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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성장 넘어 불교정신 담은 인재양성의 질 높일 때”

  • 집중취재
  • 입력 2014.11.03 13:29
  • 수정 2014.11.03 16:29
  • 댓글 10

동국대 4년 이끈 김희옥 총장

▲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학교 미래를 명확히 진단하고 있었다. 김 총장은 “동국대는 양적 발전에서 이제 질적인 도약을 위한 준비와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국대가 진일보하고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5년 연속 순위가 상승했고 TOP 10 진입을 눈앞에 뒀다. 최근 신공학관, 남산학사, 약학관, 산학협력관, 종합강의동, 바이오관 등을 신축하면서 교육과 연구인프라도 크게 늘었다.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각종 정부의 국책과제를 수주하면서 대학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QS 아시아대학 평가에서는 올해 처음 100위 안에 들었고, QS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이제 500위권에 진입했다. 50계단 이상 상승한 수치다. 동국대 발전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지자 동문과 불교계 기부도 늘었다. 모금액만 600억이 넘는 등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김희옥 총장이 있었다. 각종 유력 언론과 정부가 주목했다. 한국 경제를 움직인 CEO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부는 김희옥 총장을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헌법재판관 거쳐 2011년 취임
경영 혁신과 교육 인프라 확충
교수·학생·직원·불교와 소통
4년 간 국내외 평가 끌어 올려

108주년 기념관 건립 불사 선포
불교 미래 담보할 랜드마크 천명

새벽마다 봉은사 찾아 마음 관찰
5대 적멸보궁 참배하며 철야정진
“불자로서 종립대학서 재직 보람
한국불교 수호한 신장되길 발원”

▲ 김희옥 동국대 총장 손에는 인터뷰 내내 108염주가 들려 있었다.

10월30일 김희옥(66·당래) 총장을 만났다. 4년 간 동국대를 운영하며 느낀 소회와 연임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손엔 108염주가, 동국대 앞에는 ‘우리’라는 말이 함께했다.

▲2015년 2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지난 4년간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리스타트 프로젝트 즉 제2건학운동은 이 시기 동국대에 꼭 필요한 정책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동국대가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3대 사학 명성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는데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도달해야할 목표는 올해 중앙일보 평가순위 11위는 아니다. 언론 평가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 대학 권위나 명성은 언론이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동국인 스스로가 갖는 자부심, 혹은 자존감이 훨씬 중요하다. 동국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매진하는 교육과 연구 내용과 질이 외부 평가보다 중요하다. 취임 당시보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표정에서 그리고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관심에서 직관적으로 자긍심을 느낀다. 다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은 분명하다. 우리 약점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다. 해답을 찾는 것은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일이다.”

▲대학 운영철학이 있다면.
“대학이라는 공동체는 연구, 교육과 이를 통한 사회기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불자로서 종립대학을 운영하는데 부처님 가르침만한 철학은 없다. 이것이 있음으로써 저것이 있다는 연기법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르침이다. 다양한 학과와 전공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다.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소통하는데 이만한 가르침이 없다. 제행무상도 많이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대학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가를 고민하게 하는 화두 중 하나다.”

▲중앙일보에서 11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동국대는 최근 성과평가시스템, 강의평가시스템, 자산관리시스템, 실험실안전관리시스템, 성과급 기반의 연봉제 등 대학경영의 틀을 크게 혁신했다. 경영혁신은 내부자원의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그리고 교육과 연구분야의 강점과 약점을 사례별로 분석하고 지표화해 이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국제화인데, 우리 순위가 3위다. 동국대의 학위과정등록 외국인 학생 비율 순위는 전국 2위, 해외 파견 교환학생 비율 순위는 5위다. 영어강좌 비율 순위는 1위며, 외국인 교원 비율 순위는 전국 11위다. 국내 주요대학들보다 훨씬 좋은 순위다. 수년간 전 세계를 발로 뛰어다닌 결과다. 학내 구성원들간 안정된 소통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을 강조했다.
“이해하기 위해선 자주 만나야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 신뢰해야만 한다. 매주 교수님들과 학과나 전공별로 만났다. 그리고 단과대학별로 분야별로 끊임없이 만났다. 학생들과는 독서토론도 하고 점심도 함께하며 여러 가지 형태의 소통을 했다. 대학은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들어야 한다. 총장과의 데이트로 학생들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다과도 함께하고 도서관에서 독서토론회를 함께 하기도 했다. 또 학생들이 학교행정에 대해 개선해야 될 점을 지적하는 학생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이야기를 들었다. 스승의 날 학생들이 직접 총장실을 찾아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모교 선배로서 그리고 인생 선배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따뜻한 관계를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때론 푸근하게 때론 진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4년 간 “크게 잘 못한 일은 없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 짓는 김희옥 총장에게 학교공동체는 ‘같이’라는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도반이었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수단보다 애교심을 바탕에 둔 이해심으로 함께 한 걸음씩 나가고 있다고 했다. 여기엔 불자로서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이해와 믿음, 신심이 있었다. 1984년 강남으로 이사한 뒤부터 새벽마다 봉은사를 찾고, 10여년 전부터 아내와 5대 적멸보궁을 참배하며 철야정진해오고 있다. 은은한 난초 향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널리 퍼진다. 그를 향한 불교계와 동문들 신뢰는 기부로 이어졌다. 교육재정 약정액은 1000억원이, 모금액은 6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익명의 노비구스님은 총장과 직접 통화를 원하며 동국대 인재양성 소식과 총장의 행보에 감사하다며 10억원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휴가 때도 사찰에 다닌다고 들었다.
“설악산 봉정암 등 5대 적멸보궁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 아내와 산행하고 절에 올라 철야정진을 했다. 아침에는 가급적이면 집과 가까운 봉은사를 들러 참선한다. 새벽녘의 절에서 기도를 하는 불자들, 참선을 하는 불자들 사이에 섞여 저도 마음을 내려놓으려 노력한다. 헝클어진 마음속 실타래를 내려놓고 바라보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다.”

▲동국대는 종립대학이다. 불교계와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재가불자로서 종단을 외호하고 불법을 지켜나갈 소임을 갖고 있다.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동국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불교계와의 소통은 동국대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종단  원로스님들을 비롯해 총무원의 많은 스님들도 자주 뵙고,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르마칼리지를 신설하고 인문고전 교육을 강화했다.
“학부교양대학 다르마칼리지를 통해 동국대만의 새로운 교양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공계 학생들은 인문학과 불교교양을,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고전과학을 통해 서로의 학문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불교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풍부한 고전 독서를 통해 교양 있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교육프로그램이다.”

▲108주년 기념관은 불교 미래를 약속하는 랜드마크라고 선언했다. 기념관의 의미는.
“성과평가시스템이나 자산관리시스템 등 행정시스템의 혁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교육과 연구인프라도 최근 신공학관, 남산학사, 약학관, 산학협력관, 종합강의동, 바이오관 등을 신축하면서 크게 늘었다.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각종 정부의 국책과제를 수주하면서 교수님들 연구도 좋아지고 있다. 대학 안팎에서 동국대가 변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QS 아시아대학 평가에서는 올해 처음 100위 안에, QS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이제 500위권에 진입했다. 50계단 이상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지금부터다. 내부혁신을 통한 변화와 개혁에 불교계와 동문, 학교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108주년 기념관 건립은 108년 역사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108년을 맞이하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08주년 기념관은 강남과 강북을 잇는 왕복 8차선 동호로 인근에 위치한다. 많은 차량이 오고가는 위치에 동국대를 상징하는 첨단의 랜드마크로 건립되는 것이다. 21세기 스마트사회에서 동국대가 교육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를 담는 최고의 교육 인프라로 구축하려고 한다.”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1+3 국제전형 문제에 대해 김희옥 총장은 “법리 오해이자 무리한 수사”로 확신했다. 총장 연임 관련 질문에는 종립대학이자 모교인 동국대에 필요한 부분을 언급했다.

▲1+3 운영을 두고 오해를 받았다. 진실은 뭔가.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은 2012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0개월간 소위 1+3 국제전형이라는 글로벌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중앙대와 한국외대 등에서 이미 2006년경부터 대대적으로 운영해오던 것으로써 우리는 2012년에야 다른 대학의 운영상황을 보고 교육부 직원에게 질의해서 다른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관련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인식을 갖고 시행했다. 학생모집이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외국대학과 직접 교류를 통한 학생교육이었으며 회계도 우리대학 교비회계에서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었으므로 잘못이 없다. 10개월간 교육받은 학생 34명도 전원 희망대로 외국대학에 진학했고 학부모와 학생 어느 누구도 불만이 없는 상태다. 특히 실정법 위반 등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 교육프로그램 자체도 어느 교육관련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수사기관에서는 이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이 ‘인가 없이 학교를 운영한 것’이라고 하면서 고등교육법상 무인가 학교운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미 인가받은 대학의 교육부서 중 하나인 평생교육원에서 교육프로그램 하나를 자율적으로 운영한 것을 어떻게 무인가 학교운영이라고 할 수 있나? 법리 오해는 물론 경찰에서 수사까지 한 것은 명백한 과잉수사다. 검찰에서는 법리검토결과 교육관련법 어느 것에도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알고 있다.”

▲이사회가 총추위 규정에 현직 총장 연임을 가능하도록 했다. 연임에 뜻이 있는가.
“법인의 가장 상위 규정인 정관에는 총장을 중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하위 규정인 총추위에는 없었다. 이를 보완해서 총추위 규정의 완결성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지난 4년간 모교에 돌아와서 그야말로 원도 한도 없이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재임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내 결심여부와 모든 구성원들 의사의 집합을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할 사항이다. 이제 우리는 국내 최고, 세계최고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질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 양자세계에서 양자가 어떤 단계에서 다음단계로 갈 때 계단의 차이만큼 뛰어오르는 현상을 ‘퀀텀점프(Quantum Jump)’라고 한다. 어떤 일이 연속적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뛰어오르듯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우리도 이제 양적인 발전에서 질적인 도약을 위한 준비와 추진이 필요하다.”

▲어떤 인물로 기억되고 싶나.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수행하고 홍포하는 불자다. 불자로서 공직사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다음에 종립대학인 모교로 돌아와 불교계와 대학 일원으로서 마음껏 일하고 있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보람된 일이다. ‘저 사람이 살았던 시대에 한국불교의 호법신장이었구나’라고 알아준다면 좋겠다. 앞으로도 부처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하고 부처님법을 외호하여 포교하면서 종립 동국대와 한국불교 발전에 털끝만큼이라도 성심을 다해 기여했다는 불자로 남았으면 한다. 부처님 가르침도 같은 맥락이지만, 국민의 타고난 기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일평생 추구했던 불자로 남았으면 한다.”

1968년 전체 수석으로 동국대에 입학했던 경북 청도 출생 법학도의 꿈은 “법조인이 되어 사법관을 봉직한 뒤 모교로 돌아와 후배를 가르치고 싶다”였다. 졸업 뒤 헌법재판관을 거쳐 39년이 흘러서야 꿈은 이뤄졌고, 4년 동안 모교에 ‘제2 건학운동’을 펼쳤다. 김 총장은 동국대의 희망을 디자인하고 있었다. 석가모니불에 이어 중생을 구제할 미래 부처님은 ‘당래교주미륵불(當來敎主彌勒佛)’이다. 오현 스님이 김희옥 총장에게 지어준 법명은 ‘당래(當來)’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68호 / 2014년 11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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