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 한마디의 힘

1950년 인도의 싱 교수는 인도전통 음악 ‘라가’를 들려줘 벼, 콩 수확이 최대 50%까지 늘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1968년 미국 과학자 도로시 레털랙은 호박에 고전음악을 들려주자 덩굴이 스피커를 감싸 안은 반면, 다소 시끄러운 록 음악을 틀어주자 덩굴이 벽을 넘어 달아나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악이 식물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오래 전에 증명된 셈이다.
 
1966년 미국의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 클리브 벡스터의 실험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그는 검류계를 이용해 식물의 자극과 반응에 대해 실험 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도출됐다. 식물도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인간처럼 기절하거나, 기절한 척도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식물을 불에 태우려는 실험을 하려 하자 식물은 죽은 척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나중에야 일상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쯤 되면 ‘식물도 감정이 있다’고 말한다 해서 그리 과장된 건 아니다.
 
그렇다면 물은 어떤가? 일본인 과학자 에모또 마사루는 물의 결정체 사진을 통해 ‘물의 감정’을 세상에 처음으로 전했다. 사랑과 감사의 말을 들려준 물은 선명하고 예쁜 육각형의 결정을 나타냈고, 욕설이나 나쁜 말을 들려준 물은 결정이 형편없이 일그러졌다. 그렇다며 이런 실험은 어떨까?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선율에 노출된 두 식물이 있다. 한 식물엔 “고맙다”며 기도해 얻은 물을 주고 다른 한 식물엔 “귀찮다, 죽어버려라’‘라는 저주를 퍼부은 물은 준다. 과연 두 식물의 성장차이가 있을까? 실제 실험이 아닌 머릿속 실험이지만 ‘고맙다’물을 얻은 식물이 더 잘 자랄 것이라는 결론은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가는 말 한마디 힘은?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지만 ‘세치 혀 밑에 도끼가 숨겨 있다’는 말도 있다. 쓰임은 다르지만 ‘말 한마디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혜가 담긴 일언들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성현의 일성에 귀를 닫은 지 오래인 듯싶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에게 비수를 던지는 행태를 보면 말이다.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한 김영오씨의 단식은 투쟁이 아니라 다이어트에 불과하다’, ‘군대에서 죽은 자식들이 훨씬 많은데 당신들만 억울한 척하지 마라’고 공격한다. 심지어 한 뮤지컬 배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씨는) 그냥 단식하다 죽으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인터넷 상에서만 이런 말들이 퍼지고 있을 것이라고? 아니다. 체육공원이나 대중음식점, 술집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말들이다. 막말폭언에 동조하다 나중엔 한 술 더 떠 ‘그냥 죽어 버려라’는 저주까지 퍼 붇는 광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른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조롱과 폭언도 모자라 저주까지 퍼 붇는 건 곤란하다. 이건 광기다.
 
뇌 과학자에 따르면 ‘뇌세포의 98%가 말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자신이 한 말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말이 뇌에 각인되어 그와 유사한 결과를 만들게 된다. 특히 말에는 행동을 이끄는 힘이 들어 있다고 한다. 말이 뇌에 인식되고, 뇌는 신경을 작동시키고, 신경은 행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지만 나쁜 말을 하면 나쁜 일이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그러니까 광기어린 폭언이 상대를 죽이기도 하지만, 자신도 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업(口業)에 따른 순환관계를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어떤 말을 하며 살든 자유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말’을 하며 살지, ‘죽이는 말’을 하며 살지는 개인 선택이다. 다만, 그 업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묘한 향’이라는 게송을 새겨야 할 오늘이다.
 

[1259호 / 2014년 9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