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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진언권공

기자명 법보신문

삼보에 진언으로 권하는 의식
현교 육법공양 형태가 특징
事공양보다 理공양에 가까워

 

현재 대개의 의식을 편집한 ‘법요집’에는 ‘진언권공’하면 한결같이 ‘변식진언 감로수진언 수륜관진언 유해진언’의 네 진언이 등장한다. 앞 호에서 ‘공양물을 양적 질적으로 전화하는 데는 오직 변식진언이 그 역할을 수행했지만 차츰 변식진언에 감로수진언 수륜관진언 유해진언이 더해졌다고 말했었다. 그리고는 진언변공은 아귀에게 공양을 베풀 때 행하는 것이므로 상위의 부처님이나 보살님, 신중님에게 공양을 올릴 때 쓰이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상위의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릴 때 행하는 변공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한 예로 들었던 ‘진언권공’(1496)에 담긴 변공구조는 사다라니와 많이 다르다. 현재는 ‘진언권공’이 곧 사다라니라고 동일시라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진언권공’의 ‘진언권공’은 상단의 불법승 삼보님께 진언으로 공양을 권하는 완전한 공양의식이고, ‘사다라니’는 하위의 아귀들을 위한 변공진언 네 가지를 지칭하고 있을 뿐이다. ‘진언권공’에 실린 진언권공을 좀 자세히 보자. 처음은 정법계진언 ‘옴 람’을 21편 염송하고 절을 한다. 그리고 공양을 올리는 진공진언을 세 번 염송하고 절한다. 이 진언을 염송할 때 마지와 같은 공양을 단위에 올린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 변식진언을 21편 읽고 절을 한다. 다음은 출생공양진언을 21편을 염송하고 절을 하고 이어 정식진언을 21편 읽고 절을 한다. 그리고 보공양진언을 세 번 읽고 절한다. 보공양진언에 이어 육법공양이 행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법승 삼보에 일심경례를 하고, 마지막으로 퇴공진언 세 번 읽고 절하며 마친다.


‘진언권공’은 정법계진언을 통하여 법계를 깨끗이 하는 진언으로 의식 도량을 열어, 진공(進供)과 퇴공(退供)으로 시작하고 마침을 알 수 있다. 공양을 진설하고, 공양을 물리는 수미일관된 모습이다. 물론 ‘진언권공’이라고 하고 있지만 보공양진언 다음에 공양물의 종류를 여섯으로 나눠 공양하는 현교의 육법공양을 보이고 있는데 큰 의미가 있다. 육법공양은 여섯 가지 공양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때의 ‘법’은 이사(理事)공양에서 이법(理法)공양으로 이해된다. 진언으로 공양물의 양적 질적 전화(轉化)를 이룰 때 진언으로 육법의 공양물이 출생하여 삼보님께 공양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법공양문은 현 5공양의 원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각 제목 아래 본문은 다음과 같다. ‘연향공양(燃香供養) 불사자비(不捨慈悲) 수차공(受此供): 향을 피워 공양하오니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 공양을 받으소서.’ 그리고 절을 한 번 한다. 이렇게 등불과 꽃과 차와 과일과 향미를 공양하는 것이다. 진언권공이므로 진언으로 공양을 권하는 의식의 육법공양임을 감안하면, 이는 사(事)공양보다 이(理)공양에 가깝다. 다시 말하면 이치로 법공양을 올리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성운 박사
현재 신중에게 올리는 5공양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데 제목과 본문의 첫 구가 혼용돼 쓰이고 있다. 가령 ‘향공양 연향공양: 향공양은 연향공양이옵고’라고 하며 ‘불사자비 수차공양’하는 발원은 5공양을 끝내고 마지막에 한꺼번에 ‘유원신중 불사자비 수차공양’ 하고 있다. 발원을 마지막에 한꺼번에 하는 것은 좋지만 제목과 본문 첫 구만이 남아 말이 안 된다. 현 5공양 대사는 이래저래 어색하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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