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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수행 이다겸 씨

기자명 법보신문

▲ 회사원·44
매일 새벽 5시, 알람소리에 잠이 깨면 정갈하게 씻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광명진언을 사경한다. 오늘도 무사히 지날 수 있도록, 항상 행복한 마음 느낄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

광명진언 사경은 우연인 듯 운명처럼 인생 한가운데로 성큼 다가왔다. 6월 어느 날, 백중을 며칠 앞두고 있던 때였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장유정 이사장이 조심스럽게 권유를 했다. ‘영가천도기도를 하기 전, 광명진언을 사경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평소 어머니 영향으로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터였다. 단지 마음 한구석에 두고만 있었고, 적극적인 활동이나 기도는 회사일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거나 거리를 뒀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제의를 받았던 그날은 이유를 알 수 없이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광명진언 사경을 시작했다.

혼기 넘긴 나이 부담과
직장 스트레스까지 고통
매일 사경하는 광명진언
삶에 긍정의 힘 가져와

스스로에겐 명확한 이유가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결혼할 나이’가 훌쩍 지났음에도 아직 미혼이라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 장애물처럼 존재해왔던 탓이다. 더군다나 회사일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또 인간관계에 한계를 느끼고 있던 현실에 대해서는 많이 지쳐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기도라도 해보면 좋겠다는 간절함도 컸다. 그래서인지 사경 제의가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이런 저런 상황이 광명진언 사경을 시작하도록 떠민 계기가 됐음이 분명하다.

매일 새벽 일어나자마자 30분 정도 절하고 기도하며 사경했다. 글자를 한 글자 한 글자 쓸 때마다 기도는 조금씩 조금씩 더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부처님께 감사 올리며 사경을 했다. 그러나 사경하며 올리는 기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영가는 좋은 곳에 갈 수 있기를 바랐다. 살아있는 이들은 모두 건강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오늘도 행복한 마음 느낄 수 있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원했다. 스스로는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잘 헤쳐 나가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 가지 더 있다면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할 수 있기를 염원했다.

처음 하는 사경은 힘들었다. 사경하는 행위 자체가 어려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느낄수록 달라졌다. 이렇게 사경수행하며 올리는 기도는 지속돼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

기도를 시작하고 나서 3~4일이 지났을 때였다. 평소 조심스러웠던 사람이 있었다. 대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먼저 다가와서 좋은 말을 해줬다. 회사에서도 생각지 않게 좋은 일들이 생겼다. 어려운 일이 갑자기 닥쳐도 뜻밖에 자연스럽게 잘 해결이 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경험하면서 기도와 수행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들에 감사하게 됐고, 나쁜 방향으로 흐르는 현실 속에서도 긍정의 힘을 찾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은 운전을 하면서도 광명진언을 읊조리곤 한다. ‘부처님 힘을 주세요’라는 염원과 함께.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내게는 아주 소박한 이 수행과 기도로 인해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며 더불어 항상 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더 가지게 되었다. 오늘도 광명진언 사경으로 시작하는 내 하루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

[1274호 / 2014년 12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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