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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불교자료 ‘회광’ 2호 찾았다

  • 교계
  • 입력 2014.06.09 10:58
  • 수정 2014.06.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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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광'
오랫동안 일실됐던 것으로 알려진 근대불교 자료인 ‘회광(回光)’제2호가 현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서지학자 이철교씨가 최근 국회전자도서관에서 불교관련 자료를 찾다가 이를 발견해 본지에 알려왔다.

조선불교학인연맹이 1932년 발간한 이 잡지에는 용성, 석전, 만해 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과 사회 저명인사들의 글이 다수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당대 고승들과 문인들의 글 대부분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교학계는  물론 문학계에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학인연맹이 1932년 발간
불교서지학자 이철교씨 발견
용성·석전·만해 등 필진 참여
신석정·오상순 미공개 詩 수록
“불교·문학 연구 귀중한 자료”

‘회광’은 1928년 서울 개운사 불교전문강원을 중심으로 전국 8개 강원이 참여해 결성한 근대기 최초의 학인 모임인 조선불교학인연맹이 발간한 잡지다. 여기에는 불교전문강원 강주였던 한영 스님의 영향을 받았던 청담 등 젊은 승려들이 ‘조선의 구제’를 위해 학인들이 마땅히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교학, 시론, 시 그리고 후배 학인들에 대한 당부의 글도 담겨 있다.

특히 이 잡지에는 학인들의 잡지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불교계 안팎의 저명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불교계 인사로는 용성, 석전, 만해 이외에도 석대은, 김영수, 김경주, 권상로, 김일엽, 현원오 등이 글을 쓰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표지 글씨를 담당한 오세창을 비롯해 이광수, 주요한, 이은상, 오상순, 신석정, 방인, 유광열 등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이 잡지의 1권이 전해오는 것은 확인했지만 2권은 기록만 남아있어 안타까웠다”며 “이 잡지의 발견은 근대 강원 학인들의 열정과 활동, 불교계의 사회활동을 엿볼 수 있는 대단히 귀중한 자료”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학인들 잡지에 저명인사들이 참여한 배경으로 석전 스님의 영향을 들었다. 석전 스님은 1926년 서울 개운사에 설립된 불교전문강원을 실질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한학, 시문, 문학, 철학 방면에 조예가 깊은 외부 인사들도 수시로 지도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정인보, 최남선, 이광수, 홍명희, 안재홍 등 언론계, 예술계, 학계는 물론 일본인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은 “당시 석전 스님은 불교계를 넘어 일반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지성인으로 꼽혔다”며 “새로 발견된 이 잡지는 불교계의 대사회적 관계와 그 위상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역사적 사료”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 잡지에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글들이 다수 실려 있다.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있을 뿐이오, 뒤로 물러가는 것은 없는 것”이라고 시작하는 만해 스님의 권두언을 비롯해 석전 스님의 ‘불(佛)을 신(信)할 것’, 석대은의 ‘불교전문강원의 전망’, 김영수의 ‘조선불교의 화엄관’, 용성 스님의 ‘유심유물의 불이론’ 등도 처음 새롭게 밝혀진 글로 알려지고 있다.

대다수 외부 인사들 글도 마찬가지다. ‘밤나무 숲너머 풀은하울에/ 저녁노을 붉게 타올으고/ 넌즈시라려온 골작이를 골작이를/ 저녁안개 플으게 흘으고 흘으네…’로 시작되는 신석정의 ‘산촌에 와서’라는 시도 ‘신석정 전집’에는 누락돼 있는 작품이다. 또 ‘것잡을수업는 이불안/ 진정할길 무엇인가/ 태산으로 눌러본들/ 만근쇠를 달어본들…’로 시작하는 오상순의 ‘향수’도 이 잡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김상일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는 “근대불교 연구 과정에서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자료의 한계에 있다”며 “이번 ‘회광’ 2호는 불교학계와 문학계 모두에 새로운 연구 과제를 던져주었다”고 밝혔다.

한편 ‘회광’ 2호는 국회전자도서관(http://dl.nanet.go.kr/index.do) 연속간행물에서 검색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48호 / 2014년 6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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