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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K-Pop 열풍 다음 주자는 국악이라오”

  • 새해특집
  • 입력 2014.01.05 01:31
  • 수정 2014.01.08 10:53
  • 댓글 2

우리소리 세계화 꿈꾸는 국악소녀 송소희

5살 때 처음 접한 경기민요에
재능 보이며 ‘국악신동’으로

작고 가녀린 몸서 뿜어내는
맑고 구성진 소리로 인기

해외 무대 열광적 반응 보며
국악의 세계화 가능성 느껴

현대음악 접목된 국악 위해
피아노·기타·작곡까지 배워

어려서부터 찾은 수덕사는
내 집 못지않게 편한 공간

올해 ‘송소희 첫 음반’ 출시
“국악 관심에 요즘 가장 행복”

▲ “평소 치마를 즐겨 입지 않지만 한복을 입을 땐 참 편하다”는 소희는 “우리 소리 뿐 아니라 한복의 아름다움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운 한복을 입은 앳된 소녀가 신명나게 민요를 부르는 한 통신사 광고가 2013년을 강타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구성진 목소리와 깜찍한 몸짓으로 우리 가락을 노래하는 이 소녀는 광고 하나로 단박에 국민여동생이 됐다. ‘아니라오~’라는 유행어까지 낳은 광고 속 주인공은 바로 열일곱 살 국악소녀 송소희다.

2008년 KBS1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대상, 2010년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수상한바있는 소희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KBS 2TV '남자의 자격' 등에 출연해 뛰어난 국악 실력으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CF와 TV 출연으로 주가를 높이며 국악계의 아이돌로 떠오른 소희로 인해 국악계는 물론, 방송과 광고 그리고 공연계까지 들썩이고 있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송소희를 서울의 한 공연 대기실에서 만났다. 국악을 처음 시작한 5살 때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했으니 경력 1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공연자다. 하지만 무대 뒤 소희 는 “아직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 하겠다”며 배시시 웃는다.

세살 때부터 미술과 피아노를 접한 소희는 예술 방면에 다분한 소질을 보였다. 특히 다섯 살 때 접한 국악, 그 중에서도 맑은 소리의 경기민요에 대한 습득은 놀라울 만큼 빨랐다.

“에이~. 천재성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저 남들보다 훨씬 빨리 익히다 보니 그만큼 연습량도 많았던 거죠. 워낙 어릴 때부터 국악을 접하다보니 이제는 꽤 익숙해진 편이구요.”

무대 위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 대신 겸손해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앳된 소녀다.

올해 열일곱, 고등학생인 소희의 일과는 여느 학생들과 다를 바 없다. 물론 매일 학교 수업 후 공연 연습을 하지만 대학진학을 위해서는 학업도 결코 소홀할 수 없다. 특히 통신사 CF가 인기를 끌고부터는 행사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학교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평일 행사는 가급적 피하는 편이다. “지금은 학교가 1순위”라는 소희의 가장 큰 고민거리 역시 대학 진학 문제다. “요즘 전공 선택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소희는 뾰루뚱히 입을 내민다. 소희 가 좋아하는 과목은 한국사다. 국악과 관련이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악을 더 널리 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소희의 꿈은 국악을 한국 뿐 아니라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도 크지만 사람들이 우리 전통 음악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악을 하면서도 작곡과 피아노, 기타를 배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서양 음악과 접목된 국악을 선보일 수 있다면 서양 악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국악이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전통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끌어안고만 있어서는 대중화가 될 수 없잖아요. 무엇보다 국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요.”

대중적인 국악을 꿈꾸고 있지만 그 출발은 어디까지나 ‘전통’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소희의 소신이다. 특히 해외 공연 무대에서 발견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국악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흔들리지 않는 전통’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아리랑’을 부르는데 외국인들이 내내 ‘원더풀’을 외치며 눈물까지 흘리더라고요. 그만큼 우리 소리 안에 힘이 있다는 거겠죠. 오랜 세월 축적된 민족의 애환과 정서가 스며있는 전통 속에는 말로는 전달 할 수 없는 힘이 있음을 느끼고 저도 뭉클했어요.”

10여개국에 달하는 해외 공연을 통해 소희는 국악 세계화의 가능성을 엿봤다. 요란스러운 퍼포먼스가 아니라도 충분했다. 음색 하나, 손짓 하나에 담긴 메시지가 전 세계에 통한다는 확신이 섰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도 커졌다. 그러니 국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요즘 소희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소희의 등장으로 국악에 대한 관심은 분명 높아졌다. 서양음악에 밀려 소외당하고 나이든 어르신들이나 즐기는 것으로 여겨졌던 국악. 하지만 아이돌가수에 열광하고 K-pop만 즐겨들을 것 같이 보이는 작고 발랄한 여고생이 구성지게 우리 가락을 울리자 사람들의 시선이 바뀐 것이다. 국악 공연을 요청하는 곳도 그만큼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우리가락에 흥겨워하는 또래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다.

“CF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국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졌음이 확실히 느껴져요. 작지만 제 재능도 그 매개체가 됐다고 생각하니 감사하기도 하고. 아무튼 요즘 행복해요.”

덕분에 소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지만 그래도 불교계의 행사요청은 빠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불교계 행사는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소리로 공양을 할 수 있는 자리여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무대에요. 그래서인지 절에 가거나 스님들을 만나면 편안한 느낌이에요.”

▲ 송소희가 법보신문 독자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했다.

소희의 아버지는 독실한 불자다. 수덕사 밑에 터를 잡은 아버지는 가족들과 틈틈이 수덕사를 찾았다. 덕분에 소희 에게도 수덕사는 집만큼이나 편한 곳이다. 2009년부터 수덕사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것도 전 주지 옹산 스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옹산 스님은 수덕사를 찾아오는 꼬맹이 소희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고 기도하는 법도 알려주셨다.

“국악은 불교적 색채가 깊이 배어있어요. 전통 악기도 불교에서 유래된 것들이 많죠. 무엇보다 수덕사 큰스님들이 기도를 많이 해주신 덕에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덕사와 인연을 맺다보니 불교계 활동들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2011년부터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소희는 ‘각막 기증 서약’이라는 자비행도 실천했다. 틈틈이 병원을 찾아다니며 음성공양으로 환우들도 만난다. 지금까지 주변사람들에게 조건 없이 많은 것을 받아만 왔기에 이젠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베풀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성공양 무대에 설 때면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환우들을 위한 무대에 서면 꼭 부르는 노래가 있다고 한다.

“‘배 띄어라’는 신민요를 꼭 불러요. 가사에 하고자하는 일과 건강을 위해 배를 띄운다는 의미가 있어 환우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해서 좋아요. 그리고 가창력이 필요한 노래라 제 실력을 보여줄 수도 있고요.”

대화마다 수줍게 웃다가도 국악 이야기가 나오면 눈이 반짝이는 이 소녀의 2014 새해 계획은 뭘까?

“새해에는 제 이름을 건 정식 첫 앨범이 나와요. 곡은 이미 다 받았고 곧 녹음에 들어가요. 2014년이 너무 기대돼요. 내 노래를 부르며 얼마나 행복할까요?”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 알아야 할 것, 해야 할 것이 많다는 소희가 국악의 날개를 달고 세계를 향해 날아갈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임은호 인턴기자 eunholic@beopbo.com

 

[1227호 / 2014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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