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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통사상에 맞닿은 통섭, 환원주의 · 인과로 조명

자비선명상센터 지도법사 원허 스님
‘통섭’ /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사이언스북스

▲ 원허 스님에게 책을 펼쳐 든 공간은 새로움을 알아가는 놀이터와도 같다.

그동안 꽤나 오랜 세월을 나누고 또 나누기를 반복하며 다양한 학문 영역을 창조해내던 학계가 이제는 학제를 넘나들며 이웃 학문을 탐구하고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포용과 융합을 넘어 통합을 주창한다. 나누기를 끝내고 그 모든 것을 하나의 꾸러미에 꿰는 듯한 모양새다. 이른바 통섭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도 영역간 공고하던 울타리를 걷어내고 자유롭게 왕래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가치 창출, 혹은 잃어버린 존재들의 본래 모습을 살려내고자 스스로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퓰리처상을 두 번씩이나 수상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그 학문의 영역을 거리낌 없이 넘나들며 전체를 부분의 합이 아니라, 전체를 전체로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통섭: 지식의 대통합’은 그가 제시한 방법론을 담았다.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지적인 모험의 전망을 열어주고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인간의 조건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이끈다는데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의 지식이 본질적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연구자들이 서로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한 이해와 인간 외부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근거한 21세기적 지식 혁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세계관에서 시작해 현대 자연과학․사회과학․예술․종교 이론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대통합을 향한 인간의 지적 모험이 담겨 있다. 과학적 지식이 전무한 독자들에게 다소 어려운 감이 있음에도 통섭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 ‘통섭’ /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사이언스북스
회통사상의 과학적 해석
대한불교조계종 단일계단위원 및 교수사, 사단법인 한국차명상협회 이사장, 자비선명상센터 지도법사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영역의 사부대중을 만나고 있는 원허 스님은 ‘통섭’이라는 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이 책을 만났다.
“통섭이란 본래 성리학과 불교에서 이미 사용돼온 용어로 ‘큰 줄기를 잡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운을 뗀 스님은 “그 말 자체에 진한 불교적 사고가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통섭’을 ‘회통’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통섭이 모든 것을 다 통합해서 하나로 회통시키는 것과 같다고 본 것이다.
스승으로부터 ‘전통강원의 강사는 일반 대학 교수와 달라, 자기 전공뿐만 아니라 대승․소승․선문에 이르기까지 전부 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던 스님은 “선가귀감에서도 ‘법은 한 맛’이라고 한 것처럼 부처님 법은 하나를 통하면 다 통하게 돼 있으며, 이것이 곧 회통”이라고 강조했다. 저자가 말하는 통섭이 바로 이 회통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통섭의 핵심을 ‘모든 현상들-예컨대 별의 탄생에서 사회 조직의 작동에 이르기까지-이 비록 길게 비비 꼬인 연쇄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물리법칙들로 환원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인간이 공통 유래를 통해 모든 다른 생명들과 친척 관계에 있다는 생물학적 결론은 이런 생각을 뒷받침 한다’고 설명했다. 저자의 설명은 화석의 기록에서 인간의 직접적인 조상이 호모 에르가스테르나 호모 에렉투스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원허 스님은 이를 놓고 “유전적으로 보면 인간의 본성은 이렇게 연결돼 있다”면서 모든 것이 인과 관계로 연결되는 불교적 사고와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통섭은 회통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단언한 스님은 “저자는 기존에 나눠놓고 쪼개놓는 분화된 학문으로는 인간을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어떠한 사건을 놓고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학문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했다.
스님은 또 “우리 주변에서 보는 책, 냉장고, 책상 등 모든 사물이 이름이 다르고 모양도 다르지만, 그 모든 사물은 저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며 “우리가 그것을 무상으로 회통해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분화된 것을 통섭할 수 있어야 올바른 견해가 생길 수 있고 미래의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가 각별하다는 것이다.

전 지구적 과제 해결할 대안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을 주창하면서 ‘인종갈등, 환경파괴 등 전 지구적 과제는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균형잡힌 관점은 분과들을 쪼개서 하나하나 공부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분과들 간의 통섭을 추구할 때만 가능하다.(중략) 통합은 진리의 울림이다. 통합은 인간 본유의 충동을 만족시켜 준다. 학문의 커다란 가지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는 만큼 지식의 다양성과 깊이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복지를 말하면서 단순하게 시혜적 입장을 견지하지 않고 각 부처의 의견을 종합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도 결국 통섭과 같은 이치다. 또한 세월호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빚어지는 구조난맥상을 바라보면서 “왜 저렇게 밖에 하지 못할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 역시, 통섭적 사고가 결여된 단순함에서 빚어지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스님은 “학문간, 각 분야간 갖는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험난하기는 하지만, 저자가 자연과학․인문학․사회과학․예술․종교․윤리 등의 결합을 강조하는 것처럼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적 사고와 대처가 가능할 때 비로소 전 지구적 문제들을 풀어나갈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섭, 즉 회통사상을 견지하고 추구할 때 우리가 겪는 사회문제나 지구촌의 공동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이자 이 책을 옮긴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통섭은 하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왔다. 자기 우물은 확실하게 파되 다른 우물이 어떻게 무엇을 위해 파헤쳐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통섭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스님은 “오늘날 사회적 문제들을 한 학문분야로 해결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결국 부처님이 일찍이 일러주신 인간의 본성을 잘 밝히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원주의와 인과론에 답이 있다
저자는 통섭을 설명하면서 환원주의와 인과론에 방점을 찍고 있다. “환원주의를 통해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설명하고, 그렇게 세분화된 것들을 완전히 통합하는 방법으로 인과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경험 지식의 미로 입구에는 물리학이 한 통로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에는 모든 탐구자들이 따라가야만 하는 몇몇 통로들이 갈라져 있다. 깊은 안쪽에는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그리고 종교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만일 인과적 설명들을 이어주는 실타래가 잘 풀려져 있다면 어떤 통로에서든 되돌아올 수 있다.(중략) 우리에게는 횃불과 실타래가 있기 때문에 실들을 연결하여 설명의 그물을 더 넓힐 수 있다.’
스님은 저자의 이 말에서 인과론의 중요성을 읽었다. 얼핏 복잡하게 보이지만 모든 것들이 인과로 설명된다고 보고 있다. 인간을 바라보고 자연을 바라보는 학문 역시도 마찬가지라는 게 스님의 시각이다.
“저자는 ‘개체와 종과 같은 존재자들은 전자와 원자와는 달리 엄청나게 다양하다.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각 개체와 종이 발생과 진화과정에서 변화한다는 사실’이라고 복잡성 이론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데 목표를 두고 ‘이런 탐구들에서 가장 통하는 전략은 조직의 여러 수준들을 가로지르는 정합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라는 해법을 내놓는다”고 설명한 스님은 “이것이 인연법이다. 여러 가지가 결국 하나로 연결돼 있고 하나로 꿰뚫을 수 있는 것”이라며 환원주의와 인과론이 통섭의 기본 구성요소임을 역설했다.
그래서 스님은 ‘세포생물학자들은 분자 집합체의 여러 수준을 넘나들며 연구하고 인지심리학자들은 집합적인 신경세포들의 활동 양상에 관심을 기울인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저자의 설명에 “결국 아무리 복잡다단해도 인과법을 알면 아주 속속들이 다 알게 된다는 것이고, 여기서 그러한 방법으로 학문간 통섭을 이뤄내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저자의 설명을 분석했다.

유전자와 문화 연결한 후성규칙
스님이 이 책 ‘통섭’에서 환원주의․인과론과 함께 주목한 키워드는 ‘후성규칙’이다. “저자는 통섭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행동을 진화와 유전자로 설명하는 사회생물학적 접근을 시도하는데, 여기서 유전자와 문화가 긴밀히 이어진다면서 후성규칙을 들어 생물학과 문화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후성규칙은 인지나 행동 등이 나타나면서 대물림되는 모든 규칙성으로, 유전자와 문화를 연결한다고 정의되는 규칙을 말한다.
저자는 ‘유전자는 인지 발달의 신경회로와 규칙적인 후성규칙을 만들어 내고 개별 마음은 그 규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조직한다. 마음은 태어나서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성장한다. 물론 자기 주변의 문화를 흡수하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그런 성장은 개체의 두뇌를 통해 유전된 후성규칙들의 안내를 받아 이뤄진다.(중략) 결과적으로 인간 두뇌의 해부 생리적 구조가 진화해 왔듯이 행동도 자연선택에 의해 유전적으로 진화해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후성규칙의 대표적인 사례를 뱀에서 찾아 예시했다. 뱀에 대한 공포심을 뱀을 두려워하는 속성을 지닌 유전자를 가진 것에서 찾고, 그 때문에 뱀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찾으며 진화를 거듭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뱀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행위는 신성함으로 파생돼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즉, 뱀이라는 한 매개체에서 유전자와 문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님은 저자가 이렇게 설명한 후성규칙을 “잠재된 성향”으로 파악했다. “선천적인 경계이자 대물림 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잠재된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리고 저자는 ‘문화는 유전자로부터 발흥하며 유전자의 검인을 영원히 간직한다. 한편으로 문화는 은유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획득했다. 인간 조건을 이해하려면 유전자와 문화 모두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과학과 인문학을 분리한 채 이해하려 한다면 부질없는 짓이 된다’면서 통섭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인간의 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기서 ‘학문의 커다란 가지들을 통합하고 문화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은 과학문화와 인문학 문화 간의 경계를 국경으로 보지 않고 양쪽의 협동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미개척지로 보는 방법뿐’이라고 전제한 저자는 인간의 조건을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통합해서 제시한다. ‘인간의 조건은 자연과학의 가장 중요한 미답지다. 역으로 자연과학에 의해 드러난 물질세계는 인문사회과학의 가장 중요한 미답지이다. 그렇다면 통섭 논증은 다음과 같이 압축될 수 있다. 두 미답지는 동일하다고.’
인간의 조건을 명확히 알아가는 논리로 통섭을 설명한 저자의 주장에 스님은 “저자가 물리학, 생물학, 뇌과학을 통해 말하는 인간의 조건은 우리는 무엇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인간존재의 근본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과정”이라며 “그러한 학문의 통섭을 통해 인간의 조건을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우리의 근본이 본래 하나임을 알아 이 시대 당면한 하나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불교의 회통사상과 맞닿아 있는 통섭이 필요한 시대임을 깊이 느끼게 할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은 이 대목에서도 책을 통해 환원주의와 인과를 이해하는 시각을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 ‘알기 위해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고 발견하기 위해서 안다’고 한 저자의 말에 공감을 표한 스님은 “불교적 깨달음 역시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있었음에도 모르고 지나쳐온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통섭을 이해할 때 불교적 깨달음에도 한 발 다가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마음작용 설명에서의 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저자의 마음 설명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마음은 뇌에 미치는 신경세포의 전기적 반응’이라는 주장은 생물학적 상태에서의 마음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신경세포의 전기적 작용에 의해서 마음이 일어난다고 할 때, 사람이 죽을 경우 대뇌피질에 저장돼 있던 정보도 다 없어진다는 말이 된다”며 “그 경우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해진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스님은 “뇌세포의 전기적 작용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마음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고, 어떻게 보면 마음을 표현하는 통로에 지나지 않는다”며 “과학이 환원적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내듯이, 불교수행도 분석적 방법으로 환원주의적 방법을 이용해서 근원으로 들어가는 사유를 하고, 실제 그러한 수행을 통해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며 과학적 방법과 불교적 수행이 어우러질 때 저자의 통섭론도 완벽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재는 새로움을 알아가는 놀이터
불교 전통강원에서 학인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던 스님은 평소 부처님 가르침을 보다 현실감 있게 전하는 방법으로 책을 이용하고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 최신 학문의 흐름 등을 책을 통해 접하고 불교적으로 해석해 전달하는 것이다. 통섭도 그런 차원에서 봤던 책이고, 회통으로 읽은 것도 그런 영향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어야 불교적 가르침도 알맞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스님 설명이다.
그래서 스님에게 주로 책을 보는 성주 자비선사는 새로움을 알아가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새로운 지식을 만나면 재미있다”는 스님에게 책 읽는 그곳이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불교에 대한 외연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주는 곳이다. 하여 부처님 가르침이 세속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반대로 세속에서 꼭 필요한 것임을 확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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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허 스님이 추천하는 책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더퀘스트
이 책은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몸속의 변화, 감정과 기억 사이에서 어떤 놀라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원이기도 한 저자는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적인 믿음에 근거를 제시하고, 집, 마을, 도시, 세계로 시각을 넓혀가며 보다 근본적인 치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장소에서 가장 행복한가’를 생각하게 할 책은 환경의 건강함이 개인의 행복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새삼 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지음/ 정준형 옮김/ 도솔
1990년대 미국 사회를 들끓게 했던 충격적인 성추행 사건을 통해 ‘기억’이라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책입니다. 기억 연구의 권위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수많은 여성들이 어느 날 갑자기 떠올린 성추행 기억으로 아버지와 가족들을 고발하는 사건에 뛰어들어 거짓기억의 실체를 밝혀 가는데요. 저자는 기억이란 서랍 속에 정리가 잘된 서류철의 일부분이 아니라, 물이 담긴 그릇에 뒤섞인 한 스푼의 우유라고 비유하면서 물과 우유는 따로 구분할 수도 있고 또 수없이 변형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더불어서 20년 이상 수많은 실험을 통해 기억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도 증명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우주는 언제 시작되었는가’ ‘왜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는가’ 등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이제 과학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창조주를 들먹이는 일이 궁색하게 되기도 했지요. 책은 우주에 대한 최근의 이론들을 깊이 탐구하고 종합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의 도전적 논리는 물론, 현대 물리학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간단하면서도 생생한 그림들이 호킹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우주와 생명에 대한 이해와 사고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할 것입니다.

 
‘켄 윌버의 일기’
켄 윌버 지음/ 김명권․민회준 공저/ 학지사
통합적 영성의 탐구자 켄 윌버의 개인적 세계를 들여다보는 인문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의 일상의 경험에 대한 기록, 영적 수행과 명상적 체험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 영성을 탐구하는 이들에 대한 조언, 자신과 다른 이론가들의 연구에 대한 생각, 그리고 예술에서의 페미니즘, 영성, 심리치료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이 있습니다. 명상수행과 여러 신비적 경험 상태에 관해서 나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개인적인 일기인데요. 그럼에도 개인적인 일기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주로 영원의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세계의 위대한 전승 지혜의 공통적인 핵심 부분을 맴도는 그런 관념을 다루는 철학적 일기입니다.

 
‘마음의 과학’
스티븐 핑커 지음/ 존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와이즈베리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석학들이 한데 모여 자유롭게 학문적 성과와 견해를 나누고 지적 탐색을 벌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론심리학자, 인지과학자, 신경과학자, 신경생물학자, 언어학자, 행동유전학자, 도덕심리학자 등 위대한 석학 16인이 모여 ‘마음’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탐구한 내용인데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마음의 비밀’을 탐구할 지식의 지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뇌, 기억, 성격, 그리고 행복의 비밀을 밝혀나가면서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심리학, 뇌과학, 생물학, 언어학 등의 전공자는 물론이고 마음의 실체를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루트번스타인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서재
이 책은 분야를 넘나들며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를 전해주고 있는데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리처드 파인먼, 버지니아 울프, 나보코프, 제인 구달, 스트라빈스키, 마사 그레이엄 등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사용한 13가지 발상법을 생각의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그들의 발상법을 관찰, 형상화, 추상, 패턴인식,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등 13단계로 나누어 논리정연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직관과 상상력을 갈고 닦아 창조성을 발휘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상상력을 학습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1253호 / 2014년 7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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