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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할자육신 이양부모

원문: 若善男子善女人이 爲報母恩 經於一劫에 每日三時 割自肉身하여 以養父母하더라도 而未能報한다

번역: 만일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가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일 겁의 세월 동안 매일 세 번씩 자신의 살점을 베어 부모님께 공양하더라도 그 은혜를 갚지 못할 것이다. ‘대승본생심지관경 보은품’

우리가 은혜 갚기위해
하루 세번 살점을 베어
부모님께 일겁 동안
공양을 한다해도 부족

‘대승본생심지관경’은 부처님의 본생설화와 비유를 곁들여서 설명한 것이다. 경전의 내용이 “중생의 마음이 대지와 같아서(心地), 마음을 잘 관하면 해탈할 수 있고 여래를 낳는다”하여 붙여진 경이다. 줄여서 ‘심지관경’이라고 부른다. ‘보은품’에 이 경의 중심사상인 사은(四恩)사상이 설해지고 있다. 사은은 인간이 태어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입은 네 가지 큰 은혜인데, 부모은·중생은·국왕은·삼보은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부모의 은혜·스승의 은혜·국왕의 은혜·시주의 은혜를 말한다.

불교의 효경이라 할 수 있는 ‘부모은중경’, ‘목련경’, ‘우란분경’ 등은 효도를 인간 윤리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이라고 한다. 특히 유교에서는 불교를 ‘불효불충’의 종교라고 비방하였다. 부모의 곁을 떠나 출가 수행자가 되고 살생을 금하여 전쟁이 나도 나라를 위하여 칼을 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비난한다. 이것은 불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다. 부처님께서도 아버지 정반왕이 돌아가시자 몸소 상여를 매고 효를 실천하였고, 제자들에게 여러 경전에서 어버이에 대한 효도를 강조하였다. 초기경전인 ‘증일아함경’에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아버지를 왼쪽 어깨 위에 앉히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 위에 모시고 다니면서 천만 년 동안 옷을 입혀드리고 음식을 봉양하며 침구를 갖추어 드려도 부모의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

이런 효도의 수사구절은 ‘부모은중경’에도 나온다. ‘잡보장경’에는 “부모의 은혜가 넓고 깊은 것은 마치 천지와 같다.…이 몸이 바르게 설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부모님이 베풀어준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동국대학교 국문과 교수였던 양주동 교수가 지었던 ‘어머니 마음(은혜)’은 ‘부모은중경’의 어머니의 은혜를 노랫말 가사화한 것이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 손발이 다 닳토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부처님께서는 ‘대승본생심지관경’에서 우리가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살점을 베어 내서 부모님께 일 겁 동안 공양을 해도 부족하다고 하였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우주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내 생명이다. 그런 생명을 어머니는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주저 없이 내놓는다. 그래서 어머니의 은혜가 하늘 땅보다도 높고 넓은 것이다.

이번 세월호의 참사는 너무도 슬프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특히나 안산 단원고 275명 학생들이 희생된 것은 차마 볼 수 없는 억울한 죽음이다. 피다 말고 떨어지는 꽃잎이 차디찬 바닷속에 떨어져 잠길 때 대한민국이 함께 울었다. 희생자의 어머니가 발버둥치며 울부짖었던 것은 모든 국민을 울렸다.

우리 부부는 5월8일 어버이날 서울시청에 마련된 희생자와 실종자 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모든 사람들이 울었다. 함께 울면서 ‘바닷속에 떨어진 꽃잎’이란 시를 썼다.

‘아, 제발 살 수만 있다면/ 아빠 엄마 사랑해!’/ 잔인한 사월에 피다 말고/ 차디찬 바닷속으로 떨어지는 꽃잎의 외침/ 남쪽바다 병풍도 꽃샘바람에 꽃잎이 떨어질 때/ 아빠도 죽고 엄마도 함께 죽었다/ ‘꼭 돌아와 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친구들의 기도소리가 들리지 않니/ 바닷속에서는 하나님도 부처님도 영험이 없으신지/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제발 꿈처럼 기적처럼 돌아오라고 밤마다 기도한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45호 / 2014년 5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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