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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보의 참된 의미

한 스님의 일탈행위 교계에 충격
여론불구 참회 없고 변명만 일관
승복만 입었다고 승보 될 수 없듯
더 이상 불자들 한숨 묵과 말아야

 

최근 본지가 보도한 한 스님의 일탈행위가 종단 내에 크게 회자되고 있다. 야심한 시각 여성과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가 하면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술집에서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여성과 함께 단둘이서 술을 마시는 범계행위로 불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스님은 당시 여성과 더불어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일부 스님들의 일탈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새삼 이 스님이 주목받는 것은 종단 내에서 차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위치 때문이다. 이 스님은 세간의 국회격인 조계종 중앙종회의 다선 의원이다. 상임분과위원장이라는 중책도 맡고 있다. 지난 9월, 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때는 유력 후보 진영에서 선대위원회 집행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후배 스님들에게, 불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스님의 일탈행위가 지금 종단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참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술은 마셨지만 승려로서 잘못한 것은 없다거나, 도반스님의 심부름으로 여자와 호텔에 갔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야말로 변명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 술은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밝혀 세간에 웃음거리가 됐던 한 연예인의 모습만이 오버랩 될 뿐이다.

 

불자들은 그동안 스님들의 크고 작은 일탈행위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지난해 조계종은 스님들의 각종 추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바 있다. 승풍실추 사건으로 불자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종단의 중진 스님이 서울 한복판 조계사 앞에서,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종로거리에서 벌인 일탈행위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흔히 스님을 삼보(三寶) 중 하나인 승보(僧寶)라고 한다. 삼보는 불자들이 귀의해야 할 세 가지 대상, 즉 부처님과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과 이를 따르는 스님들을 말한다. 이런 귀의의 대상의 하나이기에 스님들은 불자들의 예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인격이나 수행은 뒷전이면서 막무가내로 불자들에게 공경만을 요구하는 스님들도 있다. 때로는 정도가 지나쳐 과도한 예경을 강요하고 불자들을 하대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문제가 된 이 스님은 과거 재가종무원들에게 막말을 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원효 스님은 승보(僧寶)를 ‘무량공덕장(無量功德藏) 여실수행(如實修行)’이라 했다. 법성진여의 무량한 공덕을 잠재적 능력으로 지니고 있으며, 그 잠재성을 실현하기 위해 여여하고 진실되게 수행하는 분이 ‘스님’이라는 뜻이다. 여실하게 수행해서 깨달음을 얻은 스님만이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끌어 줄 수 있기에 불자들의 귀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가를 했다고 해서, 계를 받았다고, 또는 승복을 입었다고 해서 결코 승보는 아니라는 의미다. 최근 종회와 종단 차원에서 일탈행위를 저지른 스님에 대해 조사와 징계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징계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종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종회 내 세력있는 특정 계파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김형규 부장

그래서 불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만약 이런 스님마저 걸러내지 못한다면 조계종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국민들은 스님들에게 세간의 도덕성을 뛰어넘는 청정성을 기대하고 있다. 비록 이런 세상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한다하더라도 세간의 상식이라도 통하는 승가와 스님들이었으면 하는 것이 요즘 불자들의 심정이다. 

 

김형규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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