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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담 스님, 경기문화재단 3억 수령 특혜' 의혹

  • 교계
  • 입력 2014.07.25 15:26
  • 수정 2014.07.25 16:06
  • 댓글 9

본지, 경기문화재단에 정보공개 청구
공모사업 지원금 평균 300~400만원
신청 하루만에 불교방송에 3억 송금
계좌신설 규정에도 ‘원효’계좌로 받아
이마저도 한중불교교류협회로 빼내가
재단, 사업종료 3년 가까이 정산 안해
특혜 논란에 최근에야 정산 독촉 공문
경기도 “하자 발견되면 후속조치”경고

검찰이 불교방송 전 이사장 영담 스님의 공금횡령의혹에 대해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가운데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2011년 불교방송에 지원한 지원금 3억 원에 대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본지는 최근 경기문화재단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교부신청서’ ‘사업계획서’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및 관리에 대한 규정’ 등을 확보했다. 그 결과 경기문화재단은 2011년 불교방송에 지원금을 교부하면서 불투명한 행정집행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부분 공모사업형태로 지원금을 집행했던 것과 달리 불교방송에게는 특별사업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다. 지원금 규모도 다른 공모사업의 경우 평균 300~500여만 원인 것에 비해 불교방송에게는 3억 원을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문화재단은 평균을 뛰어넘는 거액의 지원금을 제공하면서도 수년 째 정산결과보고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 6월1일 불교방송이 ‘경기도 불교 연구‧활용사업’을 진행하겠다며 총 사업비 3억 원을 교부신청하자 다음날인 6월2일 이를 지급했다. 경기문화재단이 특정사업 지원비로 3억 원을 지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공고된 문예진흥지원금 공모선정 결과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단이 특정사업에 지원하는 평균지원금은 300~500만 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0만원을 넘는 지원금도 확인되지만 억대가 넘는 지원금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불교방송에 지원된 지원금은 일반 공모 사업이 아닌 ‘콘텐츠 진흥사업’의 영역이라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3억 원은 이례적으로 큰 금액인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경기문화재단이 불교방송에 지원금을 교부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국가예산의 집행은 별도의 계좌를 신설해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관례다. 지원금의 투명한 관리와 집행, 정산을 위해서다. 경기문화재단도 ‘문예진흥지원금 집행·정산 매뉴얼’에서 지원금을 신청한 단체는 별도의 계좌를 신설해 엄격히 관리하도록 했다. 지원금이 예치돼 있는 동안 1000원 이상의 이자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반납하는 규정까지 마련됐다.

그러나 불교방송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금을 별도계좌가 아닌 뮤지컬 원효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개설한 계좌로 입금을 신청했다. 그럼에도 경기문화재단은 이에 대한 확인 없이 이 계좌로 3억 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경기문화재단 지원금 3억 원은 불교방송 뮤지컬 원효 사업비와 뒤섞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후 영담 스님이 이 계좌에 있던 13억4000여만 원을 투자금 회수 명목으로 한중불교협회로 빼내가면서 이 지원금도 함께 넘어가 버렸다. ‘돈세탁’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불교방송에 지원금을 교부했던 2011년에는 해당단체가 지원금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다”며 “불교방송이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교부신청서의 은행계좌가 별도의 계좌라고 믿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불교방송이 사업을 해준다고 약속했으니 진행되는 걸로 믿고 있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경기문화재단은 거액의 지원금을 지급하고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게을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 지원금 운용 및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지원사업자는 지원금 교부신청서에 명시된 목적이나 조건 외의 다른 용도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사업종료 후 1개월 이내에 지원금 정산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교방송은 당초 사업계획서에 밝힌 ‘경기도 불교연구‧활용 사업’에 이 돈을 집행하지 않았다. 사업기간도 2011년 12월까지로 밝혔지만 2년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이 돈에 대한 정산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경기문화재단은 불교방송의 정산이 늦어지자 특별한 서류절차도 없이 구두로 사업기간을 연장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경기문화재단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불교방송에 정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이 2년6개월간 지원금 관리를 방치하면서 불교방송에 지급된 3억 원은 이미 한중불교협회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이처럼 경기문화재단이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지원금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을 지도감독하고 있는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아직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원금을 교부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하자가 발견되면 즉각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255호 / 2014년 7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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