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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장엄염불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명호 지극히 염송하며
아미타 극락세계에 나기 발원
진리 마음속에 새기려는 의식


장엄염불은 글자 그대로 염불을 장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염불을 장엄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왜 장엄하며, 어떻게 장엄할까. 염불에는 부처님의 실상을 마음속에 떠올리는 실상염불과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소리 내어 염송하는 칭명염불, 아미타 부처님의 상호를 관상하는 관상염불 등이 있다.


보통 시식의식에서 장엄염불은 법보시가 끝난 다음에 시설된다. 무외시, 재시, 법시가 끝나면 이제 초청한 이[영적 존재]들이 돌아갈 시간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디로 돌아갈까. 온 곳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다른 어떤 곳이 있는가. 이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러기에 앞서 지금 돌아가야 할 분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 이분들은 온 곳이 제각기 다 다르다. 지옥에서 온 분도 있고, 외롭게 떠돌던 고혼도 있고, 머물고 있던 법계가 다 다르다. 이것을 청할 때를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초지일관 이들에게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세계에 가서 나기를 발원한다.


그렇다. 지금, 법 보시까지 마친 이들은, 어디서 왔던 간에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세계로 가서 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세계에 가서 나기를 발원하려면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지극한 마음으로 염송해야 한다. 이 염송의식이 바로 장엄염불이다. 오늘 청한 이들이 아미타 극락세계에 나도록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다 보니, 조금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 염송에 앞서 게송으로 염불을 장엄하고 있다. ‘극락세계 십종장엄 나무아미타불 법장서원수인장엄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며 여러 가지 발원과 게송들을 염송하며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것이다.


이 장엄염불을 ‘작법귀감’(1826)에서는 ‘정토업’이라고 하여 그 의미를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정토업은 정토에 태어날 선업을 닦는다는 뜻이다. ‘통일법요집’(2003)에는 주로 현교의 게송으로 장엄염불을 하고 있지만, ‘석문의범’(1935)에까지만 해도 현교의 장엄염불이 끝나고 나면, 무량수불설왕생정토주, 결정왕생정토진언 등 밀교의 제 진언이 이어지고, 계수회향게송으로 마감된다. 현교의 게송과 밀교의 진언으로 장엄염불, 다시 말해서 정토왕생을 발원하는 선업을 닦고 있는 의궤가 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에 오면 이 밀교의 정토왕생 게송에만 ‘정토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면서 그 이후의 의식에서는 ‘정토업’은 ‘장엄염불’과 좀 다른 기능인 것인 양 여겨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장엄염불에 쓰이는 게송들은 선적인 문예 미학이 뛰어나 많은 행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 중 대표적인 한 게송인 정대게송의 미를 감상해보자.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신위상좌변삼천(身爲牀座遍三千) 약불전법도중생(若不傳法度衆生)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 설령 오랜 세월 동안 경전을 머리에 이거나 몸으로 평상을 삼아 삼천세계의 부처님께 예경할지라도 법을 설해 중생을 건지지 않는다면 끝끝내 부처님의 은혜를 갚지 못하는 자’라 하고 있다.

 

▲이성운 박사
이 게송을 보면 장엄염불은 전법하여 중생을 건지는 데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경전을 머리에 이는 정대불사의 본질은 바로 장엄염불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는 것이다. 초청한 이들과 우리 모두 서방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장엄염불은,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깨달음을 이루는 첩경임이라고 정대게송은 다시 한 번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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