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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교계, 불교식 장례 쇠퇴에 비상

  • 해외
  • 입력 2014.01.08 17:53
  • 수정 2014.01.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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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불교는 곧 장례불교’라고 불릴 만큼 일본에서 불교식 장례는 일본인의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왔다. 사진은 일본 교토지역 사찰 내 마련된 납골시설.

일본불교의 큰 축을 담당했던 불교장례의식이 가족관계의 변화와 전문 장례업체의 증가 등으로 이용자가 크게 줄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교계가 불교장례문화의 부흥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터넷 불교 언론인 부디스트채널(http://www.buddhistchannel.tv)은 최근 일본 불교계가 직면한 장례문화를 비중있게 다루며 11월 중순 도쿄에서 30여명의 불교 지도자를 중심으로 세미나 개최 및 ‘불교장례연구위원회’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언론 부디스트채널 보도
일본인들 일반업체 선호도 증가
“불교장례비용 너무 비싸” 비판
불교계, ‘불교장례연구위’ 발족
장례서비스·의례 개혁 추진도

그동안 일본불교는 ‘장례불교’라고까지 불리며 대중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해왔다. 에도 막부 시대 사청제도(백성이 각자 하나의 절을 선택해 적을 올리는 것)로 형성된 일본의 장례문화는 지난 500여년간 일본인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어왔다. 마을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스님이 장례식을 주재하고 사찰에 위패를 모시는 일이 관례화 됐다.

그러나 장례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화장하는 일본인들이 증가하고, 집이나 전문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통적인 불교장례 전통이 급격히 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의 고령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슈카츠(終活)’ 비즈니스 붐이 불교장례 급감 이유로 꼽히고 있다. 슈카츠는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의 뜻대로 살기 위해 생전에 장례나 묘 준비, 상속 등 사후 대책을 세우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대중이 직접 선택해 추모식이나 고별식을 생략하고 화장만 하는 소규모 장례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복잡한 전통장례 의식은 외면받고 있다. 특히 불교식 장례의 비용이 만만치 않자 일각에서는 ‘장례식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며 일본불교의 장례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일본 장례는 더욱 위기에 처했다. 그 결과 일본 장례문화에서 기존 사찰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사찰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례비용 수입도 줄어들면서 사찰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에 처음 열린 불교장례 세미나는 새로운 장례 비즈니스의 모색과 고비용으로 인한 불교 상업화 비판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도야마 현 난토 시의 사찰 주린인(十輪院)의 주지 하시모토 스님은 “장례는 사람의 일상 중 가장 핵심적인 의례 중 하나로서 일본불교가 오랫동안 담당해왔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이라며 “불교장례문화에 대한 대중의 비난을 무조건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전통을 계승하되 새로운 변화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시모토 스님은 현재 불교장례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시티 쇼핑몰 내에 상담실을 설치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스님은 “찾아오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로의 이미지로 바꾸고 대중의 요구에 귀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또 다른 스님도 “일본불교에서 장례식은 사찰의 재원과 포교 근간”이라며 “스님들이 장례에 정성을 기울일수록 절망에 빠진 유가족에 위안을 주는 것은 물론 불교의 사회적 위상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불교계에서 전통장례 문화를 개혁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장례 문화가 어떻게 변해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은호 인턴기자 eunholic@beopbo.com
 

[1228호 / 2014년 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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