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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집중명상과 이완반응

기자명 인경 스님

스트레스 수용하고 대처할 때 악순환 끊겨

바쁘고 끊임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필수품이 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체로 짜증을 내거나 도망을 간다. 짜증은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나기에 불쾌감을 주고 새로운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 술과 담배처럼 일시적으로 긴장감을 해소시키기도 하지만 이 경우도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경직된 근육 의도적 이완하고
회피 보단 충분한 경험 필요
지속적인 명상연습과 상담은
심리적 저항 이겨낼 수 있어

공격과 도망은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습관화되어 성격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공격과 회피행동은 합리적인 문제해결의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대인관계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피로감과 더불어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끊임없이 노출된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삶이란 고통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스트레스가 오면 일단 그것을 수용하고, 잘못된 대처방식의 악순환을 줄이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는 요약하면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신체 및 심리적인 긴장을 감소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현실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일과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신체와 심리적인 긴장을 해소시키는 부분은 명상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일차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신체가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몸과 마음의 관점에서 스트레스 관리의 목표는 우선적으로 발생되는 신체적인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이완반응이라고 부른다.

스트레스에 대한 이완반응은 서구 인지행동치료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긴장반응에 대한 역반응을 말한다. 긴장할 때 경직된 근육을 의도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이완시키는 작업이다. 예를 들면 짜증과 화가 나면 안면 근육이 찌그러지고, 두 손과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이때 힘이 들어간 근육에서 힘을 빼 내려놓은 것이다.

스트레스 반응을 대처하는 명상의 경우는 대표적으로 ‘느낌명상’이 있다. 근육의 의도적인 이완보다는 몸의 느낌에 대해서 ‘알아차림’하는 것을 말한다. 근육의 긴장은 반드시 몸 느낌과 함께 하기 때문에, 신체의 어떤 부위에 어떤 종류의 느낌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곳에 의식을 집중하여 충분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회피나 짜증보다는 이를 유발시키는 느낌을 충분하게 경험함으로써 현실문제에 합리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을 가진다.

서구의 이완반응과 동양의 느낌명상은 서로 잘 어울려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좋다. 첫째는 근육에 긴장이 있으면 이를 자각하고 '알아차림' 하는 것이다. 알아차림이 없으면 곧장 짜증과 회피라는 습관적인 반응으로 휩쓸리게 된다. 둘째는 알아차린 긴장된 근육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도적'이란 용어이다. 의도적이란 다분하게 능동적이란 말인데, 사실은 여기서는 '수동적', 혹은 '자연스런' 태도를 말한다. 힘을 빼는 일은 의도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일어나야지, 억지로 하면 그곳에 역설적으로 힘이 가해져서 이완이 되지 않는다. 간화선을 창안한 대혜스님은 '힘을 얻는 자리는 바로 힘을 내려놓는 자리(省力處)'라고 말한다.

집중명상과 가장 가까운 현대적 심리학 이해는 이완이다. 이완이 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대상에 주의를 둘 수가 없다. 이완이 없는 집중은 올바른 집중명상이 아니다. 우리가 집중명상이라고 할 때는 그 집중에서 긴장이 없는 아주 편안하고 고요해진, 곧 근육에서 긴장감이 사라진 이완상태를 가리키는 말한다.

그런데 근육에서 힘을 빼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힘을 뺀다는 의미를 실제로 학습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보조적으로 근육에서 힘을 '주고 빼는' 이완연습을 조금 하면 금방 따라 할 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심리적으로 힘을 빼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것은 어떤 심리적인 두려움과 저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는 이 부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까닭에 명상과 상담이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인경 스님 명상상담 연구원장 khim56@hanmail.net

[1236호 / 2014년 3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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