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미산 ‘흥국사의 궤불은 높이 6m로 큰 화면 안에는 극락세계의 부처, 무량수불과 관음·세지보살, 가섭·아난존자, 그리고 문수·보현보살의 일곱 존상이 담겼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89호로 지정된 불화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생산된 면을 소재로 썼다. 개항 이후 조선에 들어온 면은 상류층에서 많이 소비됐다고 알려졌다.
화기(畵記)에 따르면 발원자는 명성황후 이후 계비의 지위에 오른 순헌황귀비 엄씨다. 엄비는 고종황제와 황태자 내외, 아들 영친왕과 자신의 안녕을 기원했다.
괘불 제작은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70여 점의 불화를 그린 응석 스님이 맡았다. 스님은 음영법 등 서양화의 요소를 가미했던 당시 불화승과 달리 새로운 요소를 지양하고 전통 방법을 계승하며 화업을 쌓은 것으로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근·현대기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43호 / 2014년 4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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