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부산의 벡스코에서 개신교 청년들이 대규모 부흥회를 열었다. 그곳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메시지와 함께 범어사, 안국선원을 위시한 전국의 94개 사찰이 무너지라고 소리 높여 기도하던 동영상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구 동화사에서 강남 봉은사에서 한국불교의 중심인 조계사에서 이미 있었고, 지금도 전국 사찰 곳곳에서 한국 기독교인들의 ‘땅밟기’ 소식이 간간이 전해온다. 한국 기독교인들의 땅 밟기는 한국을 넘어서 미얀마의 스님 앞에서 복음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심지어 찬송가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 죄악 벗은 형제’를 불렀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전 세계 불자들의 마음의 고향이고 불교의 심장인 부다가야 마하보디대탑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기타를 치면서 찬송가를 부르고, 선교를 하고, 기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의 만행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마하보디대탑은 어떤 곳인가. 마하보디대탑은 부처님이 성불한 장소인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기원전 3세기에 아소카 대왕이 불탑을 조성한 것이 마하보디대탑의 시작이다. 지금도 전 세계 불자들이 성지순례와 기도를 위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불교의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 탑의 규모는 높이 55m에 방추형의 9층탑으로 3㎞ 떨어진 곳에서도 보이는 웅대한 탑이다.
당나라 때 현장법사의 기행문인 대당서역기에 의하면, “이 탑에 봉안한 사리는 큰 것은 진주와 같고 크기는 사람의 손가락 마디와 같다. 매년 1월15일 저녁이 되면 이 사리는 반드시 광명의 빛을 발하고, 하늘에서는 기이한 꽃이 떨어져 탑 앞의 보리수나무를 덮는다.”는 기록을 전하고 있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의 악행에 대해서는 어떤 언어로 비난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만행을 접하면서 2007년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사건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일일까? 이 교회의 신도들은 선교를 위해 23명이 떠났고 탈레반에 피랍되어 2명이 죽고 21명이 석방됐다. 알려진 바로는 국가에서 몸값으로 수백억원을 지불하였다고 한다.
당시 정부는 이들의 선교여행을 극구 만류했지만, 이들은 만약 선교활동을 방해하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것이고, 선교를 위해 죽을 준비도 돼있다고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심지어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아프간 여행 자제를 요청하는 정부의 경고문구 앞에서 기념촬영까지 마치고 선교를 떠나는 호기를 부렸다. 그 결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를 포함해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과 비용을 세금으로 지출하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독교인들의 소위 “땅밟기”의 시원은 구약의 출애굽기에서 유래한다. 모세가 이슬라엘 민족을 이끌고 성이 무너지라고 기도하면서 여러 성을 정복하고 성 안의 백성들을 몰살하면서 가나안 땅에 도착한 것이 시원이다. 결국 가나안이란 약속의 땅은 정복의 땅일 뿐이다. 인류역사상 수없는 전쟁과 갈등이 종교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국은 종교의 백화점이다. 무엇보다도 평화를 위해서는 종교 간의 이해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종교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불교도들에게 더 이상의 인내를 요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동안 바보스럽게 양보하고 참았다. 이제는 한국의 기독교가 대답할 차례다. 불교도 더 이상의 인내는 비굴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번기회에 재발방지책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언제까지 분노하고 규탄하고 비난하고 경악하고만 있을 것인가? 일부 광신자의 소행이라고 치부하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 유사한 정법유린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져왔고 앞으로 더욱 도를 더해갈 것이다. 이번 기회에 종교평화를 항구적으로 이뤄내기 위한 재발방지책을 모든 국민과 종도들이 마음을 모으고 종단이 앞장서 법제화를 만들어낼 것을 제안한다.
종교자유를 침해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선교행위나 종교를 모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을 구체적으로 제정해야 한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되는 훼불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응은 적극적인 포교와 불교의 사회적 신뢰의 회복임을 실천으로 보이는 것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 toehyu@hanmail.net
[1253호 / 2014년 7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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