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계사년 마지막 순례
188. 계사년 마지막 순례
  • 법보신문
  • 승인 2013.12.1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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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시작의 다른 말
올 마지막은 신원사 순례
초심 되새기는 법석될 것

 

2013년 계사년의 마지막 ‘108산사순례’를 공주시 계룡산에 위치한 신원사로(12월13~14일) 떠난다. 누구든 그렇지만 언제나 한 해를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한해 동안 번뇌와 망상을 버리고 염념(念念)의 마음고요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부처님이 계신 산사를 순례하면서 참회와 기도를 했다. 그 와중에 마음의 행복을 얻은 이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며 지금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은사인 청담 큰스님께서는 평소 기도방법에 대해 신도들에게 많은 법문을 하셨다. 그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리라.


“기도는 자기 생명 속에서 깊이 선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자신의 생명 속 깊이 염(念)을 하여 형(形)의 세계로 나타나게 구하고자 하는 것이 기도인데 예를 들면 ‘나의 고통스런 병을 낫게 해세요’하고 기원했다면 먼저 나는 고통스러워지고 그 다음에 고통에서 해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확실히 구하려는 것을 얻고, 자각을 가진 상태에서 기도하면 성취되는 것이 기도의 법칙입니다. 그러므로 염불과 기도는 부처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순례에 함께하는 불자들은 이러한 큰스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고 기도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말하자면 아무런 서원도 없이 무턱대고 기도를 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108산사순례를 떠날 때도 간절한 서원을 마음속에 한 가지씩 새기고 떠나야 한다. 그래야 순례의 성취도 배가 된다. 간절함이 없는 기도는 그에 대한 가피도 얻을 수 없다. 비유하자면 소가 수레를 이끌 때 수레가 가지 않으면 소를 채찍질해야 가는데 수레를 채찍질 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수레는 육신이고 소는 곧 마음이다. 108산사순례의 가장 큰 목적은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데 있듯이 우리의 주인공인 ‘마음’을 관찰하고 열심히 기도를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기도의 방법을 단 한 번에 숙지하고 수지하기란 힘들다. 하지만 우리 회원들은 지난 7년여 동안 일심(一心)으로 기도를 해왔기 때문에 능히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산사순례를 다니고 기도를 하였다고 해도 일순간의 방심은 금물이다. 매달 산사순례를 떠날 때는 항상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경건하고 간절한 자세로 순례에 나서야 한다. 재미난 일도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기 마련이다. 기도는 흥미나 즐거움 등 그런 것이 아니기에 진심으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간절함의 표출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옛날 우리 선사들이 회향하셨던 ‘만일염불’이나 ‘천일기도’도 그런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문제는 모두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 우리 회원들은 모두 ‘상근기’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불교의 근기는 곧 ‘끈기’를 말한다.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강한 기도의 정신을 가진 사람은 ‘상근기’에 있는 사람이고 턱없이 자신감이 부족하여 매사에 끈기가 없고 정신력이 미약한 사람은 ‘하근기’에 있는 사람이다. 마음은 상근기인데 행동은 하근기에 있다면 지난 순례의 성과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수 있다. 핵심은 역시 ‘실천’이다. 자비의 마음이건 수행의 원력도 바로 실천으로 완성할 수 있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하는 기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상근기인가 하근기인가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순례 회원들은 항상 이를 깊이 명심하고 실천하였으면 한다.

 

▲선묵 혜자 스님

계사년 순례의 마지막 도량인 계룡산 신원사, 그곳은 나라와 민족의 안녕을 기원했던 중악단이 있는 성지 중의 성지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에 계사년 마지막 순례의 끝을 계룡산에 상주하시는 일체 불보살님의 증명으로 회향하는 것도 그 의미가 남다르리라.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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