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여러분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끝까지 기도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군산불교신도연합회가 주최하고 군산불교사암연합회(회장 도연 스님)가 주관하는 부처님오신날 촛불 추모법회가 5월2일 군산 은파호수공원 야외특별무대에서 봉행됐다.
군산불교계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당초 계획된 연등축제와 시가행진 등을 취소하고, 차디찬 바다 속에서 죽어간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은파호수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촛불 추모법회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를 대신했다.
법송 스님(삼보사 주지)의 사회와 법희 스님(흥천사 주지) 집전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 추모법회에는 군산불교사암연합회장 도연 스님을 비롯해 지환 스님(흥천사 회주), 종걸 스님(동국사 주지), 지월 스님(은적사 주지) 등 군산불교사암연합회 소속 스님 30여명과 사부대중 300여명이 참석했다.
손에 촛불을 들고 시작된 추모법회에서 1부 식전행사는 천수경과 한글 무상게를 봉송하고, 2부 추모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국민의례, 세월호 희생자 영가들에 대한 묵념, 추모시 낭독(시인 전재복), 살풀이 춤(전주한무용단 대표 이주미), 추모의 노래(군산불교 연합합창단), 추모 발원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군산불교사암연합회장 도연 스님(상주사 주지)은 대회사를 통해 “어른들의 잘못으로 막을 수 있는 잘못을 막지 못해서 부처님 전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을 참회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기쁨과 공덕, 아픔과 슬픔을 나누어 서로 행복하고 애민할 수 있는 진정한 불자가 되자”고 말했다.
이날 촛불 추모법회에는 흥천사를 재적사찰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스리랑카 노동자 50여명이 동참했다. 스리랑카 노동자 실와 씨는 “스리랑카 인구 70% 이상이 불자이며 항상 절에 다니는데 2004년 스리랑카 지진·해일을 생각하며 촛불 추모법회에 참석했다”고 추모법회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실와 씨는 또 “세월호 학생들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항상 해오던 스리랑카 설날 행사도 취소하고 왔다”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촛불 추모법회는 사부대중이 간절한 마음으로 “세월호 희생자 여러분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끝까지 기도하고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세 번 외친 후, 촛불을 들고 정근을 하는 동시에 은파호수공원 물빛다리를 왕복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마무리했다.
신용훈 전북주재기자 boori13@beopbo.com
[1245호 / 2014년 5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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