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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불교도 이슬람 공격’진위논란

  • 해외
  • 입력 2014.02.12 17:22
  • 수정 2014.02.13 09:48
  • 댓글 1

▲ 미얀마는 국민 대부분이 불교도지만 최근에는 이슬람교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얀마에서 불교도들이 최근 이슬람 거주마을을 습격해 일반 주민을 학살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보도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며, 불교와 이슬람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BBC, 동남아인권단체 주장보도
뉴시스 등 국내 언론도 인용
미얀마정부 “사실무근” 강력반발
민족·종교간 왜곡보도 심화
미얀마 정부 반발에 침묵 일관
허위보도 가능성 갈수록 높아져

영국 BBC는 1월13일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의 한 이슬람 마을에서 스님과 불자들이 50여명의 주민을 학살하고 흉기로 위협하며 쫓아냈다고 방송했다. 동남아 인권단체인 포티파이라이츠(fortify rights) 말을 인용한 BBC는 사건 직후 이 지역이 봉쇄됐으며, 마을 안에는 여전히 시신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KBS, 뉴시스 등 국내 일부언론들도 이 뉴스를 토대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간략히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미얀마 정부는 “사실무근으로 미얀마에 대한 음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이들 언론사에서 더 이상 후속 보도가 나오지 않고 인권단체 등에서 침묵하고 있어 일단 학살 자체가 없었다는 미얀마 당국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근래 민주화로 자유가 크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4월, 민간 신문 발행이 49년 만에 허용되면서 언론자유가 대폭 넓어졌다.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언론에 대한 독립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포티파이라이츠는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민족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언론들도 동일한 사안을 자기 민족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 보도하는 행태들도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구 언론 역시 부정확한 근거로 보도하는 일들이 종종 벌어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실제 2013년에는 타임지가 “불교도 테러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미얀마의 비라투인 스님을 표지에 실어 문제가 됐다. 비라투인 스님은 “미얀마에 대한 무슬림의 위협에 맞서 불교도들이 뭉쳐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온 인물이다. 미얀마의 한 정치평론가는 “제목부터 불교를 테러리즘과 동일시하고 있다”며 “미얀마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은 이 제목만 보면 불교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얀마는 종교 갈등으로 폭력사태를 빚으며 불교도가 종교분쟁의 당사자로 떠올랐으나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미얀마 내 스님들이 1000여명이 모여 이를 해결하려는 대규모 법회를 가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학살 논란과 같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은 미얀마 내 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세계 불교인들과 이슬람인들의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의 인권단체들은 대부분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단체로 불교와 관련된 사건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며, “불교가 폭력적인 종교로 오해될 수 있는 만큼 언론의 신중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어 “언론자유가 허용되긴 했지만 아직도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곳이 미얀마”라며 “겉으로 나온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얀마는 국민 대부분이 불교도지만 지난 2012년 라카인주에서 이슬람교도와 2차례 분쟁이 발생하는 등 종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종교·종족 갈등이 미얀마가 민주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민주화로 사회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고 분출하는 종족·종교 분쟁이 민주화를 좌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은호 인턴기자 eunholic@beopbo.com
 

[1232호 / 2014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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