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정진
46. 정진
  • 법보신문
  • 승인 2013.12.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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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생각 막아주는 마음 업그레이드

사는 동안 쌓인 에너지
죽음 이후엔 선악 따라
다른 시공간으로 이어져
탐진치 줄이는 노력해야

 

요즘은 전세 값이 급상승해서 세를 주는 사람이나 구하는 사람이나 모두 사정이 어렵다고 한다. 알맞은 가격에 알맞은 집을 구해야 편안히 이사를 할 수 있다. 형편이 넉넉한 사람이야 값이 조금 더 비싸지든 싸지든 상관없을 것이다. 이사 자금이 부족하면 이사 가는 집의 공간이 작아질 뿐만이 아니라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가구들이 들어갈 공간을 잃게 된다. 결국 보이지 않는 많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고 죽는 일을 겪게 된다. 죽음은 시간의 선후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죽음 이후의 상황에 대해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3계안의 영역에서 윤회를 한다고 한다. 3계는 다시 6도, 즉 여섯 갈래로 나누어진다. 지옥·아귀·축생·인간·수라·천상이다. 이곳은 시간과 공간의 차원이 각각 다른 곳이다. 한번 태어나면 태어난 차원 안에서 이동을 하며 살다가, 죽는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업의 에너지와 상응하는 곳으로 차원이동을 한다는 말이다. 사는 동안의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가 현재생의 업 에너지가 된다. 과거생의 업 에너지에 현재생의 업 에너지가 더해져 업의 성격이 정해지면, 그 에너지의 특성에 맞는 차원으로 죽는 순간 이동을 하게 된다. 또 자기 나라를 벗어나 외국으로 이민을 가듯, 3계를 벗어나 더 높은 차원으로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해탈이라고 한다. 3계안의 괴로움의 속박을 벗어나는 것이다. 현재도 잘 살고 미래도 잘 살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행품 경문을 보자.


“옷을 정리하고 허리띠를 맬 때면, 중생들이 선근을 잘 단속하여 잃어버리지 않기를 발원해야 한다.”


‘옷을 정리하고 허리띠를 맨다’는 것은 앉았다 일어서거나 서 있다가 앉을 때 옷매무새가 흩어지기 쉬운데, 그것을 다시 가지런히 정돈하고 매 둔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동서를 막론하고 옷을 입는데 끈을 많이 사용했다. 옷은 바지를 입어도 허리와 발목을 매어야 했고, 웃옷을 입어도 끈으로 매어서 고정시켰다. 우리의 한복 두루마기나 저고리는 끈을 옷에 붙여둔 모양이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단추와 지퍼 그리고 벨트와 고리를 이용해서 쉽고 단정하게 매도록 되어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편리하게 발전했다.


‘중생들이 선근을 잘 단속하여 잃어버리지 않기를 발원해야 한다’는 것은 선근은 3선근을 근본으로 한다. 그리고 3선근과 상반되는 것이 3불선근이다. 3선근과 3불선근은 우리가 윤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알아차리든 못 알아차리든 상관없이 6갈래의 차원으로 윤회를 한다. 이것을 6도 윤회라고도 한다. 우리를 윤회하는 코스로 이끌어가는 에너지를 인업(引業)이라고 한다. 이번 생의 차원에서 다음 생의 차원으로 차원이동을 이끄는 업인 것이다. 3선근을 잃어버리면 3불선근이 세력을 얻는다. 그 결과 사람이 성내는 에너지가 넘쳐서 몸과 말과 마음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지배하면 악행이 만연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그 성내는 악한 에너지의 인도를 받아 다음 생에는 그 성내는 에너지와 상응하는 차원인 지옥에 태어난다고 한다. 탐내는 에너지가 넘쳐서 악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그 탐내는 에너지의 인도를 받아 다음 생에는 그 탐내는 에너지와 상응하는 차원인 아귀도에 태어난다고 한다. 아귀도는 만성적인 기아로 고통을 받는 존재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어리석음의 에너지가 넘쳐서, 선한 것과 악한 것 그리고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분별하지 못한다. 원인이 되는 것과 결과가 되는 것을 구별하지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그저 동물적인 욕구와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에너지의 인도를 받아 다음 생에는 그 어리석은 에너지와 상응하는 차원인 축생도에 태어난다. 축생은 사람과 차원을 함께하는 것도 있고 차원을 달리하는 것들도 있다. 3불선근의 에너지가 넘치면 현생에서는 악업을 짓고 다음 생에서는 더욱 커다란 고통을 받게 된다. 수행의 일차적인 목표가 인간의 차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수행을 생각조차 해볼 수 없는 괴로움이 연속되는 삶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3선근을 잘 챙기지 못하면 어느 사이에 3불선근의 삶을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선근을 잘 단속하여 잃어버리지 않기를 발원해야 한다’는 말은 3선근인 탐내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어리석지 않는 상태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비단 물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더 순도를 높여 실천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다듬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자신을 다듬어 나가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한다.

 

▲도암 스님

3선근을 실천하는 사이에 3불선근이 끼어들지 못하게 하면서, 물러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면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인간이나 천상의 과보를 받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3계를 벗어날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의 형편에서 조금씩이라도 업그레이드하는 삶을 살기를 발원한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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