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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 종고 스님 편지글 섬세한 번역으로 읽기

  • 불서
  • 입력 2013.12.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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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대혜보각선사서’ / 대혜 스님 원저·일휴 스님 역주/ 정우서적

▲‘서장: 대혜보각선사서’

오늘날 선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간화선을 주창한 이는 중국 송나라 때 고승 대혜 종고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주 수행법이기도 한 간화선 창시자 종고는 열두 살에 출가해 혜제(慧齊)와 소정, 그리고 문준(文準) 등의 문하에서 참선 수행하며 불법의 도리를 깨치고 원오극근(圓悟克勤)에게 인가를 받았다.


종고는 이후 선(禪)을 보급하며 사대부들과도 폭넓게 교유했고, 그 인연으로 정치적으로 한 계파를 형성한 주전파의 주요 인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1126년에는 승상 여호문에게 불일대사라는 칭호와 자의를 받았고, 1137년에는 금과의 항쟁을 이끌고 있던 장준의 청으로 경산사에 머물며 가르침을 널리 펼쳤다.


그러나 1141년 고종의 신임을 받던 재상 진회가 주전파 장준 등이 갖고 있던 병권을 빼앗으며 주전파를 모함해 죽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 종고 역시 반역을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아 승적에서 제명되고 유배되기에 이르렀다.


그는 유배 기간에 스승인 원오극근의 어록을 모아 ‘정법안장’을 편찬하는가 하면 그동안 가르침을 펼치며 교유했던 불교 안팎의 많은 이들과 글을 통해 문답을 주고받았다.


그때 그 주고받은 문답을 중심으로 모아 엮은 것이 바로 ‘서장’이다. ‘서장’은 종고가 화두선으로 불리는 간화선을 제창하며 간화선의 창시자가 되고, 이후 많은 이들이 임제선풍을 이은 간화선 수행을 하게 되면서 수행자들에 필독서가 됐다. 때문에 시대에 따라, 그리고 각자 공부한 경지에 따라 ‘서장’을 풀이한 결과물들을 내놓으면서 오늘날까지 적지 않은 해설서가 선보이고 있다.


이 책 ‘서장: 대혜보각선사서’ 역시 한국 선 수행의 한 지침이 된 대혜보각선사의 편지글 65편으로 구성된 ‘서장’ 자세히 읽기다. 책은 미려하고 섬세한 번역, 자세하고 풍부한 주석을 곁들여 기존 해설서들과 차별성을 꾀했다. 또한 다양한 문법용례를 제시했으며 구결과 음을 달아 초보자라도 소리 내 읽다보면 서장의 원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원문 해설에 충실한 만큼, 기존 해설서보다 다정다감하거나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만이 갖는 특징들 덕분에 대혜 종고 스님이 편지글을 통해 매우 자상하고 간절하게, 때론 사정없이 채찍질을 가하기도 하면서 그 요지와 수행법을 낱낱이 일깨워 주었던 가르침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책을 번역한 일휴 스님은 1976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봄 범어사 한산화엄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이래 경전연구와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또 2005년부터 스스로 강원을 개원해 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동안 ‘초발심자경문’, ‘신행요집’, ‘치문경훈’, ‘신심명 증도가’ 등을 편역했다. 또 ‘불타석가모니’와 ‘화엄경’ 등을 만화로 펴내는 등 문서포교에도 관심을 갖고 불법전파에 전념하고 있다. 3만5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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