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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위대한 이별 그리고 종파의 분리

한 여름이 되어 햇살은 이른 아침에도 타는 듯이 뜨거웠고 신발 없이 길을 걸으면 마치 불에 데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무더위가 계속됐다. 부처님이 바라나시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날따라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여름 햇살은 부처님의 오른쪽 어깨와 삭발한 머리에 커다란 통증마저 주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 기후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심한 대로 바라나시로 향해 도보 여행을 계속했다. 바라나시까지 가기 위해서는 꽤 여러 날 동안 걸어야만 한다. 여섯 째 날이 되던 날, 부처님은 대장장이였던 그의 제자 중 한 명이 살고 있는 파바푸리에서 잠시 여정을 멈췄다. 대장장이는 그가 진심으로 존경하던 스승 부처님이 자신의 누추한 집에 들려간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그의 아내를 시켜 시장에 가서 음식을 사와서 정성껏 요리를 하도록 했다. 자신의 스승을 극진하게 대접하고자 했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은 대단했으나 그의 스승이 채식을 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 그 당시 가장 값비싼 요리였던 돼지고기로 스승의 식사를 준비했다.

제자가 마련한 고기 먹고
식중독 증세 보이다 입멸
인도 전역에 가르침 퍼져
300년 후 두 종파로 분리

부처님이 대장장이의 집에 도착했을 때, 대장장이는 아내와 함께 정성껏 준비한 야채와 돼지고기 볶음 요리를 스승에게 올렸다. 부처님은 그 음식이 돼지고기가 들어간 요리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가난한 제자가 비싼 재료를 사와 자신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준비한 요리를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그날 밤, 부처님은 세균성 이질과 비슷한 증상을 겪기 시작하면서 심하게 앓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이 틀 무렵, 그는 아픈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서 쿠쉬나가 마을로 걷기 시작해 정오에 마을에 도착했다. 도착 후 한 동안 휴식을 취한 후, 부처님은 새로운 제자들을 만났다.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그날은 오월의 보름달이 떴던 날이었다. 부처님은 갑작스레 고열로 고생하기 시작했다. 그를 둘러싼 제자들은 매우 걱정하며 스승에게 물을 마시도록 올렸으나 그런 그들을 향해 부처님은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결코 노력을 멈추지 말도록 하라” 고 말하며 숨을 거두었다.

부처님은 세상을 떠난 지 약 100년이 지난 후, 최초로 불자들의 모임이 파타리푸트라 (현재 인도의 파트나)에서 열렸다. 이 모임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이 모임에서 불교의 주요 종파가 나뉘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100년이 지난 후 푸르샤푸라 (현재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에서 두 번째 모임이 열렸고 부처님이 세상을 떠난 후 300년이 지나서 열린 세 번째 모임에서 드디어 종파의 분립이 완성되었다. 이 때부터 불교는 이미 두 개의 종파, 즉, 마하삼긱 파와 스타비르바디 (혹은 테라와다)파 라는 두 종파로 나뉘게 되었다. 얼마 후 위의 두 종파를 교합한 삼미타야 종파가 창시되었으나 오래가지 못해 사라지고 만다. 마하삼긱 종파의 교도들은 그들 자신을 ‘마하야니 혹은 대승불교의 불자’라고 불렀고 스타비르바디 종파에 속한 불자들은 그들 자신을 ‘히나야나 혹은 상좌부불교의 불자’라고 불렀다. 초기에는 스타비르바디 종파는 오늘 날 방글라데시 남부 지역의 치타공 지역에서만 강한 영향력을 가졌었고 인도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마하삼긱 종파가 세력을 뻗어나가고 있었다.

후에 마하삼긱 종파의 대승불교 불자들은 힌두교와 이슬람 교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으나 상좌부불교 파의 불자들은 다른 종교를 철저히 배척하고 자신의 교리와 철학만을 이어갔다. 수 백 년이 지난 후, 마하삼긱 종파는 ‘불교의 북부학파’라고 알려지며 티베트, 중국, 몽골, 아프가니스탄, 카쉬미르, 네팔, 부탄, 시킴, 인도의 북부 산악 지대, 러시아의 남동부 지역, 그리고 한국과 일본으로 널리 전파되었다. 반면 스타비르바디 불교는 ‘불교의 남부학파’라는 이름으로 벵갈 지역의 치타공, 스리랑카. 버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으로 퍼져나갔다.  

알랭 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46호 / 2014년 5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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