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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존경심 바탕 수행·출판·문화로 관심 확대

  • 새해특집
  • 입력 2014.01.02 13:26
  • 수정 2014.01.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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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 한국불교를 물들이다]1. 티베트불교 확산 현상

▲ 달라이라마 친견을 서원한 한국불자들이 다람살라

티베트불교가 한국사회, 특히 한국불교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라이라마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 티베트불교에 대한 관심은 수행은 물론 출판, 학술,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법보신문은 새해를 맞아 한국불교에 넘실거리기 시작한 티베트불교의 물결을 각 분야별로 살펴보고 향후 연착륙 가능성을 전망했다. 편집자 

“용서해라, 그래야만 진정으로 행복해진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비폭력 노선을 견지하며 티베트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40여 년 동안 티베트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주력한 공로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달라이라마의 이 말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티베트불교로 집중시켰다. 이후 티베트불교는 전 세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고, 그 여파로 오늘날 티베트를 소재로 한 서적, 영화, 음반 같은 문화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이루고 있다.

제14대 달라이라마 텐진가쵸에 대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한 티베트불교 신드롬이 지구촌 곳곳에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회, 특히 한국불교에도 티베트불교의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티베트불교가 한국불교를 서서히 물들이는 듯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티베트불교는 이미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튼튼한 조직력과 독특한 인프라를 함께 갖춘 대중적 종교로 서구사회에 자리 잡았다. 비록 중국에 나라를 빼앗기고 아직까지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지만, 티베트불교는 지구촌을 무대로 도약하는데 성공했고 그 여세를 몰아 관세음보살의 이상을 펼쳐 보일 준비를 끝냈다.

서구에서 분 신드롬 현상
한국불교에도 연착륙 중

달라이라마 친견법회에
한국불자들 발길 이어져

한국스님 티베트불교 수계
린포체 초청 법회도 증가세

오늘 이 시간 그 관세음보살의 이상 실현을 위한 티베트불교의 발길이 한국불교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는 애써 과거사를 외면하고 있으나, 이미 고려시대에 26대 충선왕이 3년간 티베트에 머물며 수행한 경험이 있고 몽골에서 전래된 불교가 다름 아닌 티베트불교였으니 두 번째로 티베트불교 유입을 맞게 된 셈이다. 그러나 그 강도는 미풍에 그쳤던 고려시대와 달리 곳곳에서 강풍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일본에서 열린 달라이라마 친견 법회에 참석해 법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한국불자들이 다람살라로 달라이라마 친견법회를 다녀왔고, 티베트불교를 배우고자 그곳에 정착한 이들도 생겨났다. 뿐만아니라 국내에서는 중국과의 외교문제로 달라이라마 초청이 어려워지면서 달라이라마를 친견하기 위해 일본에서 열리는 달라이라마 대중법회를 찾는 이들도 있고, 각 종단과 사찰은 아예 티베트불교 각 종파의 린포체를 초청한 법석을 마련해 법을 청하고 티베트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을 정도다.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 광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는 점에서 그 열기는 더해갈 전망이다.

지난 1992년 중국의 문호개방과 더불어 한국불교에 넘실거리기 시작한 티베트불교의 물결은 먼저 다양한 책을 통해 그 수위를 높였다. 달라이라마 관련 서적이 13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고, 그 외에도 티베트불교의 역사나 인물·경전 등을 이해할 수는 서적들도 70종을 넘어선 상황이다. 뿐만아니라 티베트불교 수행 및 명상법이 서구사회에서의 뇌과학 연구결과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관련 서적이 국내에도 적지 않게 소개됐고, 티베트 땅을 밟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내국인들에 의한 티베트 여행서 및 티베트불교 순례서까지 발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서적을 통해 티베트불교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고, 한편으로는 한국불교 스님들이 직접 티베트불교의 계를 받기도 하는 등 티베트불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박물관, 연구소, 전문여행사, 티베트풍 음식점 등이 생겨나고 온라인상에서 티베트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티베트불교가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불교 속에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본격적으로 티베트 스님들이 국내에서 직접 한국불자들을 지도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부산 한국티베트불교사원 광성사와 서울티베트불교문화센터다. 이 두 곳은 티베트 스님들이 직접 지도하고 있어서 경전과 책을 통해 접해왔던 티베트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일거에 해소해 주고 있다.

티베트불교는 달라이라마가 이끌고 있는 겔룩파를 비롯해 카르마파를 중심으로 한 카규파, 사캬틴진 린포체가 이끌고 있는 사캬파, 파드마삼바바를 종조로 하는 닝마파 등 4대 종파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전법 활동 중이거나 공부하고 있는 대략 15명 정도의 티베트 스님들은 이들 4대 종파 가운데 겔룩파 소속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부산 광성사와 서울센터는 티베트불교 공부를 원하는 대중들에게 티베트어와 경전을 강의하고, 문답시간을 갖는가 하면 람림을 중심으로 한 수행을 가르치고 있다. 티베트 스님들이 이처럼 티베트에서의 교육방식 그대로 경전을 함께 공부하고 람림의 수행차제에 따라 기초수행자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대로의 티베트불교를 전하기 위해서다.

최근 재가수행도량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티베트불교 수행프로그램이 개설되고 있는 가운데 대장경의 핵심으로 불리는 람림수행이 인기다. 여기서 하사도, 중사사, 상사도의 차제는 깨달음으로 가는 올바른 순서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러한 람림의 가르침은 결국 모든 수행자들이 윤회의 세계를 벗어나는 해탈뿐만 아니라 큰 보리심, 대자비심,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성불에 이르는 수행이다. 광성사 소남 스님과 서울센터 중네 스님 모두 이 람림 수행을 지도하면서 한국불자들에게 티베트불교를 전하고 있다.

서적이나 수행체험 등이 일반 불자들 사이에서 티베트불교 붐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면서 티베트불교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적 연구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리고 이 티베트불교 연구는 수행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맞물리면서 티베트불교가 한국사회에 연착륙하는데 있어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티베트불교 연구는 1977년 국제티베트학회가 조직된 이후 관련 전공자들이 국경을 넘어 학술적 교류를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2013년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티베트학회 제13차 세미나에는 500여명의 티베트학자들이 참석할 정도로 규모도 성장했다. 이때 차상엽 박사를 비롯해 한국 학자들도 5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국내에서의 티베트불교 연구는 1980년대 정태혁 교수가 티베트어와 밀교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면서 관심이 증가했다. 이후 허일범, 양승규, 김성철, 안성두, 정성준, 양정연, 심혁주, 차상엽 등의 학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구에 참여해 연구 분야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티베트불교 관련 연구는 과거에 비해 연구자들의 자료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지고, 국외로 망명한 티베트 학승들로부터 직접 배우는 것이 가능하게 되면서 한층 더 증가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관련 연구자가 늘어나고 결과물도 풍성해 질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출판, 수행, 학술, 문화 등 각 영역에서 티베트불교의 파고가 한국불교를 넘어설 수 있었던 데는 달라이라마와 더불어 서구사회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티베트불교는 1967년 처음으로 영국 북부에 삼예링이라는 사원을 설립해 서구사회에 본격적으로 그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 단지 10여개에 불과했던 티베트명상센터는 이후 수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며 2010년에 미국 내 거의 모든 도시에 하나씩 있을 정도로 확산됐다. 미국에서 티베트불교를 접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일상의 일부처럼 된 것이다. 이러한 일을 만든 원동력은 다름 아닌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티베트불교 스승들의 활동이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비롯해 달라이라마의 메시지가 담긴 책들이 동네 상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이라마에 대한 존경심이 커진 가운데 여러 스님들의 활동이 티베트불교의 확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티베트불교에서 서열 3위로 알려진 카르마파, 30대 후반으로 티베트불교의 떠오르는 별로 불리는 민규르 린포체, 달라이라마의 프랑스어 통역을 하는 등 티베트불교계의 엘리트 스님으로 일컬어지는 마티유 리카르 등 비구 스님들이 중심에 있다. 또 전 세계를 순회하며 법문을 하고 수행을 지도하는 텐진 팔모, 미국 버지니아주 세난도 산맥에 로터스가든이라는 사원을 설립하고 널리 가르침을 펴는 제쭌 칸드로 린포체, 시적 감수성과 따스한 언어를 통해 대중의 고통에 다가가는 페마초드론 등의 비구니 스님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스님들 대부분이 한국을 방문해 법석에서 티베트불교를 전했고, 그들이 지은 책은 서점가에서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티베트불교의 물결은 이렇게 달라이라마를 비롯해 여러 지도자들의 활동에 힘입어 수행, 출판, 학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불교를 넘실거리고 있다. 이제 “이타행으로 나아갈 뿐 결코 스스로를 위해 열반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티베트불교가 더욱 거센 물결을 일으키며 한국불교에 녹아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27호 / 2014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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