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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찰 관광지 개발추진에 스님들 반발

  • 해외
  • 입력 2014.08.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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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롱사가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이틀간 산문을 폐쇄했다.

중국 윈남성 스님들이 정부의 개발 움직임에 반대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를 넘은 관광사업 추진으로 사찰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막겠다는 게 그 이유다.

정부 윈남성 개발 움직임에
사찰 본연 의미 퇴색 염려
중단 촉구하며 일주문 잠궈
정부 개입으로 마찰 이어져

중국언론 에포크타임즈(Epoch Times)는 8월15일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판롱사 스님들이 일주문을 걸어 잠궜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판롱사(Panlong Temple, 盤龍寺)는 쿤밍시에서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의 향공양이 끊이지 않아 ‘향불 사찰’로 불리기도 한다. 1983년 쿤밍시 중점문물보호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쿤밍시 시산(昆明 西山), 빈촨현 찌주산(賓川 鷄足山)과 함께 윈남성 3대 불교성지 가운데 하나다. ‘판롱’이라는 이름은 주변 산세와 소나무의 어우러짐이 마치 용이 앉은 모습 같다하여 붙여졌다. 이처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기에 판롱사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며 사찰측에 대대적인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경내에 박물관을 건립하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실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님들은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된다면 기도와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압박이 지속되자 8월15일, 일주문 입구에 상황을 설명하는 성명서를 내걸고 산문을 폐쇄해버렸다. 스님들은 ‘존경하는 신도들과 관광객에게’로 시작되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정부의 지나친 사찰 상업화 정책에 반대한다. 사찰의 수행전통을 지키기 위해 문을 닫는다”며 “정부 측은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금의 배당을 제안했지만 판롱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스님은 “사찰과 주변지역 재발이 기도와 수행의 공간이 되어야할 사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개발 후 사찰이 겪게 될 변화를 고려한다면 사업 계획은 백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틀간 문을 닫았던 판롱사는 신도들의 요구로 17일 오후부터 일주문을 다시 열어 신도와 관광객의 출입을 허용한 상태다. 주지스님은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곳을 참배하는 신도와 멀리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의사소통 부족으로 생긴 오해에 불과하다”며 “사업의 목표와 구체적인 추진계획 등에 대한 브리핑으로 오해를 풀어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윈남성 불교성지 개발 사업으로 인한 마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쿤밍시가 4개 사찰과 소속 스님들을 직접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강행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1년에는 100여개의 사찰이 사찰입장권 가격을 대폭 올리려는 정부에 항의하며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올해 초에도 찌주산 사찰 운행 버스 운영권을 두고 정부와 사찰이 대립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58호 / 2014년 8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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