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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꽃과 천둥

겉치레 종교 횡횡하며
욕망과 탐욕 가득할 때
한줄기 빛으로 온 붓다
“고통 치유하겠다”선언

약 2500여 년 전 베딕 종교가 그 세력을 한참 뻗어나가고 있을 때는 신에 대한 어떤 헌신이나 이상주의도 없이 곳곳에서 그저 잔인한 방법으로 제물을 올리거나 의식적인 겉치레적 종교 행사가 벌어지곤 했었다. 그 당시 선량한 지식인들은 이런 베딕 종교의 허울적인 모습들을 보며 마음 속에 점점 불만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런 알맹이 빠진 듯한 허무한 그들의 종교는 철학적 사고와 인류에 대한 깊은 사랑을 머리와 가슴으로 느껴보고 싶어하는 지식인들의 깊은 갈증을 전혀 해결해 주지 못했다.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한 소수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대다수의 착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그들을 무자비하게 이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동양에서 위대한 한 분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바로 이렇게 세상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을 때였다. 바로 이분께서 인도와 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명이 절정을 이루게 해주셨고 온 세상의 인류에게 가장 훌륭한 행동의 계율들을 제시하셨다.

그렇다면 한 때 “세상의 모든 고통에 치유법을 가져다 주겠다. 이 세상에는 단지 하나의 질병만이 있을 뿐이다. 그건 바로 무식함이다.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라. 구원은 오직 당신들 마음 안에 있다”라고 말한 이 대단하신 분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나는 고대 팔리어의 도시인 인도의 파트나 시에 도착해 갠지스 강을 건너가면서 그 분도 이 강을 이렇게 건넜었다는 생각에 잠겨본다.

푸르른 히말라야의 산맥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진 논을 지나 여행을 계속한다. 나는 마침내 룸비니에 도착한다. 이 곳이 바로 117년인 1896년 영국 출신의 고고학자 알렉산더 커닝검이 기원전 224년 아쇼카 대왕에 의해 세워진 유명한 돌기둥을 발견한 곳이다. 이 돌기둥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은 글귀를 찾아볼 수 있다. “이 곳이 석가모니 붓다가 태어난 곳이다.” 이 돌기둥 주변의 정원에는 무화과 나무가 한 그루 있다. 보름달이 환하던 밤 여왕 마야 데비는 지금 이 정원에 서있는 무화과 나무와 비슷한 나무 아래에서 아기를 순산했고 이 아기가 바로 우리의 부처님이었다.

그 날은 오랫동안 기억될 날이었다. 약 2500여 년 전 마가다 왕국에서 한 위대한 영적 인물이 그의 가르침을 이 땅에 심고자 오셨다. 그의 어머니는 마야 데비였으며 아버지는 중앙 테라이 지역의 왕인 수도다나였다. 사내 아기의 출생지인 룸비니는 후에 그가 세속을 떠났던 쿠시나가르 시에서 단지 1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쿠시나가르 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인데 한 때 히말라야의 시킴에서 가르왈 지역까지 넓은 지역을 지배했던 인도-티벳 연합 왕조 말라 왕가의 수도였다. 호전적 기질을 지닌 사캬야 왕가의 어린 왕자는 사실 말라 왕가의 후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오늘날 네팔의 카트만두에 살고 있는 네와르 인들도 바로 이 말라 왕가의 후손들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부처님께서 살아계셨던 시대의 리차비 왕가로부터 인류 최초의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리차비 왕가의 사람들은 군주제도를 무너뜨리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공화국을 세웠다.

그 오래 전에도 그들은 선거 제도를 통해 마하리챠비라는 이름의 대표 그룹을 뽑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놀랍게도 역사상 최초로 여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마하리챠비 대표단은 이전 군주에 의해 통치되었던 바이샬리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데 이 곳은 현재 인도의 동북쪽에 위치한 우타프라데시 주로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부처님께서 살아계셨던 시대의 지명들을 샅샅이 살펴보는 것은 후에 부처님께서 인류에 얼마나 크고 다양한 문명적 영향을 제공하셨는지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알랭 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28호 / 2014년 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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