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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변공의식

기자명 법보신문

공양물 변하도록 하는 의식
일체 영적 존재 위한 음식
현행 의식은 옛 것과 달라

 

칭양성호를 통해 아귀 혹은 초청한 영적 존재의 물리적 심리적 변화를 성취하였으니, 이제는 영적 존재에게 음식을 베풀어야 한다. 음식을 베풀기 위해, 내가 올린 공양물을 변하게 하는 변공(變供)의식이 봉행된다. 왜 변공의식을 봉행하는가. 첫째는 내가 올린 공양물이 유한하므로 초청한 법계의 무한한 일체 영적 존재에게 베풀려면 그 양이 한량없이 늘어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내가 올린 공양물이 비록 정성을 다한 공양일지라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므로 이를 일체 영적 존재들이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음식물의 질적 전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영적 존재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런 까닭에 변공의식을 한다. 이를 위해 (바라지스님은) 진언을 염송하며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스님은 공양물이 일체 영적 존재들이 먹을 수 있도록 늘어나고 변해진다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관상을 한다. 이때 염송되는 진언은 변식진언 감로수진언 수륜관진언 유해진언인데, 하단의 영적 존재를 위해서는 진언을 7편 염송한다. 물론 상단의 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기 위한 변공일 때는 21편, 중단에 공양을 올리기 위한 변공일 때는 각 진언을 14편 염송하는 것이 원초의궤경전의 가르침이다. 하지만 현재는 대체로 3편 염송으로 봉행되고 있다.


변공을 위한 각 진언의 출전과 의미, 용법 등에 대해 알아보자. 변식진언은 ‘불설구면연아귀다라니신주경’에 처음 보이며 용법은 이렇다. “음식을 깨끗한 그릇에 담고 ‘일체덕광무량위력(변식진언)’ 7편으로 음식에 가지를 하여 문 안에서 팔을 펴 깨끗한 땅으로 일곱 번 사방으로 튕겨 베푼다. (이렇게 하면) 아귀들이 두루 배불리 먹고 하늘에 나게 된다.” 이 경전에서는 여타 의궤에 보이는 ‘변공진언’이나 ‘4여래 칭양성호’의 역할이 모두 이 진언으로 해결되고 있다.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에는 변식진언 7편 이후 4여래를 칭명하고 있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감로수진언 수륜관진언 유해진언은 ‘시제아귀음식급수법’에 나란히 등장한다. ‘변식진언’ 7편으로 공양물에 가지하여 일체 아귀가 77곡(49斛)의 음식을 먹고 생천하거나 정토에 태어나게 한다. 이후에 ‘감로법미진언(시감로진언)’ 7편을 하여 음식과 물이 한량없는 우유와 감로로 변해져서 일체 아귀의 인후(목구멍)가 열려 널리 많이 평등하게 음식을 먹게 한다. 이어서 ‘비로자나 일자 심수륜관진언’인 ‘밤’자를 관상한다. ‘오른손 심중의 밤자가 마치 우윳빛과 같은데 8공덕해로 변해져서 일체의 감로제호가 유출된다.’ 밤자 7편을 하면 우유 등이 밤자에서 한량없이 나와 일체 아귀들이 다 배불러지고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이어서 ‘보시일체아귀인진언’이라고 하는 현재의 유해진언 ‘나모 삼만다 못다남 밤’을 7편을 하여 사람이 다니지 않는 깨끗한 땅이나 물가 나무 아래 쏟는다. 그리고 5여래 명호를 칭송한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구면연아귀다라니경’이나 ‘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에는 변식진언이 변공의식을 수행하며, 현재의 감로수진언이나 수륜관진언과 유해진언은 보이지 않고, ‘시제아귀음식급수법’에 아귀를 위한 변공의식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성운 박사
이를 통해 보면 상중하단에 동일하게 진언권공 4다라니가 쓰이고 있는, 현 한국불교의 변공의식은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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