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클릭하면 스님되는 길이 보인다'
애기 보살:(따라 웃으며) 공부 많이 하고 싶어요.
한북: 그래요? 행자생활을 최소한 6개월 동안 하면서 천수경 같은 의식들을 모두 외워야 하는데?
애기 보살: 외우는 건 자신 있어요.
한북: 사미계 받고 나면 강원에 가서 한문으로 된 책 4년간 공부해야 되는데?
애기 보살: 배우죠 뭐.
출가를 결심하고 산사를 찾은 이에게 한 스님이 요모조모 세심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나리오 형식을 띤 이 글은 해남 두륜산 대흥사 홈페이지(www.daeheungsa.com) 초기화면에서 '산사이야기'를 클릭하면 '출가를 꿈꾸는 사람에게'라는 제목의 글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
대흥사 소임을 맡은 스님들이 지난해 4월부터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한 산사이야기는 회를 거듭하면서 리플이 급증, 최근에는 한 편의 글에 대한 조회수가 1000회를 넘나들고 있다. 말 그대로 사찰 홈페이지가 '대박'을 터트린 격이다.
산사이야기는 소임 스님들이 절에서 수행하며 느끼는 수상을 주로 올리는 코너. 때문에 대둔사 스님이 아니면 글을 올릴 수 없고, 참여를 희망하는 불자들은 리플을 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곳을 찾는 네티즌 불자들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멀리 남녘 끝자락에 자리한 대흥사를 둘러보고 스님들의 살림살이를 엿보며 궁굼증을 해소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글은 주로 법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한북 스님(대흥사 교무)과 대숲바람이라는 필명을 쓰는 법인 스님(대흥사 수련영장 겸 총무)이 한 달에 몇 편씩 올리고 있다. 월 평균 5편 안팎의 글이 올라오지만 인기는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높아만 가고 있다. 초기에 3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던 것이 최근에는 한 편당 무려 1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스님 왜 하필 산에서 삽니까', '산사에 오실 때 준비할 것', '논두렁에 빠진 스님' 등 제목만으로도 스님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가늠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전문 작가 못지 않은 감칠맛과 현장성을 담보하고 있을 정도의 수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은 평소의 일을 소재로 한 것도 있고,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된 '축구와 나'처럼 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는 내용도 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산사이야기의 '대박'에 필자들은 '다른 사찰의 홈페이지에서는 볼 수 없는 코너이기 때문'이라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한북 스님은 '네티즌들이 스님의 일상 생활에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놓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기대치가 높아 갈수록 어렵다'며 즐거운 고민(?)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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