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환경위, 故 유한숙 어르신 추모재 봉행
조계종 환경위, 故 유한숙 어르신 추모재 봉행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3.12.1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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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밀양 영남루계단서

 원전 증설계획 철회 촉구

“원전, 세계적인 사양산업”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목숨을 던진 고(故) 유한숙 어르신의 추모재를 봉행한다. 덧붙여 정부의 원자력발전 증설계획의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환경위는 12월16일 “고 유한숙 어르신의 추모재가 12월21일 오후 6시 밀양 영남루계단에서 조계종 환경위 주관으로 봉행된다”고 밝혔다. 유 어르신은 지난 2일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자신의 집 부엌에서 농약을 마신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나흘 만인 6일 새벽 숨졌다. 유 어르신은 음독 후 “살아서 송전탑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농약을 마셨다”고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 환경위는 “경제규모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많은 전기수요는 송전탑의 건설을 부르고, 송전탑은 밀양과 같은 주민의 저항을 부르고 있다”며 “재생가능 에너지는 세계 꼴찌이면서 재생불가능한 원자력과 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밀양 송전탑은 신고리 원전 3·4·5·6호기 건설을 위한 것으로 주민들의 반대와 대안 제시도 무시한 채 공권력에 의지해 강행되고 있다”며 “환경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12월11일 발표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원전증설계획 유지 방침을 강력히 반대하며, 세계적 사양산업인 원자력발전 계획을 철회하고 에너지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전력수요의 관리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의 전력정책 재고를 촉구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다음은 조계종 환경위원회 성명 전문.

-원자력은 사양산업이다. 이제는 탈원전으로 정책을 전환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3년 12월 11일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공청회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경찰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는 가운데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가 있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발표된 내용 중에는 원자력 비중을 현재의 26%에서 29%로 늘린다는 내용과 전기수요를 증가시킨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이렇게 되면 원전의 개수는 당연히 증가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23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고, 5개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신고리, 신한울, 삼척과 영덕의 신규부지에 약 14개의 원전을 더 짓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계획이었는데, 이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또한, 전 정권의 원전증설 계획을 거의 변함없이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명백히 세계적 추세에 반하는 잘못된 계획이다.

 

전 세계의 원자력발전소는 지난 25년 간 그 수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이 꾸준히 원전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후된 선진국의 원전들이 폐쇄될 것으로 보이고, 그만큼의 원전을 개도국들이 지어낼 수가 없어서 세계의 원전 개수는 향후 30년에 걸쳐서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야말로 원자력은 사양산업이 되어 가고 있다.

 

선진국들이 원전개수를 줄일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전기수요관리에 성공하였고, 둘째는 지속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 유럽 등 선진국들은 전기수요를 잘 관리해서 더 이상 전기수요가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선진국들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하여 전기를 생산해왔다. 이 재생가능에너지의 성장은 현재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전 세계 전기생산량의 20% 정도를 재생가능에너지로부터 얻고 있다.

 

이와 같이 선진국들이 에너지 효율화사업과 재생가능에너지 개발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반대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양산업이며, 위험잠재력이 높은 원자력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수요관리도 실패하여 일인당 전기수요는 세계 3위이고, 작은 국토이면서도 원전 개수는 세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약 20년 후에는 일인당 전기사용량이 세계 1위, 원전개수는 세계 2-3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보여준 원자력의 위험성을 확인하고 많은 나라들이 그간의 탈원전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아무런 반성 없이 잘못된 관행을 추종하며, 대안없는 원자력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원전은 수명연장을 하고, 수많은 신규원전을 지을 계획이며, 기술도 확보되지 않은 고준위 핵폐기장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경제규모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많은 전기수요는 송전탑의 건설을 부르고, 송전탑은 밀양과 같은 주민의 저항을 부르고 있다. 재생가능 에너지는 세계 꼴찌이면서 재생불가능한 원자력과 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세계적 추세가 탈원전을 지향하며, 선진국들이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각국의 전기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이와 같은 근원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세계적 추세에 맞게 재결정해야 한다.

2. 선진국들의 큰 흐름을 따라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3. 경제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전기수요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4. 지속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2013년 12월 16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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