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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말처럼 힘찬 새해 열어가길”

  • 교계
  • 입력 2013.12.24 12:32
  • 수정 2013.12.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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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신년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푸른 말처럼, 국민 여러분과 사부대중들께서도 새해를 힘차게 열어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불기2558(2014)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국민들의 용기와 희망을 축원하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아침 햇살 가득한 골목길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생동하고, 까치들이 멀리서 오는 손님을 먼저 맞이하느라 노래 소리가 높다”며 “반가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축원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나라 안팎으로 화해와 상생의 물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며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과 화해의 기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화해의 마음이면 기로에 선 민주주의는 활로를 찾을 것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것으로써 빛을 발하는 협동과 공존의 대안경제가 열릴 것”이라며 “비움과 나눔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현란함과 숫자로 이름 지어진 허명을 쫒아 동분서주하기 보다는, 진실과 화해의 새 길을 여는데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으자”며 “국민 다수의 행복과 평화를 가져올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다음은 자승 스님 신년사 전문.

진실과 화해의 큰 길로 나아갑시다! 

 갑오년 새아침입니다.

올해는 자유와 변화, 그리고 희망의 푸른 말, 청마(靑馬)의 해입니다.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푸른 말처럼, 국민 여러분과 사부대중들께서도 새해를 힘차게 열어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부처님은 모든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하여, 화쟁과 중도의 가르침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원효스님과 마하트마 간디, 그리고 만델라 등 인류의 지성들이 이 길을 이어왔습니다.

 

 그분들이 온 몸으로 보여준 지혜와 자비의 울림은 우리들 가슴 속에 큰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류에게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역사 이래로 가장 풍부한 물질을 누리고 있음에도 경제불황과 양극화, 끊임없는 분쟁과 자연재해 등 전 지구적인 고통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에서도 바다영토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긴장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남북한은 정전 60년이 지나도록 평화체제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 안밖으로 화해와 상생의 물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자본가와 노동자 등으로 편을 가르기라도 한 것처럼, 대립하고 갈등하여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과 화해의 기운이 절실합니다. 옛 말씀에 바보 셋이라도 서로 모여서 의논 하면 문수보살의 지혜가 나온다 했듯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 종단의 주인인 사부대중이 서로 마음을 모아 지혜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한 일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나만의 것은 아닙니다. 바람과 햇볕과 이웃의 사랑이 있어야 내가 있습니다. 불행한 이웃을 두고 내가 행복할 수 없으며, 나와 이웃이 함께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입니다. 

내 옳음 속에도 빈틈이 있고, 상대방의 그름 속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습니다. 서로 한 발짝씩 다가가고 손을 잡으면 못 이룰 행복이 무엇이며, 못 이룰 평화가 어디 있겠습니까! 과도한 욕심과 잘못된 성냄에서 벗어나, 진실의 눈과 자비의 손길로 우리 스스로를 살펴야 합니다. 

진실과 화해의 마음이면 기로에 선 민주주의는 활로를 찾을 것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것으로써 빛을 발하는 협동과 공존의 대안경제가 열릴 것입니다. 타인을 존중하기에 내 마음을 비울 수 있으며, 남이 남이 아니기에 나눌 수 있습니다. 비움과 나눔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올해는 현란함과 숫자로 이름 지어진 허명을 좇아 동분서주하기 보다는, 진실과 화해의 새 길을 여는데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읍시다.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천심인 민심을 형성하고, 합리적인 민심이 우리 사회의 공론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마당을 열어갑시다. 그 마당에서 진실과 화해의 물꼬를 내어, 국민 다수의 행복과 평화를 가져올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해 나갑시다. 

맑은 기운, 밝은 기운이 가득한 새해가 떠올랐습니다.

아침 햇살 가득한 골목길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생동하고, 까치들이 멀리서 오는 손님을 먼저 맞이하느라 노래 소리가 높습니다. 반가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다시 한 번 축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불기2558(2014)년 갑오년 새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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