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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우주지간 중유일보

원문: 雲門示衆云하기를 乾坤之內 宇宙之間에 中有一寶인데 秘在形山이네

번역: 운문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하시기를 “하늘과 땅 사이 그리고 시간과 공간(우주) 사이에 보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몸속(形山)에 감춰져 있네”. ‘벽암록’
 
마음이 생명이고 근본
이것을 아는 게 깨달음
마음 주인되면 곧 부처
내 마음을 모르면 중생
 
‘운문의 일보(雲門一寶)’는 ‘벽암록’과 ‘종용록’에 나오는 ‘마음’을 주제로 한 공안이다. 운문선사가 중국 승조법사의 ‘보장론’에 나오는 “천지와 우주 사이에 귀한 한 보배가 사람의 몸속에 감춰져 있다”는 글을 보고 대중에게 설한 ‘마음을 생각하게 하는 법문’이다.
 
마음이 보배다. 마음이 부처이다. 마음이 우주의 생명이고 만물의 근본이다. 마음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마음이 생각한대로 만물을 보고 만든다. 마음이 없으면 세상도 없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에게 인식할 수 없는 세계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우주 밖 별나라의 공주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사물과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을 우주의 주인이라 부르고, 모든 것을 주관하는 왕이라 하여 심왕(心王)이라 하고,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고 하여 심지(心地)라고 부른다.
 
마음이 우주 생명의 근원이고, 만법의 근본이다. 우주 본성을 우리는 불성(佛性) 또는 진여(眞如)라고 한다. 팔만대장경과 조사선장의 주제가 바로 ‘마음 심(心)’ 한 글자이다.
 
우주 만다라가 내 마음이 그리는 관념의 상상이고, 세상은 내 마음이 생각하고 만드는 공간이다. 우주의 중심이요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보배가 바로 내 몸속에 있다니 놀랄 일이다. 이 사실을 확철하게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을 깨달음이라 하고, 부처라고 한다.
 
세상과 사물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렇게 된다. 그래서 ‘화엄경’에서 ‘일체유심조’라 했고, ‘만법유식 삼계유심’이라 한 것이다.
 
마음이 없으면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존재의 의미가 없다. 마음이 인식하지 않으면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존재, 인식할 수 없는 존재, 즉 있어도 없는 존재가 돼버린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하고 마음이 만든다.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면 부처이고, 내 마음을 모르면 중생이다. 마음을 찾는 공부가 부처되는 공부이고 선정 공부이다.
 
천하의 보배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속에 있다니 바로 찾으면 찾을 수 있고, 생각하고 분별하며 찾으면 헷갈려서 찾지 못하고 삼천포로 간다. 그래서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 한 것이다.
 
마음은 형상이 없고 실체가 없으니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무일물(無一物)이라 하였다. 실체가 없으나 지금 그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주인이니, 없다고 할 수도 없는 묘한 형상이 없는 물건이다.
 
마음먹은 대로 본래 없는 귀신도 백주에 만들어 내는 여의명주(如意明珠)이다. 재장명주(在掌明珠)이니 마음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천하가 내 것이 된다. 세상의 주인공이 내 자신(自心佛)이니 우주 삼라만상이 나를 위해 아름답게 장엄된 수많은 꽃다발이요, 청정법신 비로자나부처의 광명이다.
 
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으면 헛수고일 뿐이다. 마음 밖에는 진리(法)가 없다. 극락도 지옥도 마음이 만든 방편일 뿐이다. 조물주나 절대자도 마음이 만든 관념의 허상일 뿐이다.
 
아침에 웃다가 저녁에 우는 밴덕꾸러기/ 부처를 만들고 중생 만들기를 자유자재하는 조물주
토라지면 밴댕이 소갈머리/ 대장부 기개를 드러내면 황금털사자/ 알 수 없어요/ 형상이 없는 한 보배(一寶)를 찾아/ 어릴 적에 떠난 동자가 백발이 되어/ 눈이 내리는 날/ 백담바위에 앉아 졸고 있네 그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55호 / 2014년 7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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