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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수오계십계등 선지지범개차

원문: 夫初心之人은 須遠離惡友하고 親近賢善하며 受五戒十戒等하여 善知持犯開遮하라

번역: 무릇 처음으로 마음을 내어 배우려는 사람은 모름지기 나쁜 벗을 멀리 하고 어질고 착한 사람을 가까이 친해야 하며, 오계와 십계 등의 계율을 받아 지니고 범하고 열고 막는 것을 잘 알아서 행해야 한다.
‘초발심자경문- 계초심학인문’

불교는 실천의 가르침
계율이 무엇보다 중요
지계 없이 깨달음 구함
모래를 쪄서 밥 짓는 것

현존하는 고려시대 계율에 대한 대표적인 저술은 보조국사 지눌이 지은 ‘초발심자경문’ 가운데 ‘계초심학인문’이다. 지눌은 고려 후기의 혼란과 광란의 불교 분위기를 정화하고 바르게 정립하기 위하여 생애를 바친 스님으로 현재 한국의 조계종을 중흥(창종)시킨 조사이다. ‘계초심학인문’은 출가 사문이 불문에 들어와서 처음 배우고 공부하는 교과서로 첫 번째 가르침의 지침이다. 이 가르침에 의하여 훌륭한 수행자가 되느냐가 결정된다.

지눌은 스스로 청정하지 못하면 이웃의 더러움을 밝힐 수 없으며, 대승계는 지켜야 할 때 철저히 잘 지키고 열어야 할 때 융통성 있게 잘 열어서 계율의 정신이 잘 드러나야 한다고 설했다. 또한 출가 수행자는 함께 수행하는 도반이 인생의 반려자이니, 현명하고 착한 친구를 만나면 저절로 지혜롭고 선한 마음을 갖게 되고, 악우를 만나서 동행하면 나쁜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설했다.

부처님은 태어난 종성(種姓)에 의하여 바라문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하셨다. 계율은 부처님의 행위(戒是佛行)로 불자가 지켜야 할 실천규범이다. 수계(受戒)는 불자가 되는 첫 걸음이고, 계율을 어기면 스스로 불자임을 부정하는 것이다.

불교는 본질적으로 실천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계율이 중요하다. 부처님께서는 승가는 계율을 통해서 청정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계율은 수행자를 지켜주는 갑옷이고 부적이다. 사바세상에서 계율의 보호가 없으면 청정한 수행자는 살아갈 수 없다. 부처님은 말법시대에 마군(魔群)에 의하여 참다운 불법이 흩어지고 말리라고 설하면서 교법(敎法)이 오래 세상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계율을 제정했음을 밝혔다.

‘능엄경’에서 부처님은 “말법시대에 방황하는 중생을 구호하려면 잘 들어라. 내가 계율 가운데 수행하는 세 가지 가르침에 대하여 설명한 것을 들었을 것이다. 이른바 마음을 항복받는 것으로 계율을 삼고, 그 계율로 인하여 선정이 생기며, 그 선정에 인하여 지혜가 생긴다. 이것을 ‘번뇌를 없애는 세 가지 가르침(삼학)’이라고 한다”고 하셨다.

또한 부처님은 열반유훈에서 “제자들아, 내가 열반한 뒤에는 마땅히 계율을 존중하라. 계율을 스승으로 삼아라(以戒爲師). 계율을 지니는 것은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남과 같고, 병든 환자가 양약을 얻음과 같다”고 하셨다.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은 설령 부처님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부처님과 함께 사는 것과 같고, 설령 부처님과 같이 살아도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서로 천만 리 떨어져 있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사분율’에 “계율을 버리는 이는 불법에서 죽은 것과 같으니, 계율을 지니기를 목숨과 같이 하여 범하지 말라”고 하였다. 계율을 지키지 않고서 깨달음을 얻으려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다. 계율은 인자한 어머니와 같아서 수행하는 사람을 보호한다.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니/ 업경대(業鏡臺)에 나타난 지난날 죄업상(罪業相)이 적나라하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 눈감고 참회진언을 외우네/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이렇게 살려했으면 차라리 청정불문(淸淨佛門)에 발을 들여놓지나 말 것을/ 부끄럽고 후회함이 막급(莫及)이네/ 이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이순(耳順)이 눈앞인 세월/ 남은 시간 오직 관세음보살님 부르며 삼귀의계·사계라도 잘 지키길 서원하네. ‘참회 귀명’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69호 / 2014년 11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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