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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 붙들고 절하며 부르짖으니 마음에 부처님 깃들다

  • 수행
  • 입력 2014.11.03 15:07
  • 수정 2016.02.24 16:44
  • 댓글 0

온라인 모임 ‘금강 불교입문~’

▲ 금강정진회 도반들은 밤이 깊을수록 오로지 보리방편문 가르침을 화두로 붙잡고 사유했다.

휴대폰 안테나가 가물거렸다. 무문관 빗장이다. 세속 인연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묘금륜원(渺金輪園)에는 청화 스님 염불선 수행도반들만 허락했다. 묘금륜원은 그걸로 부족했다. 도반들이 속세에서 묻혀온 번뇌, 업장의 때를 벗기길 바랐다. 수행카페 금강(카페지기 배광식) 도반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았다. 이곳은 정진도량이라는 사실을.

10월25일 수행처 묘금륜 개원
아미타불 염불선 700일 회향
40여 도반 참선·염불·절 철야

배광식 경주 지도법사
“불성 이르는 길 보리방편문
수지독송해 맘에 여여해져야”

염불선으로 금빛 법륜을 돌리고 있는 온라인 수행모임 ‘금강(金剛) 불교입문에서 성불까지(cafe.daum.net/vajra, cafe. naver.com/huineng, 이하 금강)’ 도반 40여명이 10월25일 저녁 묘금륜원에 자리했다. 오후 2시 오프라인 수행도량 묘금륜원 개원에 참여했던 100여명 중 40여명이 금강정진회 철야정진에 참여했다. ‘금강도량’ 별칭이 붙은 묘금륜원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에 대지면적 2483㎡(751평) 연면적 263.8㎡(79.8평)로 1, 2층 규모로 건립됐다. 수행도량에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배광식(65·경주) 지도법사가 태만을 경계했다.

“묘금륜원은 수행하는 도량일 뿐이다. 수행하는 사람 없다면 필요 없는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열심히 수행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건물에 매여 수행이 뒷걸음친다면 쓸모없다.”

▲ 아미타불 염불선 3차 천일기도 700일을 회향하는 법회.

마침 아미타불 염불선 천일수행 700일 회향날도 겹쳤다. 철야정진 입재 전날인 10월24일이 회향이었으나 개원에 맞춰 하루 늦췄다. 지난 2006년 11월 해인사 원당암에서 입재하고, 두 번 회향했으며 벌써 세 번째 입재해 700일을 넘겼다. 도반들은 전심전력으로 아미타불을 관하고 염하며, 일상삼매와 일행삼매로 보리심 통달해 중생을 제도하길 발원했다.

금강 도반들은 수행과 교학을 날개 삼아 보리를 증득하겠다는 굳은 신심으로 금강강독회(법문 연구), 금강정진회(염불선수행) 두 가지 오프라인 모임으로 활동 중이다. 불교 신행 핵심인 신해행증 가운데 금강강독회는 ‘해(解)’, 금강정진회는 ‘증(證)’이다. 보리방편문을 공부하고 이를 수행으로 이어가는 것. 이날은 금강정진회 105회차 철야정진이었다. 금강정진회는  보리방편문을 매일 108독하고 사경하며 염불선을 실참해왔다.

‘보리방편문(菩提方便門)’은 288자에 깨달음에 이르는 방편을 담은 법문이다. 40여년 간 묵언과 하루 한 끼 식사하며 장좌불와 수행으로 정진하던 청화 스님 은사 금타 스님이 용수보살의 ‘보리심론’을 간추렸다. 보리방편문 큰 뜻은 마음이 곧 부처님이란 심즉시불(心卽是佛)이다. 심즉시불로 가는 길은 관심(觀心)과 염불(念佛). 심즉시불을 깨닫기 위해 항상 마음을 관찰하고 아미타불을 부르짖는다.

장건(59·인월) 금강정진회장은 “참선은 보리방편문을 화두로 잡고 굴리고, 염불은 아미타불을 고성칭명염불하며 절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강 도반들은 1층 선방에서 참선을, 아미타불 모신 2층 법당에서 염불했다. 경주 지도법사는 정진을 당부했다.

“(염불선은) 이미 우리가 부처님이기에 가능한 수행이다. 없는 것을 만들어 낸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구름 뒤에 가려져 있는 태양은 구름만 걷어내면 드러난다. 무수히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망상이 바로 중생이다. 항상 보리방편문을 읽고 생각해야 한다. 사유가 어렵다면 다만 외우라. 그러다보면 어떤 부분에서 딱 걸린다. 거기서부터 깊은 사유가 진행되면서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체험이 이어지면 공부가 향상된다. 자나 깨나 보리방편문이다.”

▲ 묘금륜원 2층 법당에선 절하며 고성으로 아미타불을 염불했다.

오후 9시15분부터 50분 수행과 10분 행선 방식으로 철야정진이 시작됐다. 좌복 위에 가부좌 튼 도반들은 2층 법당에서 들여오는 아미타불 염불소리에 젖어 들어가며 보리방편문을 굴렸다. 자정으로 향하는 시간, 수마와 번뇌가 괴롭혔다. 대지가 피워 올리는 안개에 묘금륜원 휩싸였고, 부처님 마음자리에도 안개가 드리웠다. 정진을 옥좼다. 아미타불 굴리는 마음 예리해진 만큼 베인 무명이 잘라져 나갔다. 만 가지 경계에 굴러다니는 마음이 걸음을 멈췄다. 걸음소리 그치자 목탁소리와 아미타불 염불소리 더욱 선명해졌다. 부처님 마음자리 그제야 걸음을 내디뎠다.

차담 시간은 정진을 재발심하는 장이었다. 금강카페 최고령인 강경애(75·보명화) 보살. 그는 아미타불 조성기와 ‘아미타경’ 사경을 아미타불 복장에 봉안하고 금강정진회에 동참하는 수행자다. 그는 “집 지었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더 큰 산이 남았다. 더욱 정진하자”고 독려했다. 강원도 동해에서 5시간 반을 달려 온 홍운 도반, 대구에서 온 도반 청광, 김해서 온 클레어, 언제나 자유인(이상 카페명)은 감개무량해 했다. 그리고 열심히 정진해 성불하겠단 원력을 굳게 다졌다. 도반 월광은 아내 공덕성과 함께였다. 그는 “카페에 가입한 지 1년이 좀 넘었다. 모두 가족이라 생각한다”며 “공부에 발심이 생겼다. 더 정진하겠다”고 했다.

차담 끝나자 묘금륜원이 다시 문을 걸어 잠갔다. 마음이 아미타불 품에 다가갈수록 잡소리는 그쳤다. 도량엔 목탁소리와 아미타불 염불소리 가득했다.

묘금륜원 가을밤이 깊어갔다. 풀벌레 소리도 잦아들어갔다. 엷어지는 밤은 아침 마중물이었다. 마음 속 무명 엷어지고 불성이 익어갔다.

묘금륜원에 드리웠던 안개가 소리 없이 물러갔다. 

태안=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68호 / 2014년 11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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