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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프랑스 불광산사(Fo Guang Shan)

현대적 감각으로 지역 경제 활기 불러 온 유럽 최대 사찰

▲ 프랑스 불광산사의 문이 열리던 2013년 6월 전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불자들이 모여 축하 법회를 봉행했다.

대만 불광산사(Fo Guang Shan)의 설립자로 유명한 성운 대사(Hsing Yun)가 인본주의적인 불교를 전 세계에 펼쳐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운지 수십년만에 프랑스에 유럽 최대 불교사찰이 들어섰다. 불광산사 소속 스님들과 불자들의 노력으로 프랑스 내에 현대적 건축 양식의 불교 사찰이 건립된 것이다.

2013년 파리 근교 문열어
대규모 건물과 분위기로
‘불교 테마 파크’로 불려

지역주민·관광객뿐 아니라
이웃국서 수학여행 방문도
인구 유입률 400% 증가해

중국어·컴퓨터 강좌 더불어
자선활동 적극 병행하기도

▲ 28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하얀 불상이 놓여져 인상적인 불광산사 강당에서는 매주 주말 법회가 봉행된다.

‘교육을 강조해 인재를 양성한다. 자선을 베풀어 사회 복지에 기여한다. 수행에 집중해 인심을 정화한다’는 이들의 신념은 불광산사 건축이 시작된 해부터 완성되기까지 수 년 간 불자들을 단합하게 만들었다. 2012년 완공된 사찰은 2013년 6월 6일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성운 대사는 이날 프랑스 파리와 사찰에서 종교 행사인 다르마 요가차라(Dharma Yogacara)를 성대하게 치렀다. 이 날 행사는 국제적 규모의 콘서트, 불자들의 결혼식과 불교 철학 세미나 등 다양한 이벤트로 장식됐다. 축제를 즐기고자 이날 파리와 사찰을 찾은 사람들이 수 천명 이었다고 한다. 28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거대한 규모의 새하얀 불상을 마주보고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앉아 성운 대사의 법문에 집중했다.

▲ 프랑스 불광산사의 전경.

파리 근교에 자리 잡은 불광산사는 건설 초기 단계부터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불자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제를 두고 대규모로 진행됐다. 5200m²(약 1570평)에 이르는 거대한 대지는 다시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진다.

▲ 프랑스와 대만 건축가에 의해 공동으로 건축된 불광산사의 현대적 건축 양식은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다.

제1구역은 유럽 각 나라에서 오는 불자들이 모여서 예불을 드릴 수 있는 강당이다. 400명까지 동시에 수용이 가능한 강당과 32명의 스님들을 위한 선방이 위치해 있다. 제2구역에는 불광산사가 강조하는 문화 교환의 일환으로 각종 전시회가 진행될 수 있는 전시실과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원형극장, 언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교실, 찻집, 그리고 다양한 불교 서적들로 가득찬 도서관 등이 위치했다. 프랑스와 대만 출신의 건축가에 의해 공동으로 건축된 이 현대적 건축 양식의 불교 사찰을 보고 있노라면 콘크리트와 목재, 유리를 재료로 일종의 불교 테마 파크를 만들어 낸 듯하다.

불광산사는 그 유명한 유로 디즈니랜드에서 단 7km 떨어져있는 뷔시 생 죠르지(Bussy Saint Georges) 시에 위치했다. 땅 값이 세계에서도 가장 비싼 곳으로 꼽히는 대도시 파리에서 30km 외각에 위치한 탓에 이곳의 땅 값만도 천문학적인 숫자다. 유명 건축가들에 의한 초호화 프로젝트였기에 건축비용만 1600만 유로(약 220억)가 사용됐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이 거대한 비용은 모두 대만 스님들과 불교계 협회에 의해 지원되었다고 하니 더욱 더 놀랍다.

뷔시 생 죠르지 시의 인구 절반 이상이 아시아계다. 세계 각지에서 온 이주민들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프랑스 특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불광산사 옆으로는 유대교 회당, 개신교 교회, 회교 사원이 나란히 존재한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은 ‘다양한 종교를 체험할 수 있는 산책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사찰을 방문하던 중 클레어(Claire)라는 프랑스 인을 만났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방문했다는 클레어씨는 “불광산사를 찾아오는데 무척 고생을 했다”고 푸념했다. 파리 외각 지역의 교통 체증과 복잡한 버스 노선은 악명이 높다. 하지만 고생 후 사찰에 도착해 불자들과 스님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는 순간 “이전까지 마음에 가득 차있던 모든 짜증을 다 잊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불자가 아니다. 하지만 “사찰을 안내 해주는 보살들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명상실과 세미나실을 둘러볼 때 이곳은 언젠가 내가 와야만 할 곳이라는 것을 운명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살아가며 많은 스트레스와 경쟁에 시달린다는 클레어 씨는 “불교는 내가 살아가며 언제나 궁금해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준다”며 “우리가 세상 속에서 잊고 사는 다른 이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 마음의 평화 등을 강조하는데 매혹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불교로 인해 채식에 대한 관심이 커져 최근 채식주의자가 됐다. 사찰에 오기 전 점심 식사도 중국 채식 요리 식당에서 했다는 그녀는 사찰 구석구석을 방문하고 난 후 “다음주 일요일 아침에 다시 와서 예불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찰을 떠났다.

도미니크 트로티뇽(Dominique Trotignon) 불교철학협회장은 “대만 출신 부호들이 불광산사에 큰 후원을 해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광산사를 따르는 불자들이 전 세계에 퍼지자 사찰도 전 세계 각지에 설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는 프랑스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교로 불교를 접해보고 싶다고 말한 프랑스 인들의 수가 500만 명이 넘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양한 종파의 불교 사찰들이 프랑스 전국 각지에 세워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불광산사는 규모 면에서나 조직력에서나 단연코 프랑스를 넘어 유럽 대륙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불교 사찰임이 틀림없다.

불자들뿐 아니라 불교를 접해보고 싶은 이들과 유럽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는다. 영국이나 독일 등 이웃나라 학교에서 수학여행 차 불광산사를 들리기도 한다. 건축학적인 면에서도 방문할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파리 근처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불교 사찰이라는 점에서 최근 점점 더 많은 수학여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불광산사는 지역 주민을 위한 중국어 강좌나 컴퓨터 강좌도 무료로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은 “불광산사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며 기뻐한다.

몇 해 전 성운 대사는 파리를 방문해 프랑스 불자들에게 꼭 이 곳에 불교 사찰을 세우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 세워질 사찰은 모든 불자들이 몸과 마음 모두 편하게 쉴 수 있는 집과 같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그 롱도(Hugues Rondeau) 뷔시 생 죠르지 시장은 불광산사가 빠른 시일 안으로 사찰을 건축할 수 있도록 대지를 찾는데 큰 도움을 주었고 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그들이 서류상 어떤 어려움도 겪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애썼다. 시장에 따르면 주민 3만명이 살고 있던 파리 근교 작은 도시에 불광산사가 문을 연 후 인구 유입률이 400%나 증가했다.

유그 롱도 시장은 “불광산사는 다른 도시의 불교 센터처럼 단지 불교 홍포에만 힘을 쏟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문화 행사나 교육 행사, 자선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병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찰이 세워진 땅이 정부 소유의 땅이었기에 관계 정부 기관 관료들을 설득하기에 꽤 힘들었지만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보낸 노력과 시간들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 인들은 그렇게 꽉 막힌 수동적인 사람들은 아니라며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제 자신의 번뇌와 제가 가진 결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떻게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고뇌와 개인적 문제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은 후 거기에 만족하기 보다는 더 나아가 이 사회 속에서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게 제 인생의 작은 목표입니다.”

2년 전부터 불교에 관심을 갖고 불교철학을 배우고 명상을 수행하고 있는 아랍 출신 자멜(Djamel)씨는 “다른 종교의 엄격한 교리보다 불교에서 제공하는 마음의 평온함과 정신 정화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불광산사를 떠나면서 자멜 씨가 이야기한 것들을 계속해서 되새겼다. 자멜 씨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야 할 바른 길을 이미 선택해 걷기 시작했다. 프랑스 서부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만원 버스에 오르며 이 땅 프랑스에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이 세대를 거쳐 계속 퍼져나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했다.

알랭베르디에 yayavara@yahoo.com

[1272호 / 2014년 1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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