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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평상심시도

원문: 若欲直會其道하는가 平常心是道이다 何謂平常心인가 無造作 無是非 無取捨 無斷常 無凡無聖이다

번역: 만약 곧바로 도를 알고자 하는가. 평상심이 바로 도이다. 무엇을 평상시의 마음이라 하는가? 일부러 조작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으며, 취하고 버리지도 않고, 죽으면 끝으로 단절된다거나 영원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범부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것이 바로 평상심이다.(마조어록)

오염된 중생의 마음이
집착심이면서 분별심
오염 안된 본래 마음이
곧 평상심이고 불도다

도란 인간과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理〕,법칙〔法〕, 즉 진리를 뜻하는 추상적이고 복합다의적인 개념이다. 유교의 도는 인간 행위의 도덕을 뜻하는 인륜지도이고, 도가의 도는 무위(無爲) 자연의 도를 뜻하고, 불교의 도는 만법이 유식(唯識)인 마음의 도, 즉 불도이다. 형상이 없는 궁극적인 개념인 신, 마음, 도, 천국, 지옥 등은 인간의 인식세계에서 초월하여 인식 밖의 세계이기 때문에 언어문자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입을 열고 말을 하면 그 뜻이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호킹 박사는 “신과 천국의 이야기는 어린이의 동화와 같은 것이다”고 하였다.

‘화엄경’에서 밝힌 바대로 “마음과 부처 그리고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고 했다. 마음이 도이고, 마음이 부처이다. 성인과 범부가 차이가 없다. 다만 깨끗하고 더러움에 물든 것뿐이다.

중국 선종사에서 천상의 선(禪)을 지상의 일상사의 생활선으로 제시한 조사선의 시조가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이다. 그는 “마음이 곧 부처이다”고 하였고, “평상시 마음이 곧 불도이다”고 하였다. 어떤 스님이 찾아와 불도(佛道)에 대하여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불자가 추구해야 할 마음의 도(心道)를 물었다. 마조대사는 본문과 같이 명료하게 불도와 평상심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무문관’에서는 똑같은 내용을 조주선사가 묻고 스승인 남전선사가 대답하고 있다. 물론 남전보원선사나 방거사가 마조대사의 상족제자이다.

도는 가까운데 있다. 우리 생활 속에 있는 것이지 하늘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조대사는 평상시의 마음이 그대로 불도라고 하였다. 밥 먹고 잠자는 일상생활 그대로가 불도이고, 선(禪)이다. 부처의 마음이나 삶이 범부 중생과 특별히 크게 다르지 않다.

마조대사는 “우리 인간이 본래 불성을 구족한 본래불(本來佛)이기 때문에 도를 닦아 익힐 필요가 없다.
 
오직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면 된다. 더러움에 물든다는 것은 일부러 조작(造作)하여 별난 짓거리를 벌이는 것을 말한다. 옳고 그르고, 취하고 버리고, 유와 무에 집착하여 상대적인 양변에 치우쳐서 이견(二見)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일체가 공한 실체가 없는 진실 실상의 자리에서는 선악과 시비가 없는 중도의 세계이다. 우리의 본래 마음자리가 그런 자성 불성의 세계이다.

육조 혜능대사가 ‘육조법보단경’에서 주장한 “마음이 본래 청정하기 때문에 번뇌의 때가 낄 수가 없다”는 ‘본래심청정’, ‘돈오선’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본래가 금덩어리이기 때문에 금덩어리로 만들기 위해 닦을 필요가 없다. 다만 똥물에 더럽혀져 오염되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이것이 닦을 것이 없는 닦음의 수행이다.

선입견, 편견 등 분별심이 없이 보면 본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집착하고 취사선택하는 애증심으로 보기 때문에 어긋나서 그르치게 보인다. 보수의 눈이나 진보의 눈을 가진 사람은 노력하면 할수록 똑같은 상황과 사물이 더욱 각기 다르게 보인다.

오염된 중생의 마음이 억지로 꾸민 조작된 마음이고, 집착심이고 분별심이다. 오염이 안 된 본래의 마음이 평상심이다. 깨달은 도인이라고 별다른 특별한 마음과 신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방거사어록’에서 “신통 묘용이 무엇인가? 물 긷고 나무 나르는 일 바로 그것인 것을”이라 하였다.

현실 속에서 구현될 수 없는 관념의 불법은 무용지보이다. 지금(卽今), 바로 이 마음(卽心) 속에서 생동하는 평상심이 불도요, 불성의 발현이고, 일상사(日常事)가 불사이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40호 / 2014년 4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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