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이보현행오보리
45. 이보현행오보리
  • 김형중 법사
  • 승인 2014.11.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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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三世一切諸如來의 最勝菩提諸行願을 我皆供養圓滿修하여 以普賢行悟菩提하리라
번역 :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높은 깨달음과 실천행과 서원을 내가 모두 원만하게 받들어 닦아서 마침내 보현보살의 행원으로 깨달음을 이루리라. ‘화엄경 보현행원품’

간경·참선·염불 등은
깨달음을 위한 수행법
중생구제·정토구현은
오직 자비 실천때 가능


부처님 경전 중에 왕이 ‘화엄경’이다. ‘화엄경’은 ‘80권 화엄경’ ‘60권 화엄경’ ‘40권 화엄경’의 세 종류가 있다. ‘600부 반야경’의 골수가 ‘금강경’이듯이 ‘80권 화엄경’의 골수가 ‘보현행원품’이다. ‘80권 화엄경’과 ‘60권 화엄경’의 마지막 품인 ‘입법계품: 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만을 별도로 한역하여 하나의 경전으로 독립시켜 ‘40권 화엄경’ 또는 ‘보현행원품’이라 한 것이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대방광불화엄경 가운데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세계에 들어가도록 하는 보현보살의 행원(行願)을 설한 품’이다. 문수보살은 선재동자가 ‘원컨대 저에게 해탈의 문을 열어주시고 모든 뒤바뀐 헛된 꿈을 멀리 여의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하자 ‘깨달음의 높은 뜻을 일으켜 선지식을 구하고, 보현행원을 갖추도록’ 권유한다.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만나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 지니고 보현행원을 통해 해탈세계에 들어가는 기나긴 구도 여정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서는 ‘보현행원을 통하여 우리가 해탈경계에 들어갈 수 있고,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고 설하고 있다. 간경, 참선, 염불 등은 자신의 수행과 깨달음을 위한 수행법이다. 이것을 통해 예토(穢土)를 정토세상으로 바꿀 지혜와 힘을 얻을 수는 있지만, 곧바로 중생구제와 불국정토가 구현되지는 않는다. 고통 받고 있는 중생을 구제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길은 오직 자비의 실천뿐이다. 보현행원을 통해서 정토가 구현된다.

참선 수행을 통해서 깨달음의 반야지혜를 얻어 스스로 번뇌를 해결할 수 있지만, 고통 받고 있는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행은 보살의 육바라밀행과 보현보살의 행원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수행은 문수보살의 지혜로부터 시작해 보현보살의 자비 실천 행원으로 완성된다. 석가모니부처님의 보처협시보살인 문수와 보현이 양쪽에서 지혜의 체득과 자비의 실천을 상징하고 있다.

실천이 없는 깨달음이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공허한 관념에 빠진다. 보현보살과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에 기반한 중생구제로 불국정토가 구현된다. 물론 문수의 지혜와 보현의 자비 행원은 둘이 아니다. 보살의 실천행은 지혜가 우선 되어야 바르게 실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 초기 균여대사(均如)의 유명한 11수 향가 ‘보현십종원왕가’는 보현보살의 10대원을 일반 대중에게 유포하기 위하여 이두체 향가로 노래한 것이다. 고려 말기에 사경한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역시 앞에 변상도를 그리고 그대로 ‘보현행원품’을 사경한 것이다. ‘보현행원품’의 ‘보현보살의 열 가지 행원’을 우리말로 발원문 형식으로 재구성해 본다. ‘보현보살의 십행 발원문’이다.

“거룩하신 삼보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지극한 마음과 몸으로 예경하고, 입으로 찬양하고, 꽃과 향으로 공양드립니다./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겠습니다. 지난날 그릇되게 행한 죄업을 참회하옵니다./ 진리의 법륜을 굴려서, 부처님의 진리가 이 세상에 영원토록 빛나게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심히 공부하여 불법이 충만한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정토를 건설하기 위하여 고통 받고 있는 중생들의 뜻을 살피고 받들고, 모든 공덕을 그들에게 돌려서 함께 즐거운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보현보살이 오늘 이 자리에서 세운 열 가지 서원이 모두 실행되도록 부처님 앞에서 기원합니다. 허공 하늘이 없어지고, 중생들이 없어져 모두 성불할 때까지 오늘 세운 이 서원은 끝이 없고 변함이 없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71호 / 2014년 11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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