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인 UC버클리대에서 불교교리를 접목한 경제학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새학기에도 개설된 ‘불교 경제학’은 경제학 전공 학생뿐 아니라 다른 전공 학생들도 청강할 만큼 유명하다. 학생들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불교와 경제가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흥미롭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인 불교신자 교수 직강
‘불교 경제학’서 팔정도 제시
균형잡힌 경제적 관점 제공
무소유 진정한 의미 가르쳐
이 대학에서 30년간 경제학을 가르친 클래어 브라운 명예교수는 6년 전 불교에 입문하며 불교와 경제학의 상관관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답을 ‘불교 경제학’에서 찾았다. 불교 경제학의 개념은 현재 표준 경제 교과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의 다른 대학 경제학부에서도 이러한 강연을 찾아볼 수 없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들은 한학기 동안 불교교리로 바라본 경제학은 물론 생태 경제학 등을 배운다. 인류의 삶과 질을 좌우하는 지구환경 문제를 짚어보고 불교를 기반으로 한 국가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와 경제상황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배우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브라운 교수는 “단어로만 볼 때 불교와 경제학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은 자본에 의한 경제성장만을 이야기하곤 한다”며 “졸업 후 금융업에 종사하는 것만이 최선인줄 아는 이들에게 경제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브라운 교수는 수업에서 행복한 삶의 방식으로 팔정도를 강조한다. 팔정도를 통한 경제학을 현대의 물질주의를 치유하는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근대문명의 유물론적 경제학은 사물에 대한 욕망을 조장하는 반면 불교의 팔정도는 욕망과 이기심을 조절하여 인간성을 순화시키고 균형잡힌 경제적 관점을 제공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브라운 교수는 “수업에서 믿음, 관용, 지혜, 양심과 묵상 등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한다”며 “불교 가르침대로 올바른 삶을 영유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일깨워주는 것이 이 수업의 중요한 의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처님 가르침에서는 재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고 동시에 탐욕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도 제공한다”며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학생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38호 / 2014년 3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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