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복 [끝]
48. 복 [끝]
  • 법보신문
  • 승인 2013.12.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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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몸으로 부처님 법 만난 인연이 복

불법 담는 그릇 계행·복덕행
고층 건물에서 기초와 같아
수행 잘했어도 효과 없다면
계행·복덕행 스스로 점검해야

2013년이 저물어간다. 정행품 강의 마지막 원고를 쓰는 시간이 되었다. 141가지 발원 가운데 39가지 발원만 함께 읽었다. 원고를 마감할 시간이 다 되었고 아쉬움이 남는다. 정행품의 발원은 어느 한 가지라도 그 의미가 깊지 않은 것이 없다.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보살의 위대한 발원을 일으킨다. 이 정행품의 발원 모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수승하고 미묘한 공덕을 성취할 수 있다. 141가지 발원 모두가 아니라, 그 가운데 몇 가지만을 실천하더라도, 그 공덕이 대단히 클 것이다.


정행품의 발원은 유위법과 무위법 가운데 유위법에 속한다. 유위심으로 유위의 발원을 하여, 우리에게 있는 집착과 분별과 망상의 번뇌를 끊는다. 이 모든 번뇌를 끊는,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매우 고명한 보살의 수행법이다. 그리고 중생을 교화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이 수행법을 실천하면 수승하고 미묘한 과보를 얻게 되는데, 그 과보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 다음 차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원교 초주(初住)의 경지, 즉 망상이라는 근본 무명이 끊어지고 무명의 습기만 남아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일반적으로 견성을 한 단계라고도 한다. 이 단계부터는 무명은 이미 끊어졌으니, 무명의 습기를 지워나가는 원교보살의 대수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덕운 비구라는 선지식을 만나는 경지가 된다. 유위의 발원으로 유루의 번뇌를 모두 끊고 무위의 경지에 들어가는, 수승하고 미묘한 공덕을 이루는 보살 수행법이다. 정행품 마지막 경문을 보자.


“불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마음을 쓴다면 일체 수승하고 미묘한 공덕을 얻을 수 있다. 일체 세간의 여러 하늘·마왕·범왕·사문·바라문·건달바·아수라 등과 그리고 일체 성문과 연각에 의해 동요당하지 않을 것이다.”


경문에서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마음을 쓴다’는 것은 정행품의 발원을 실천하는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정행품의 내용을 요약하면 계정혜 3학이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이 계행과 복덕행이다. 우리가 사람 몸을 받고 불법을 만났다는 것은 대단히 큰 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 복을 우리가 담아낼 수 있는가 없는가는, 우리에게 계행과 복덕행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있다.

 

부처님은 처음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사람들에게 계행과 복덕행을 닦도록 가르친다. 불교 수행의 기본이고 기초가 된다. 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우리가 계행과 복덕행이라는 좋은 그릇을 넉넉하게 가지고 있으면, 부처님의 좋은 가르침을 얼마든지 담아내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열심히 부처님의 법을 공부하였는데도 성취가 없다면, 우리의 계행과 복덕행이 원만한지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법도 올바른 기초 위에 올바른 방법으로 쌓아올리지 않았다면, 노력이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와 공허감이 들 수 있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한 것이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불법을 배워도 영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불법을 배워도 영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초를 소홀히 하거나 빼놓고 높은 단계의 것만 배웠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계행은 인업(引業)이 되니, 즉 우리가 윤회를 할 때 우리를 이끌어서 우리의 업에 어울리는 차원으로 이끌어가는 업이다. 계행이 높으면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고 낮으면 낮은 차원으로 내려간다. 가장 낮은 차원은 지옥이고 괴로움이 가장 크다. 복덕행은 만업(滿業)이 된다. 만업은 생활의 수준을 결정한다. 복덕행을 대표하는 것은 보시다. 보시는 베푸는 행위고 크게 3가지가 있다. 보시의 행위에는 과보가 따른다. 재물을 보시하면 재물 복을 받고, 지식과 정보를 보시하면 총명지혜의 과보를 받는다. 두려움을 없애주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주는, 무외보시를 하면 건강장수의 과보를 받는다. 계행과 복덕행을 잘 짓고, 자신이 지은 행위에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유위의 복을 무위의 공덕으로 승화시킨다.


정행품에서는 스스로도 실천하고 모든 중생이 함께 실천하기를 발원도 한다. 기초 가운데 기초인 계행과 복덕행이 원만하고 견고하면, 우리는 세세생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고 많은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불법의 인연을 만나 수행을 하여 선정과 지혜를 성취하면, 스스로도 이롭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모범이 된다.

 

▲도암 스님

자기를 이익 되게 하는 것과 똑같이, 다른 중생들도 이익 되게 하는 위대한 마음을 쓰는 사람은, 3계를 벗어나고 아라한과 연각의 경지를 넘어가게 된다. 그리하여 ‘일체 세간의 여러 하늘·마왕·범왕·사문·바라문·건달바·아수라 등과 그리고 일체 성문과 연각에 의해 동요당하지 않을 것이다.’ 현수품의 수승하고 미묘한 공덕을 우리 모두의 공덕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발원하며 마지막 이야기를 마친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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