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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자 안식처 된 베트남 불문사

  • 해외
  • 입력 2014.06.19 10:14
  • 수정 2014.06.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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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탄후한 스님(오른쪽)이 운영중인 불문사재활센터는 에이즈 감염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한 사찰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감염자들의 재활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넷브리지’는 베트남 하노이 소재 타잉 찌(Thanh Tri)현 불문사(Phap Van Pagoda) 재활센터가 감염자와 그 가족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사찰이 정보 교환과 교육 등으로 감염자 사망 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3년 틱탄후한 스님에 의해 설립된 재활센터는 실의에 빠진 감염자가 언제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감염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막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던 스님은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조언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불문사에 재활센터를 열었다.

2003년 재활센터 쉼터로 활용
전국 63개소서 검사·심리상담
비감염자 위한 정보 제공으로
유엔으로부터 실적 평가받기도

재활센터는 감염자와 감염자만큼이나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상담과 치료를 주목적으로 한다. 대부분 무료로 초기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원한다면 가족들도 영적 상담, 질병 정보, 사찰 내 쉼터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베트남 사회에 불교를 통한 평화와 행복을 알리고 싶었다는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인 자비와 박애를 중심으로 불교정신에 입각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감염 사실을 알고 고통스러운 것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데는 질병에 대한 공감과 배려, 그리고 올바른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후천성 면역결핍증은 죽음이 병에 이르는 불치병이라 인식돼있다. 회생불가능한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약물 개발로 억제제만 잘 복용하면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불치병’이라고 인식돼 ‘에이즈포비아’라는 공포증이 생길정도로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큰 질병이다. 

재활 센터는 감염자와 가족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명상과 상담을 통한 심리치료에 집중한다. 센터는 베트남 전역 63곳에 상담소를 설치하고 스님들이 상주하며 감염자들과 그 가족들의 심리치료에 나서고 있다. 또 비감염자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자료를 제공한다.

2006년 감염사실을 알고 절망 속에 자살까지 시도했던 키엔(35)은 갈 곳 없이 방황할 때 불문사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약물과다 복용으로 온몸이 피폐해지고 우울증으로 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틱탄후한 스님이 나를 찾아주셨다”며 “스님의 따뜻한 배려와 공감, 가족의 격려가 건강한 정신으로 세상을 살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에 오기 전 이웃들의 따가운 눈빛으로 물 밖에서 허덕이는 물고기 같은 느낌이었다는 호앙푸옹램씨도 “센터에서 꾸준히 상담을 받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을 만나 대화하며 감염 전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2년 유엔개발계획(UNDP)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에이즈에 의한 사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나라 가운데 하나다. 특히 2012년 11개월 동안 에이즈에 의한 사망자수는 평균치보다 22%가량 줄었다. 감염자수도 점점 줄어들어 2004~2010년 설정한 목표치보다 0.3% 낮은 수치를 보였다.

틱탄후한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존중받아야한다”며 “에이즈 감염자뿐 아니라 고엽제 피해자, 나병, 노인 케어 등 정신적 고통까지 함께하는 이들을 위한 센터를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49호 / 2014년 6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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