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보호는 종교계 의무”
경찰, 조계사 병력 배치 검문 강화
수서발 KTX의 별도 법인 설립에 반대하며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가 12월24일 저녁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로 피신했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지난 22일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 진입을 피해 잠적한 상태였다.
조계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계사로 피신한 철도노조원은 지명수배된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일반노조원 4명이다. 이들은 현재 조계사 설법전에 머물고 있으며 주변에 조계사와 총무원 호법부 관계자 등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 중이다.
조계사 한 관계자는 “철도노조원들은 24일 밤 10시께 조계사에 들어왔다. 사전에 어떤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종교계가 의무”라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노조원들이 조계사에 머무르는 한 강제로 내보내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계사는 지난 2010년 현대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직장폐쇄 사태와 관련해 지명수배된 노동자들이,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관련 수배자들이 조계사에 피신한바 있다.
한편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병력을 배치해 검문검색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교성지인 조계사의 강제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철도노조원들의 장기농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