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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법보시

기자명 법보신문

법의 요체 드러내는 것
법회 가장 핵심적 요소
12연기 순·역관이 중심

 

절에서 행하는 거의 모든 의식을 법회라고 한다. 법회를 할 때 하는 의식을 모은 책을 법요집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해서 법요집이 단순히 의식을 담은 책이라고 이해해서는 곤란할 것 같다. 이때 ‘법요’는 법의 요지라는 뜻이다. 해서 법의 요지, 요체라고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불교에서 부처님의 가르침 하면 팔만대장경인데 그 양이 방대해 진리의 요지만을 뽑아서 모아 놓은 것을 ‘법요’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요를 드러내는 것을 ‘법보시’라고 한다.


법회는 먼저 법을 깨달은 이가 아직 법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법을 알려주는 법보시 모임이다. 하여 법회의 가장 핵심적인 순간은 법의 요지를 설명해 주는 법보시 때라고 할 수 있다. 일상 법회에서는 법사스님이 법문을 하는 시간이고, 영적 존재에게 시식을 베푸는 의식에서는 지금 말하고자 하는 바로 이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법보시 이전에 진행되는 의식은 공양물을 질적 양적으로 변화하게 하여 영적 존재들에게 베푸는 의식, 또 그 전에는 영적 존재들로 하여금 심리적 물리적 변화를 이끌어주는 칭양성호의식이 있다. 그러니 보시의 세 단계인 재시와 무외시가 이루어진다. 이제 법보시를 할 차례이다.


팔만사천의 법문이라고 말해지는 불교의 진리, 이것을 다 말해줄 수는 없다. 그래서 요지만을 찾아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럼 법의 요지는 무엇일까. 물론 이때의 법은 가르침이라는 뜻이라기보다 ‘존재자체’라는 의미이나 그 둘을 다 아우른다. 그러므로 지금 말하고자 하는 법의 요지는 다른 것이 아니다. 존재자체[법]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존재의 실상은 ‘무상’하며 ‘무아’라는 것쯤은 누구나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걸 설해주는 것이다. 이 법의 실상을 알려주는 전통적인 방법의 하나는 바로 12인연법의 순관과 역관을 들려주는 것이다.


수륙재회 등 큰 의식에서는 대체로, 오묘한 법의 요체를 설하는 법보시 이전에 수계의식과 사홍서원의 발원의식이 먼저 행해진다. 이어 진리에 미혹하여 망령됨을 좇아 업을 따라 육도 사생에 표류하며 수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해주고, 12인연법을 일러줄 터이니 각자 이 법문을 듣고 바로 자성을 밝혀 영원히 윤회의 고통을 끊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12인연법의 순관을 설한다. “무명으로 말미암아 행이 일어나고 ~ 애착으로 말미암아 유[존재]가 생기고 존재로 말미암아 태어나게 되고, 태어나게 되어 늙고 죽고 슬픔 고뇌가 생긴다.” 이어 ‘무명이 사라지면 행이 사라지고, ~ 태어남이 사라지면 늙고 죽고 슬픔 고뇌가 사라진다’고 하며 역관법을 설하여 제행의 실상을 설명해 주어 존재들로 하여금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 법보시에 활용되는 게송이나 법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마도 종파의식이 반영되었다고 보인다. 수륙재회 같은 곳에서는 ‘법화경’ 게송이 활용되고 있고, 선교시식의식에는 반야게송과 화엄경의 광명각품 게송이 채택되고 있다. 

 

▲이성운 박사
현재 한국불교의 ‘관음시식’에는 ‘범소유상 개시허망~’ 하는 반야경 게송과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하는 ‘법화경’ 게송과 ‘제행무상 시생멸법~’ 하는 ‘열반경’의 3게송이 법보시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의식의 ‘거불의식’으로 선두에 있어야 할 ‘여래십호’가 근대로 와서 반야게송 다음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시급히 정정돼야 할 것이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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