독을 끊으면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다는 가르침입니다.


외도는 거듭 질문을 합니다.


“삼독을 끊으면 어떤 이익과 공덕이 있습니까?” 삼독의 허물은 마음이 캄캄해져서 나와 남을 해치는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독을 끊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난다가 말합니다.


“삼독을 끊으면 자신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으며 현재에 살면서도 죄를 짓지 않고 죄를 짓지 않았으니 죽어서도 죄의 과보를 받지 않습니다. 자연히 마음은 언제나 즐겁고 기쁘며, 번뇌를 떼어버리고 현세에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바로 삼독을 끊게 되면 현세에 죄를 짓지 않고 죽은 뒤에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아난다의 자상한 설명을 듣고 그 외도는 기쁜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왜 불행할까요. 만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족하는 마음은 항상 기쁘고 즐겁습니다. 항상 기쁘고 즐거운 마음은 우리가 고통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지름길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살아감에 있어 쉽게 만족을 할 줄 모릅니다. 더 넓은 집에서 살고 싶고 더 좋은 차를 타고 싶고 자식도 더 잘됐으면 좋겠고, 남들에게 더 인정받고 싶지요.


욕심이 많아질수록 괴로움도 더 커지는 법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은 우리에게 번뇌만을 안겨줄 뿐입니다.


반대로 탐, 진, 치 삼독이 끊어지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면 우리는 늘 기쁘고 즐거워집니다. 삼독이 끊어지고 번뇌가 사라진 자리에는 나와 남의 행복이 깃듭니다. 삼독이 끊어지면 우리는 행복해지고 죽은 뒤에도 악업으로 인한 과보를 받지 않으며 현생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깨달음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삼독을 끊어내는 것은 이렇듯 현생에서, 또 후생에서 큰 변화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삼독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어떤 방법으로 삼독을 다스릴 수 있지요?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우리에게 그 방법마저 일러주셨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성스러운 여덟 가지 바른 수행을 실천하면 됩니다. 바로 팔정도(八正道)입니다.


팔정도란 깨달음의 경지인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실천 수행해야 하는 8가지 바른 길 또는 수행법을 말합니다. 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념(正念)·정정진(正精進)·정정(正定)이 그것이지요. 바른 견해와 바른 생각, 바른 말과 바른 행동, 바른 생활과 바른 정진 등 여덟 가지 바른 수행법을 실천하면 우리는 삼독을 끊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삿된 생각을 하고 거짓말 혹은 타인을 상처 주는 말을 하며, 함부로 행동하고 부도덕한 생활을 한다면 우리는 삼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삼독을 끊기 위해서는 팔정도를 닦아야 합니다.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하는 이유는 바로 삼독을 끊어내기 위함에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 삼독을 끊어내야 하나요? 삼독에 집착하면 마음이 캄캄하게 어두워져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가 없으며, 이로 인해 나도 해치고 남도 해치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살아 있을 때는 죄를 짓고 죽은 후에는 지옥에 떨어져 과보를 받게 됩니다.


삼독을 끊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생에 죄를 짓지 않고 죽어서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며 항상 마음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번뇌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며, 또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팔정도로서 삼독을 끊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불자님들은 항상 이를 마음에 새기고 부처님께서 삼독을 끊어낼 수 있도록 알려주신 여덟 가지 바른 수행법을 항상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정리=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이 글은 10월5일 조계사 신중기도 입재법회에서 주지 도문 스님이 ‘불교 수행의 목적’을 주제로 한 법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도문 스님
1980년 사미계를 수지한 스님은 한참 후인 1997년 통도사에서 청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수행자로서의 위의를 지킬 자신이 없었기’에 수계를 미뤘다고 한다. 1983년 통도사승가대학을 졸업한 스님은 조계종 제13·14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조계사 부주지와 총무원 재무부장을 역임 한 후 2012년 5월부터 조계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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