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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대학 왜 필요한가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3.11.18 14:07
  • 수정 2013.11.18 14:10
  • 댓글 0

초강력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재민들은 물질적 신체적 생존의 고통에 더하여 정신적 고통 또한 막중하다. 물질적 고통은 국제적인 구호의 손길로 점점 가실 것이고 재해 현장도 서서히 복구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과 이별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는 깊숙이 흉터로 남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기에 가슴 아프다. 그런데 이 태풍보다 더 큰 고통을 우리 청소년들이 겪고 있다고 하면 의아해 할 것이다.


연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40%가 한번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고 9%가 일생에 한 번 이상의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경쟁이 시작되는 중·고등학생들은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 ‘성적, 진학문제’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살을 고민하는 중학생은 2008년 256명에서 2010년 627명으로 2.4배 늘었고 고등학생은 2008년 214명에서 476명으로 2.2배 증가했다.


학업 중단 및 가출 등 긴급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군 청소년은 93만여명에 달하고 이 중 긴급 상담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역시 30만명, 이 중 상담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13만명에 불과하며, 이들을 도와줄 상담 인력은 800여명에 불과하다. 청소년 자살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적으로 인간을 서열화하고 오로지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비단 청소년들만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다. 삼계가 번뇌의 불길에 화상을 입고 신음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고통스럽고 힘겨운 사람들에게 주는 붓다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붓다는 고통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고통을 직면하라고 한다. 무엇이 고통인지를 우선 알아야, 뒤이어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통을 스승으로 삼아야 하고 고통이 거룩한 진리라는 것이다. 맛지마니까야에 생로병사라는 네 천사를 언급하고 있다. 고통은 천사라는 이야기다. 고통(또는 고통을 야기한 대상)이 죽음으로 끝내야 할 원수나 적이 아니라 스승이요 천사라는 것이다.


중생의 고통이 있기에 불교는 존재한다. 불교가 삶 속에서 힘을 발휘할 때만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얻을 수 있다. 삶의 현장에서 상담은 최일선의 방편이다. 단순한 설법이나 훈화로는 삶의 생생한 고뇌를 도와 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 부처님의 내면의 가치를 중시한 삶의 족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한국 불교의 앞날은 불교적 바탕 위에 상담 역량이 가미된 불교상담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상담개발원이 불교와 심리상담을 연결시켜 불교 상담심리사 육성에 노력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타 종교에 비해 그 역량이 많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불교 상담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으로 전문화되고 확장되어야 한다.

 

강원, 선원 이수 이후 포교 일선에서 상담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스님들을 우선적으로 장학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고, 고등 교육을 받은 재가 불자들 가운데 불교상담 교육을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질 높은 불교상담 인력을 육성하는 데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최훈동 원장
현재 포교원 차원의 지원으로는 너무 미약하기만 하다. 종단 차원의 대대적 지원과 뜻있는 유력 신자들의 후원이 결집되어야 한다. 불사 가운데 으뜸은 인재 불사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현대인의 삶에 깊이 울려 퍼지게 하기 위해서 불교상담대학이 하루빨리 설립되기를 기원한다.


최훈동 원장 muha8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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