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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길어 올린 산사의 마음 한 자락

  • 불서
  • 입력 2014.06.11 17:06
  • 수정 2014.06.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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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 / 일운 스님 지음 / 담앤북스

▲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은 3년 전 만일염불회라는 이름의 신행단체를 만들면서 회원들에게 매일 아침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메시지 주제는 오직 하나 ‘마음’. 스님이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하루에 수 만, 수 천 번 변화하는 마음에 언제 마침표를 찍고, 언제 고삐를 당겨야 할지를 알려주었다. 이 문자메시지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이제 매일 2000여 명의 사람들이 아침마다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 매일 아침 8시30분, 스님의 ‘마음’은 오늘도 그렇게 세상을 향하고 있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는 그렇게 3년여 간 회원들, 그리고 문자메시지를 받아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퍼 나른 스님의 글 가운데 간결하고 진실한 내용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언제나 ‘법구경’ ‘숫타니파타’ 등 익숙한 경전의 구절들로 시작하는 스님의 문자메시지는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던 지금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집중할 때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간명한 지혜를 담고 있다.

‘마음 밖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은 결코 없으며 만사만물은 모두 자기 마음에서 변하여 생기는 것이다’는 ‘법보단경’의 구절 뒤에 스님은 짧은 글을 덧붙인다. “이미 지나간 일은 그 어떤 일이라도 다 놓아버려야 합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고 오지 아니한 것은 미리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스님의 메시지는 하나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점을 찍고 살아가고 있다”고. 그러면서 오직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는 첩경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고 매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 스님이 세상을 향해 끝없이 보내는 해법이자 치유의 메시지다.

스님의 글은 솜씨 좋은 불영사의 가풍을 닮은 듯 맛깔스런 글맛, 손맛이 더해져 ‘마음’을 진단하고 치유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버무려져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받은 이 같은 문자메시지는 혼란과 갈등으로 방황하거나 무기력하게 흘려보냈을지도 모를 하루의 시작을 180도 돌려놓는 활력 비타민이 되기에 충분하다. 책으로 엮으며 아름다운 50여 컷의 일러스트가 더해졌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원하고 맑은 산사의 바람을 실어오는 듯하다.

▲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이 매일 아침 만일염불회원들에게 ‘마음을 바로 쓸 것’을 당부하며 보냈던 간결한 문자 메시지를 모아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로 엮었다.

일운 스님은 경북 청도 운문사로 출가해 1991년부터 불영사에 주석하고 있다. 첩첩산중이었던 불영사는 그 사이 대가람이 되었고 안거철 뿐 아니라 산철에도 수십 명의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함께 수행 정진하는 도량이 되었다. 사찰음식축제, 산사음악회 등 지역 축제뿐 아니라 복지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는 불영사의 분주한 살림 한 가운데서 일운 스님의 하루는 누구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하지만 스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음을 보낸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진정한 행복과 자유로움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사는 우주공간의 대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저는 지금도 불영산사 안에서 매 순간 열심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책을 엮으며 글머리에 달아놓은 스님의 인사말이 반갑고 고마운 것은 내일 아침에도 불영계곡, 불영사에서 길어 올린 스님의 맑은 마음 한 자락이 변함없이 도착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 한 편, 문자메시지로 마음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14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248호 / 2014년 6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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