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찰에서 열리는 법회나 교육 등에 ‘우리 절 신도’들이 찾아가는 것을 일부 스님들이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은 드물지 않은 현실이다. 사찰의 특정 스님을 따르던 신도들이 스님을 따라 우르르 절에서 빠져나가 버리거나 어떤 이유로든 신도들이 다른 사찰로 이적해 버리는 바람에 사찰 재정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신문사까지 찾아와 고민을 털어 놓고 간 이 불자님의 고민도 바로 ‘다른 절에 가 기도했다는 사실을 스님이 탐탁치 않게 여기실까’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좋은 기도인연 덕분에 신행활동에 전기를 맞게 되고 이후 재적사찰에서 불교대학도 다니며 더욱 신심깊은 불자가 되었다는 분에게도 여전히 남아있는 이런 고민에는 불교계 내에 만연해 있는 ‘우리 신도’ ‘우리 스님’이라는 왜곡된 인식의 단면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더불어 이런 현상의 근저에는 새신도 유입이 정체되고 있는 사찰들이 ‘우리 절 신도’를 다른 절에 뺏기지 않으려 애쓰는 고달픈 현실이 투영돼 있는 듯해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부지불식 간에 스님의 눈치를 보게 된 이 신도님의 고민은 어쩌면 우리 불교계 모두가 좀 더 진진하게 고민해야할 포교의 무거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1240호 / 2014년 4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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