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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인지적 도전

기자명 인경 스님

부정은 회피할수록 더욱 큰 생각으로 남게 돼

인지적 도전이란 집착된 생각을 바꾸거나 변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말한다. 주로 인지치료에서 사용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에 ‘나는 실패자야’ 라는 생각에 빠져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자. 인지치료자들은 우울정서를 만들어내는 원인을 ‘나는 실패자야’와 같은 생각이라고 보고, 이 생각을 바꾼다면 우울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감정이란 그에 상응하는 생각에 의해서 발생된다고 본다. 그렇기에 생각을 바꾸는 작업은 인지치료의 핵심된 과제인데, 이런 작업을 인지적 도전이라고 말한다.

부정적 생각은 바이러스같아
제거하지 않으면 문제일으켜
잠시 온 손님처럼 받아들여
저절로 사라짐을 알아차려야

도전은 힘들고 어려운 일에 대해서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것을 말하고, 인지적인 도전은 자신의 견고한 생각을 바꾸는 시도이다. 이 작업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공동적 작업인데, 내담자들의 집착된 생각을 교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무엇보다도 내담자 자신의 적극적인 도전이 요구된다.

물론 인지적 도전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띨 수가 있다. 가장 손쉬운 경우는 일상에서 부지불식간에 사용하는 것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는 교육적 훈육이다. 이 방식은 교사나 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고, 이런 방식에 학습된 학생들은 부정적인 생각이 생겨나면 그것을 억압하고 억제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X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역설적으로 더욱 그 X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담자가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니까 실패자란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내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담자는 그 생각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미 그 속에는 자신이 실패자라는 전제가 가로놓여지게 된다. 누군가가 ‘난 널 싫어해!’라고 한다면, 그 밑바닥에는 사실은 좋아했던 기억을 전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는 이런 생각들 자체에서 회피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회피할수록 그 생각은 더욱 귀중한 것이 된다.

인지적 도전의 방식으로 객관적 증거를 찾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나는 실패자라는 믿음을 가진 내담자에게 그렇게 판단하는 객관적인 증거를 찾게 할 경우, 그는 분명하게 실패했던 과거의 기억을 검색할 것이다. 상담자는 그 상황에서 실패했다는 증거가 적절한 평가가 아니라고 논박할 것이다. 그것은 실질적인 근거를 살펴보면 사실은 더 많은 성공이 있었고, 단지 한 번의 실패일 뿐이기에, 실패자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임을 증명해볼 것이다. 하지만 내담자는 논리적으로 이점을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실패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패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

인지적 도전을 계속적으로 상담자가 강조를 한다면, 내담자는 실패자란 생각을 내면에서 온전하게 제거할 때까지는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숨어서 지내게 만들 수도 있다. 왜냐면 실패자란 생각은 바이러스처럼 문제를 일으키고 이런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계속적으로 그것은 나에게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은 의료적인 관념에서 온 것이다. 암세포가 내 몸에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살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것을 제거하는데 온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하지만 몸이 아닌 마음의 문제에서는 이런 접근방법은 매우 위험하다. 부정적인 생각은 물질이 아니기에 물건처럼 제거의 대상이 되지 않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부정적인 생각을 제거하려면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다른 건강한 생각들도 함께 제거를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명상에 기반한 상담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첫째는 부정적인 생각은 인연을 따라서 내게 온 손님인 까닭에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연이 끝나면 저절로 그것들은 소멸된다는 입장이다. 그것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아차림을 할뿐이지 그것을 제거하려는 의도를 내지 않는다.

둘째는 설사 그것들이 마음에 생각이 많고 번뇌가 가득하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가치, 원력을 추구갈 수 있다는 점이다. 번뇌가 존재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재빠르게 알아차림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수행의 요체다.

명상상담 연구원장 khim56@hanmail.net

[1262호 / 2014년 9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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