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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주왕산 대전사

기자명 법보신문

주왕산자락 마지막 단풍
제행무상 가르침 설하네
천년전에도 이 같았을것

 

경상북도 청송군에 위치한 주왕산 대전사로 향하는 제86차 108산사순례(11월 21~23일), 이른 새벽 순례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려 주왕산 대전사 입구에 도착했다. 가을을 지나 겨울 초입에 들어서인지 단풍이 막바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보자 가을을 품고 있는 주왕산은 마치 불타는 듯 아름다웠다. 사계가 빚어내는 자연의 경이로움, 108산사순례가 아니고서야 어찌 이를 만나고 친견할 수 있겠는가. 불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에 분주하다. 그래도 기도순례를 올려야 하니 길을 재촉한다.


제10교구본사 은해사 말사인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고찰이다. ‘주왕내기’에 따르면 중국 당나라의 주도(周鍍)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에 쳐들어갔다가 크게 패하고 신라로 건너와 주왕산에 숨어들었는데 그 뒤부터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大典道君)의 이름을 따 ‘대전사’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군을 훈련한 곳으로도 이름나 있으며 조선중기에 불에 탄 것을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는데 백련암과 주왕암이 있다.


나와 주지 도홍 스님이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경내에 들어서자 보광전의 화려한 단청이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뫼산’(山)의 형상을 한 기암이 일행을 맞이한다. 은산(銀山) 절벽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또한 보광전 수미단은 화려한 연화문으로 가득하고 보좌 밑엔 세 마리의 호랑이가 앞발을 세워 부처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왼쪽 포벽에는 상서로운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의 주불이신 석가모니불을 옹호하는 여러 부처님의 모습도 그려져 있었다. 이렇듯 대전사는 주왕산의 아름다운 절경과 어울려 만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불심을 기도로 이끌었다. 천수경을 염송하고 사경과 안심법문을 거쳐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자비는 오른손이 다쳤을 때 왼손이 대신하듯 마음내지 않고 행함을 명심하겠나이다. 제가 일체중생을 열반에 들게 도왔다 하더라도 도왔다는 생각과 열반이란 생각마저도 내지 않겠나이다. 제가 보시할 때 색성향미촉법, 일체의 선입견 없이 보시하겠나이다.”(108참회문 68~70절)


불자들은 지난 한 달간의 생활을 참회하고 정성을 다해 열심히 살 것을 다짐했다. 기도를 한 뒤 법문이 이어졌다.

 

“여러분! 모두 하늘과 산을 보세요. 구름이 흐르고 산은 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런데 우리가 진심으로 느껴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은 사시사철 변하고 있다는 진리입니다. 저 하늘의 구름도 단 한순간도 머무는 바가 없으며 저 주왕산도 사계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가진 ‘불심’입니다. 108염주는 9년간 우리들이 빚어낸 ‘불심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오직 108산사순례에만 전념할 수 있으니 너무나 좋습니다. 우리 다함께 열심히 더욱 더 정진합시다.”

 

이어 주지 도홍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먼 길을 달려와 열심히 기도하시는 불자님들의 모습을 보니 감동스럽습니다. 이렇게 많은 불자들이 한꺼번에 이곳에 오신 일은 처음일 겁니다. 대전사는 주변경관이 빼어나고 몸에 좋은 약수가 사시사철 나오는 곳입니다. 돌아가실 때 약수 한 컵을 꼭 하시면 아마도 대전사의 아름다운 기운과 주왕산의 힘을 모두 받아 큰 복을 얻을 것입니다.”

 

▲선묵 혜자 스님

사흘간의 법회 동안 산사순례기도회는 농촌사랑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군장병 초코파이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나눔한마당을 펼쳐 보였다. 마지막 날 주지 스님은 북녘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음에 40kg들이 27가마를 보시하며 동참해 주셨다. 수행이나 나눔은 항상 실천으로서 더욱 빛을 발한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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